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될수록 타인이 되는 5차 혁명

영화 <원더랜드>와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를 통한 고찰

by 아름이

안녕하세요, 아름 작가입니다.
​평소 영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던 제가 오늘은 조금 새롭게 드라마와 영화를 잇는 구도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기술이 죽음과 국경을 지워버린 시대, 우리는 정말 더 가까워졌을까요? 제가 오늘 유독 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우리가 마주한 기술의 발전이 사실은 관계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깊은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출처: 공식 포스터)

원더랜드: 지워진 관계와 모르는 사람들
2024년 개봉한 영화 <원더랜드>는 많은 이들에게 아쉽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저에게는 오히려 기술의 이면을 깊게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김태용 감독이 아내인 탕웨이 배우와 실제로 겪은 국제 커플의 경험이 투영된 인물 바이리(탕웨이)를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영상통화로만 소통해야 했던 애틋한 시간들이 기술을 통해 구현되었지만, 그 속에는 서늘한 역설이 존재합니다.
​먼저 박보검과 최무성의 관계가 눈에 띕니다. 과거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준 애틋한 부자의 모습은 여기에서 철저히 지워집니다. 두 사람은 아무런 감정적 접점이 없는 남남으로 등장하며, 기술이 만든 '다른 세계'에 갇혀 관계가 완전히 소멸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신입 플래너 현수(최우식)가 업무 중 AI 데이터로 마주한 엄마(성병숙)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가장 가까운 존재가 나를 모르는 사람으로 대할 때 느껴지는 그 단절은 기술이 결코 채울 수 없는 구멍입니다. 공유(AI 성준)는 그저 두 세계 사이를 맴도는 고립된 관찰자로 남을 뿐입니다.

<별들에게 물어봐>

출처:공식 포스터)

별들에게 물어봐: 우주라는 극한의 단절 공간
최근 종영한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현실적인 우주를 배경으로 또 다른 단절을 이야기합니다.
​이민호(산부인과 의사 공룡)와 공효진(캡틴 이브 킴)이 머무는 우주 정거장은 지구라는 현실로부터 철저히 분리된 공간입니다. <원더랜드>가 가상 세계라는 심리적 우주를 그렸다면, 이 드라마는 실제 우주라는 물리적 단절 공간을 통해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조각나는지를 탐구합니다. 극한의 환경은 인물들을 묶어주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각자의 세계가 얼마나 다른지를 더 선명하게 대비시키며 결국 타인으로 남게 합니다.
​3. 작가적 시선: 5차 혁명, 관계 없음의 시대
저는 4차 혁명의 초연결을 지나, 이제는 연결될수록 더 타인이 되어버리는 관계 없음의 시대를 5차 혁명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 원고 작업을 할 때 인공지능인 Gemini를 활용하며 기술의 편리함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우리를 우주로 보내고 죽은 자를 살려내는 놀라운 혜택을 주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를 각자의 궤도만 도는 다른 세계의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편리한 기술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연결의 과잉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진짜 얼굴을 다시 고민해 보게 되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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