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라는 단어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

오롯이 내 이름 석 자로 서고 싶은 마음

by 아름이

안녕하세요 아름작가입니다.
​저번 주에는 드라마의 장면을 빌려 저만의 이야기를 노하우처럼 전달해 보았습니다. 제 진심이 여러분께 잘 닿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스레드의 글귀들을 살피다 문득 멈춰 섰습니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라는 문장 앞에서 저는 많은 생각을 적었다 지우기를 반복했습니다.
​사실 전에도 한 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요즘 다른 작가님들이 공모전에 당선되거나 출간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접하면 여전히 부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오늘 또 이렇게 부러운 감정이 있다고 고백을 드리고 있네요. 저 역시 그 길을 향해 열심히 도전하고 있는데, "나는 왜 이럴까" 하는 막막함이 불쑥 찾아오곤 합니다.
​나중에 출판사 관계자분들이 제 글과 사진들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실 매 순간이 조심스럽습니다. 주변에서는 "언제 홀로서기 할 거냐", "언제 도전할 거냐" 묻기도 하지만, 오늘 저의 이 솔직한 생각이 여러분께 노하우가 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 감정을 공유해 드리는 게 혹여나 좋지 않게 보일까 봐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제가 방송하던 시절의 습관이 아직 남아 있나 봅니다. 그래도 오늘은 제 감정을 먼저 투명하게 공개해 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처음으로 고백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교수'라는 단어입니다. 저희 엄마는 동물 관련 전공 교수로 수업을 나가십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간혹 누군가 엄마나 아빠의 직업을 물어볼 때가 있는데, 이상하게 올해 들어 유독 그 사실을 말하는 게 말이 안 나옵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를 만큼 막막한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분야가 완전히 다르기에 실무적으로 겹치는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직함이 제 커리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무의식중에 선을 긋고 있었나 봅니다. 제 힘과 감각으로 프로젝트를 따내고 동료처럼 지내는 교수님들 사이에서, 엄마의 배경이 섞이는 순간 제 노력이 배경 덕분으로 희석될까 봐 방어하게 되는 것이지요.
​혹여라도 타인의 시선이 생길까 봐, 제 이름 석 자로만 온전하게 평가받고 싶은 저만의 마음이 저를 침묵하게 만듭니다. 제가 지금 제 일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겠지만, 동시에 스스로가 그렇게 강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저 이 복잡한 마음들 사이에서 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저를 도와주는 매니저 언니의 취업을 돕고 있습니다. 언니의 자기소개서를 봐주며 피곤이 몰려오는 저녁이면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생하며 제 일을 도와주는 언니에게 차마 짜증을 내지는 못합니다. 그저 제가 할 일이니까, 나를 믿고 묻는 거니까 마음을 다잡으며 다시 문장을 고쳐 씁니다.
​저녁이면 울컥하는 짜증이 올라왔다가도, 결국 다시 마이크를 잡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런 저의 글들을 많이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시고, 이런 부족한 작가를 좋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자꾸만 울컥하는 감정이 차오릅니다. 제가 여러분께 해답을 찾아드려야 하는데, 도리어 제가 여러분께 묻고 싶어지네요. "왜 이럴까요, 저는?"
​이 울컥함의 끝에 어떤 문장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오늘 이 글이 여러분께 어떻게 닿을지, 그 판단은 여러분께 맡겨봅니다. 오늘 이야기하다 보니 조금 많이 길어졌네요.

월요일 연재
이전 24화가장 쉬운 말이 가장 어려운 콘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