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의 귀환 그 이후, 큰아들의 직장 후반전(15)

여기서 물러나면 내가 아니지.

by 리본안

그렇게 새로운 오너가 확정되었다고 모두 안심하고 회사는 새로운 오너에 맞춰 본연의 업무에 정진하고 있는데 갑자기 Y부사장이 저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습니다.

그래서 부사장 방으로 들어갔더니 C팀장이 이미 불려 와 있었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C팀장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C팀장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새로운 오너로 M과 함께하기로 했으니까 R본부장은 그렇게 알고 있으세요."

Y부사장은 통보하듯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아니 J회장님과는 어떻게 하고요?"

"그거야 취소하면 되는 거고."

제가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하려 하자 Y는 손짓을 하며 가로막았습니다.

"우리가 고발당한 상태이긴 하지만 법적으로는 아직도 엄연한 경영인입니다. 우리는 R본부장을 해고할 권한이 있다는 거 몰라요?"

상대가 이렇게 나오니 저도 더 이상 고분고분하게 나갈 수 없었습니다.

“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을 때, 저는 이미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저야 떠나면 그만입니다. 여기 말고도 갈 데가 있습니다.”

"뭐라고요? 아니 한번 해 보자는 거요?"

Y부사장은 모처럼 협박거리를 찾았는데 이것이 씨알도 안 먹히자 단단히 화가 난 듯했습니다.

"부사장님 제가 R본부장님께 좋게 얘기해 보겠습니다."

옆에 있던 C팀장이 얼른 저의 팔을 끌고 부사장님 방에서 나왔습니다.

저는 어느 정도 감정을 진정시킨 후 B이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 손 뗐습니다. 근데 Y부사잠이 욕심이 생겨 자신이 직접 M회장에게 연락한 모양입니다. 자기가 수수료를 먹으려고요."

B이사는 자신은 아니라고 우선 발뺌을 하려고 했습니다.

"아니 이미 O대표가 J회장님과 계약을 했잖아요?"

그러자 B이사는 비로소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거야 어차피 O대표는 횡령. 혐의로 고발을 당했잖아요?

이사회는 대표이사를 해임할 권한이 있습니다. O대표를 해임하연 자동으로 J회장님과의 계약은 무효가 되고요. 등기이사 중 한 사람을 새로운 대표로 세우면 새로운 판이 짜지는 거고..."

그러고 보니 횡령혐의로 고발당하지 않은 등기이사는 B이사와 B가 데려온 사외이사들이 있었습니다.

이제야 왜 그렇게도 B감사가 설치고 다녔는지, B이사는 O대표의 업무정지가처분 소송에 왜 그렇게 미온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결국 성질이 급한 Y부사장이 총대를 메고 전면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그날 Y부사장은 기어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경영진들은 자신이 지정한 회사와 함께 하기로 하였으니 비상대책위원회는 그렇게 알고 있으라 라고 통보하였습니다.

모두들 꿀 먹은 벙어리 마냥 잠자코 있었습니다.

사실 회사의 소유권을 누구에게 주든 종업원들이 나설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럼 비상대책위원장은 어떻게 대응하시나 모두들 저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O대표가 고발당하고 나서 주주들이 몰려왔을 때 현 경영진들은 회사의 경영권과 관련하여 중대한 결정이 생길 때, 비상대책위원회에 통보하고 동의를 구하겠다고 주주들 앞에서 약속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는 회사의 경영권과 관련된 결정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통보만 하고,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하시니 이건 그때 약속하신 것과 다르지 않습니까?”

"글쎄 우리가 그렇게 결정했다니까 그러네"

Y는 안하무인격으로 그렇게 저의 말을 눌러버렸습니다.

그러자 저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결국 폭발해 버렸습니다.

“그럼 회사 돈을 왜 건드렸습니까? 경영진이라면 회사 돈은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Y부사장은 얼굴이 붉어지며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문을 박차고 회의실을 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들만 남은 상황에서 C팀장이 한마디 하였습니다.

Y부사장이 데려오려고 하는 회장님의 M이란 회사는 M&A을 해서, 회사를 구조조정한 후 조각 내서 판매하는 것, 악의적인 M&A 집단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그러자 제가 자신도 모르게 거들었습니다.

“그럼 회사를 상폐시키겠네? 그래야 회사를 마음대로 조각내지”

그러자 옆에 있던 S이사가 데려온 본부장 중 한 사람이 옆에서 이야기하였습니다.

“R이사님도 도둑놈 다됐네요?”

비로소 저는 상장폐지라는 것이 누구에게는 필사적으로 막아야 할 절대악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새삼 소액 주주들이 회사에 몰려왔을 때, 평생 모은 목돈이나 퇴직금을 우리 회사 주식에 몰빵 했다며, 제발 자신들을 살려달라고 힘도 없는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부탁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다 눈시울이 붉어졌던 그때의 감정이 떠올맀습니다.


이 사태가 이렇게 흘러가자 저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더 이상 회사의 경영권에 중립을 지키는 것이 불가침의 원칙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졔는 회사의 존립과 가까이는 회사 동료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가장 유리한 옵션이 세워질 수 있도록 저의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와 적을 구별하는 기준도 그러한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어쨌든 그날은 둘째의 졸업식이 있어 저는 회의의 정리는 C팀장에게 위임하고 회의 중간에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오는 도중에 무슨 영감이 들었는지 통상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O대표에게서 뺏은 대표인감을 지니고 있던 U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에게나 찍어주지 말고 잘 간수하시라고 다시 한번 신신당부하였습니다.


"R본부장님, 지금 회사가 난리가 났습니다."

그날 저녁 U이사의 다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회사에서 일어난 상황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날 오후 Y부사장과 B이사는 기어이 이사회를 소집하여 O대표를 해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O대표에게 통보하고 이 사실을 공시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이 사실을 전해 들은 J회장님의 임원들과 변호사들이 회사에 들이닥쳤습니다.

그리고 회의록을 들고 나오는 B이사 일행들과 서로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까지 벌어졌습니다.

J회장님 측은 B이사 일행을 압박하여 회의록을 받고는 그 자리에서 찢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O대표이사에게 제삼자 인수 증자계약이 공식적으로 승인받은 것과 일체의 경영권에서 손을 떼겠다는 등의 사인을 받아냈습니다.

그리고 내일이라도 당장 증자를 위한 자금을 회사통장에 입금시키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Y부사장과 B이사 등은 이미 이사회를 통해서 O를 해고했으니 그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당신들은 이제 회사에 있을 이유가 없으니 나가라고 하며 J회장님이 파견하신 A경영대리인 등은 모두 짐을 싸다시피 하며 쫓겨났다는 것이 U이사의 보고 내용이었습니다.


U이사의 전화를 받고 저는 이제는 결단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어차피 주인이 누가 되어야 하는 가는 이미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여기서 비상대책위원회가 어정쩡하게 독립을 지키게 되면 저희 직원들이 나중에 소유주가 되시는 J회장님의 눈 밖에 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J회장님을 소유주로 모신 주체는 O대표이사가 아니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U이사에게 내일 대표인감을 찍을 터이니 J회장님 측 경영대리인과 변호사를 회사로 불러달라고 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회사에 출근해 보니 Y부사장과 B이사 일행들이 다시 작성한 회의록을 가지고 O대표 집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무시하고 U이사에게 'J회장님 사람들은 왜 들어오지 않는가'라고 물었습니다.

"예 Y부사장이 경비실에 그 사람들 출입 금지시키라고 지시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Y부사장 일행이 저렇게 기세가 등등한데 일단은 외부에서 기다리시라고 했습니다"

평소에도 겁이 많았던 U이사는 이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습니다.

"C팀장, 경비실에 전화해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시라고 그 사람들 들여보내시라고 하세요"

"그리고 대표인감은 내가 찍을 테니 그분들에게 전화해서 바로 회의실로 오시라고 하세요"

제가 그렇게 강하게 나가자 U이사는 바로 전화를 걸었고 J회장님의 K변호사와 경영대리인인 A가 복도에 나타났습니다.

저는 바로 두 분을 모시고 C팀장의 인사팀의 호위를 받으며 회의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U이사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대표인감을 들고 왔습니다.

그렇게 자리에 앉아 잠시 서로의 환담을 나눈 후 저는 C팀장에게 O대표님을 모시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C팀장과 일행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나가더니 기어코 O대표를 모시고 왔습니다.

그리고 O대표는 아무 말 없이 계약서에 대표인감을 찍고는 바로 회의실을 나가 버렸습니다.

"자 이제 이 계약은 법적으로 유효한 건가요?"

예 그렇습니다. O대표이사님이 이 계약서에 사인하셨고, 여기에 대표이사인감까지 찍었으니 법적으로 유효합니다.

J회장님의 K변호사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 J회장님 측으로부터 투자금이 우리 회사 통장으로 입금되었습니다.


그렇게 계약이 성립된 이후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저는 별말 없이 내내 듣기만 했었습니다.

A는 회장님께서 절대 점령군 행세를 하지 알라고 하셨다며 , 저희를 안심시키기 위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도 한 10년 전에 J회장님이 자기가 다니던 회사를 인수하셨더랬습니다.

그때 J회장님은 당시 피인수 회사의 대표였던 A의 보스에게 경영권을 그대로 인정해 주시고 계속 경영하도록 맡겼다고 하면서 이번에도 기존 직원들, 임원들을 존중해 줄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를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이 계약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선택한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하였습니다.


A의 이러한 말을 믿고 위안삼을 수밖에 없는 피정복자의 신세였지만 우리의 상황은 A가 장담한 자신의 과거의 경우와 완전히 다른 Factor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회사의 실세로 경영권의 위임을 받고자 했던 F의 존재였습니다.

역사가 가르쳐 주듯 왕이 세종대왕 같은 일일이 모든 것을 챙기는 아주 성실한 왕이 아닌 바에야 대부분의 왕의 정치는 권력의 맛만 누리고 싶어 하는 현실적인 왕을 대리하여 정치하는 이인자가 누구냐 하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립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의 경우에도 들어맞아 F는 회장님과 직원사이를 끊임없이 이간질함으로써 J회장님의 신임을 얻어 실제적인 이인자 행세를 하였고, 뒤이어 이인자가 된 사람들은 자신의 입지를 위해 저를 포함하여 기존의 인력들을 불신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J회장님이 우리 회사를 인수한 후 거의 모든 팀장급이상의 직원들이 회사를 자의 반 타의 반 떠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이고, 다시 이 시절로 돌아와 J회장님과의 정식 계약으로 회사에 투자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저는 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소유주가 왔으니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체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간 새로운 세력에 대하여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하여 세력에 맞서는 듯한 자세를 취해온 저희들로서는 새로운 소유주 분께 지금은 바로 꼬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자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안됩니다. 본부장님.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이때 U이사가 저의 의견에 반대를 했습니다.

"아직 주주총회가 남았습니다. 주주총회에서 J회장님이 정식으로 대표이사로 추대되어야 비로소 상황이 끝나는 겁니다."

'아니 이건 또 뭔 얘기야?'

그러자 U이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을 수 있는 사건이 바로 발생하였습니다.

그동안 잠자코 있던 H감사가 소액주주들을 데리고 회사로 쳐들어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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