실세로 드러난 S의 등장(1)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이제는 안심하라 너희 중 아무도 생명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겠고 오직 배뿐이라.
내가 속한 바 곧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젯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
(사도행전 27장 22절~24절)
"본부장님, 그 주식회사 O 있잖아요?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자칭 마당발이라고 하는 G팀장의 특히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오랫동안 구매를 맡아서 생긴 직업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을 만나고, 업체를 수배해야 하는 구매의 특성상 인물과 회사의 정보를 캐내는 데 남다른 수단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주식회사 O라는 회사를 검색해 보니, 글쎄 주소가 길 한가운데로 찍히는 것이 아닙니까?
게다가 회사의 설립 날짜가 매각이 발표되기 하루 전에 설립된 것으로 나오네요..."
"전형적인 페이퍼 회사죠... 서류로만 존재하는..."
O회사가 보낸 실사단은 매각 발표가 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회사에 등장하였습니다.
그들의 실사는 이 분야에 초보인 제가 보기에도 매수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 조사가 아니었습니다.
사전조사에 필수적인 회사의 기술적인 부문, 재무상태에 관한 세부적인 조사 등은 건너뛰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이미 파악한 것인지, 아니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들의 조사는 이미 회사를 인수하였으니, 이후 운영을 어떻게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기간에 파악된 것은 이들이 한 집단에 소속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대략 두 부류의 집단으로 급조된 조직으로 두 세력이 거의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대표이사인 O와 사장, 부사장인 경영층이 한 집단이었고 실무를 담당하는 본부장들의 집단이 저희들끼리 어울리며 물과 기름처럼 따로 다녔습니다.
"제가 O회사를 조사해 보니, 이 회사는 두 사람이 공동으로 창업하였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 G팀장은 그동안 모은 정보를 다시 가지고 왔습니다.
"한 사람은 우리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O이고 다른 한 사람은 S라는 사람인데..."
G팀장은 목소리를 낮추고 탐정처럼 은근히 저에게 보고하듯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 S라는 사람이 미스터리합니다. 아직 실사단으로 우리에게 등장하지 않았잖아요. "
"그런데 이 S라는 사람을 검색해 보니... 이 S라는 사람은 모회사에서 횡령혐의로 고발을 받아 조사 중이라고 하네요. 아마도 그래서 아직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나 봅니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서..."
"본부장님도 눈치챘겠지만. 이 인수단에서 실무를 맡게 되는 품질본부장, 관리본부장 등은 모두 S가 보낸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사실 S가 실질적인 실세인 셈이죠."
그렇게 3주가 흐른 뒤에 드디어 S는 우리 회사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인수단의 본부장들을 포함한 우리 모두는 S에게 업무 보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R본부장님, 저도 어제 공식적으로 S에게 보고를 했는데... 아무래도 저는 더 이상 근무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G팀장은 어두운 얼굴로 저에게 다시 왔습니다.
"S는 구매업무가 회사의 핵심 업무니 이제부터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디서 구매하는지 일일이 업체 리스트를 가져오라고 하면서 물어보더라고요."
G팀장은 흥분을 했는지 억양이 점점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보고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모든 구매업무를 한 업체를 지정해서 그 업체가 대행하여 총괄 구매하는 것에 대하여 지시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것은 통상적인 구매 방법이 아니라 부당한 일이라고 대들었죠."
저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G팀장을 바라보았습니다.
"R본부장님, 어제 오전에 제가 회사 입구에서 만났던 T업체 사람들 언급한 것 기억하시죠? 아마 그것과 같은 짓거리를 벌일 모양입니다."
그제야 저는 어제 있었던 G팀장의 말이 생각이 났고, S가 지시한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본부장님, 본부장님, 오늘 제가 무엇을 봤는지 아세요?"
평소에도 감정 기복이 심하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G팀장이지만 어제는 좀 유별나게 흥분한 상태였습니다.
"아 글쎄 담배 한 대 피우고 건물로 들어오는 데 웬 작업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들어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회사 직원인 줄 알아보고 글쎄 S이사님의 사무실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안내하겠다고 해서 일단 인도를 했죠."
"그리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한 사람이 J대표님, J대표님 하기에 한 사람이 T회사의 대표이사구나 하는 사실을 알았고... 회사의 대표이사가 여기에 웬일로 왔을까?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대표나 그 사람 모두 S를 보스처럼 언급하더라는 것입니다.
이상하지 않아요? S이사는 기껏해야 40대 중반인데, 50대 후반의 대표가 상전 모시듯이 하는 거..."
그러고 보니 이번에 실사단으로 온 본부장들도 모두 거의 50대 중반이고 실무적으로 각 분야에서 경험이 많이 쌓인 사람들인데, 40대 중반의 S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쓰고 있었습니다.
"제가 일단 그자들의 복장에 있는 회사명을 봤어요. T 뭐였는데... 일단 그 이름을 외워두었죠."
G팀장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 그리고 바로 책상으로 가서 T회사의 이름을 죄다 검색해 봤는데 재미있는 기사가 있더라고요."
G팀장이 본 기사의 내용은 대략 이러한 것이었습니다.
S가 다니던 회사가 결국 파산하였는데, 그 파산의 원인이 J가 대표이사로 있던 T회사의 거액의 어음을 막지 못해서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파산에는 당시 재무이사였던 S가 회사돈을 T회사로 빼돌린 정황이 있었고, 그 혐의로 S가 고발당하여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S는 똑같은 수법을 쓰려고 하는 거예요. 자신이 회사를 하나 세워 우리 모든 회사의 구매를 대행하고, 이 구매금액을 부풀려 외상매입금을 만들고, 회사돈을 자신의 회사로 빼돌리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구매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고...
제가 누굽니까? 저는 그런 것 용납할 수 없어요. 그러다 보니 아마 제일 먼저 저를 자르려고 할 껄요..."
결국 G팀장은 S무리들과 한판 붙었고, 자신은 제 발로 나가지 않겠다. 내 보낼려면 위로금을 얼마 달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R본부장님, 저는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어요. 그래서 떠나려고요."
평소에 영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제조와 품질본부를 제집 드나들듯이 쑤시고 다녔던 열정적인 영업팀장이 저에게 와서 말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회사일에 열정적이었던 팀장이라 이미 예상했었던 일이고 해서 잠자코 무슨 일이냐며 눈짓으로 물어봤습니다.
"이 사람들 말이에요. 이 분야에 대해서 전혀 몰라요. 사장님이 영업담당으로 왔고 영업 일선에서 뛰겠다고 하셨지만 이 분야는 전혀 경험이 없는걸요.
이미 해외업체들도 수군거려요. 새로 온 경영진들의 정체가 뭐냐고?"
이러한 사실들은 이미 사내에 소문이 쫙 퍼졌던 일들이라 새삼 궁금할 것도 이제 더 이상 없는 상태였습니다.
"저는 회장님도 원망스럽습니다."
불똥은 이제 회사를 매각하신 회장님에게로 튀고 있었습니다.
"제가 말 그대로 뼈 빠지게 발로 뛰어서 현재의 매출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회사를 팔다니요...
이 회사는 더 이상 미래가 없어요. 말 그대로 깜깜합니다."
그렇게 그 영업팀장을 비롯하여 몇몇의 팀장 이상급 인원들은 회사를 떠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본부장님, 글쎄 지난 주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잠깐 소강상태에 있었던 G팀장이 다시 저에게로 왔습니다.
G팀장의 얼굴은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한결 밝아져 있었습니다.
"아 글쎄 오랜만에 대학 동창회에 갔는데... 저의 한 10년 선배 중에 모회사의 부사장으로 근무하는 분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안면을 틔웠는데, 저의 명함을 보시더니 반색을 하시는 게 아닙니까?"
G팀장의 얼굴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당신 회사에서 우리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진출해 볼까 고민하고 있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동문 후배가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고, 이를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이것은 하늘이 도와준 것이 아닌가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이번 주에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이 분야에 진출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사업계획서를 들고 오라고 하시면서..."
가뜩이나 이 회사를 떠나야 하는 G팀장에게는 이것은 말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었습니다.
그 후 약 2주가 지난 뒤 G팀장은 결심을 굳힌 듯 저를 찾아왔습니다.
"본부장님 생각해 보셨습니까? M연구소장은 이미 같이 가기로 동의했고요. 이미 그 부사장님과 만나서 합을 맞추었습니다. 그 밑에 있는 연구원들도 대부분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제 본부장님 결정만 남았습니다."
그동안 G팀장은 이 분야의 전문가인 M연구소장을 설득하여 함께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조본부장인 저도 함께 해주면 드림팀이 구성된다며 함께 가자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그쪽으로 가면 신제품 개발부터 해야 하는데, 그것만 2~3년이 걸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본업인 제조 라인을 까는 것은 그 이후의 일입니다.
그동안 놀고먹을 수 있도록 직원을 배려해 주는 직장이 있을까요?
그리고 제가 이 회사를 떠날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O대표이사가 회사에 나타난 시점에 하나님께서 꿈을 통하여 이 회사와 저의 미래에 대하여 보여주신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전세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날 꿈에 저는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팔게 되어 집주인이 바뀌었으니 집을 비워달라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떠날 준비를 하면서도 꿈속이지만 상황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 아무리 집주인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전세권이 있는데. 집을 비워야 한다고?
매매 때 보통 전세를 안고 가는 조건으로 하니, 이사를 할 필요가 없잖아?'
그러나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하니 일단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데 그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떠나지 마라, 새 주인은 가짜 주인이다.”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참 주인은 바로 ★다.”
저는 바로 꿈을 깨었습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뜻을 보여주시는 하나의 방편으로 꿈을 사용하시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 또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을 하면서 가끔 하나님께서 꿈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신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경우라는 것을 바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그랬듯이 바로 일어나 앉아서 이번에도 하나님께서 꿈을 통하여 무엇을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인지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니 이 꿈의 내용이 제가 살고 있는 집과 관련된 일이 아니고 직장에 관련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직장생활에 관련된 일을 집이라는 비유를 통하여 말씀하신 것입니다.
저는 지금 소유주가 된 O대표이사가 가짜 주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진짜 주인이 올 때까지 회사에 남아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후로 저는 몇 번이나 이 회사를 떠나고 싶은 유혹을 받았고, 외부에서 접촉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 꿈을 생각하고 참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 꿈을 통하여 보여주신 일들을 어떻게 이루어가시는지 기대감을 품고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