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들다.
제 5화. 지부장 한국으로 귀환
“자 이번 안건은 브라질에서 발생한 일인데 마약갱단이 우리 백성들을 참수했다고 하던데요. 사건 내막이 어떻게 된 겁니까”
“상파울루 주의 비아 사쿠라가 이끄는 갱단과의 마찰 중에 벌어진 일입니다.
우리 『한겨레』 백성의 다짐 중 세 번째가 『마약을 하지 않는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산투스항 근처에서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멕시코인 백성인 빠블로가 자신의 클럽에서 비아 샤크라의 갱단 하부 조직원이 마약을 팔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제지하며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연인지 어떤지 소란 후에 집으로 돌아온 샤크라의 갱단 하부 조직원 중 한 명이 사망을 하였는데 하필이면 사망한 자가 비아 샤크라의 갱단 간부의 동생이었다고 합니다.
비아 샤크라의 갱단 간부는 자기 관할 지역에서 자신의 동생이 죽었다는 것에 매우 화를 내었고 바로 조직원들을 이끌고 클럽을 난입하여 총을 쏘며 난동을 부려서 클럽에서 일하는 종업원 두 명이 현장에서 즉사하였고, 그때에는 클럽 주인인 우리 백성은 다른 곳에 있어서 화를 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아 샤크라의 갱단 간부는 실질적인 실랑이의 당사자인 클럽 주인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시 조직원들을 이끌고 상파울루의 온 시내를 다 뒤진 끝에 같은 백성 집에 숨어 있다가 발각이 되어 클럽 주인, 클럽 주인을 감춰주었던 부부 그리고 함께 있었던 우리 백성 네 명도 함께 끌고 가서 처참하게 죽인 후 산투스항 근처 모래사장에 보란 듯이 빨래를 널 듯 널어났다고 합니다. 그런 일로 해서 멕시코에 있는 우리 백성들이 크게 분개하여 당장이라도 갱단으로 쳐들어가자고 하였으나 일단은 멕시코 지부장이 위에 보고 후 조치를 취하자고 눌러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풍월주는 두 손을 살짝 벌리더니 손뼉을 “탁” 하고 쳤다.
풍월주의 오랜 습관 중 하나가 마음속 분노가 치밀 때 무언가를 잡듯 또는 강한 신념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 손뼉을 치는 습관이 이었다.
“우리 『한겨레』의 다짐 중 두 번째죠 『우리는 우리 백성을 반드시 지킨다』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백성이 처참하게 죽음으로 몬 당사자를 응징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봅니다.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백성들에게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 신념을 심어줄 것입니다.
이번 일은 펠레몬티스 지부장 님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세요.
응징은 반드시 확실해야 합니다. 즉 관련 조직은 무조건 완전히 와해시키고 그 조직원들은 우리 백성이 일곱 명이 당했다면 그의 열 배인 최소 칠십 명의 조직원을 처단하여 똑같이 모래사장에 널어 놓도록.....“
풍월주를 뺀 원탁에 모인 일곱 명으로 이루어진 최고지도부는 깊은숨을 내뱉으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다.
“그리고 마마님.... 요새 낭도들 데려오는 것은 어떻습니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낭도를 데려오는데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산부인과에 내원하는 임산부 중에 쌍둥이를 임신한 임산부를 찾아야 하고 찾았어도 일란성인지에 대한 문제도 있고 다행스럽게 일란성 쌍둥이라 해도 부모가 우리 백성인 경우는 괜찮지만 우리 백성이 아닌 경우 부모의 성향을 분석해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2000년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의료진 확보 노력이 결실을 얻어서 지금은 웬만한 국가마다 우수한 산부인과 의사 수가 10여 명씩은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겨레』의 한국지부 간부로 있는 김태산 씨의 자녀인 김한종 교수가 세계적인 인공수정의 대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각국의 우리 백성 젊은 의사 후계자들이 김한종 교수 밑에서 인공수정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사이에는 우리 조국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젊은 남녀를 뽑아서 인공수정을 시행하고 있는 관계로 안정적으로 데려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충성심이 강해도 본능은 본능 부모들한테는 쌍둥이라는 말은 비밀로 해”
“예 알겠습니다.”
“자 오늘은 긴 시간 동안 고생했으니 만찬을 즐기러 갈까요? 일어나시죠”
“저는 본부에 올 때마다 기대가 댑니다. 한식이 참 오묘합니다. 처음 먹을 때는 매운가, 짠가 하며 혀끝에 전해지는 맛에만 신경을 쓰다가 어느 순간부터 인생의 맛과 길을 같이 가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동남아 총괄 책임자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리자마자 입국심사 프리 패스 구간 쪽으로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피를 나눈 형님보다 더 형님 같이 살갑게 지내온 국정원장의 죽음이 이해도 안 되었고 어찌 한국에서 정보 최고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살해를 당할 수 있는지 납득이 안되었다.
공항을 나서니 익숙한 모양을 한 차량이 있었고 검은 선글라스를 낀 사내가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동남아 총괄 책임자는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고는 바로 뒷좌석에 앉았다.
“우선 빈소로 가”
“알겠습니다”
빈소는 고인의 모교인 고려대학 병원에 안치되어 있었다.
빈소 입구에는 정보 센터 팀장이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지부장님”
여기서도 동남아 총괄 책임자인 오세근은 별다른 말없이 턱으로 안내하라는 듯 잠깐 끄덕였다.
빈소로 들어서는 입구는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와는 어울리지 않게 들어가는 입구부터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전달된 화환으로 인하여 꽃향기가 훅 -하고 콧속으로 들어왔다.
빈소가 차려져 있는 특실로 들어서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고 두 눈은 놀람으로 인해 크게 확대되었다.
꽃으로 둘러싸여 있는 영정 사진이 혼자가 아닌 아들과 같이 나란히 안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오세근은 서있는 모습 그대로 한참 동안 영정사진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평상시 국정원장은 둘째 아들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둘째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국정원장은 그런 아들을 보며
“우리 지환이는 천사 같은 아이야 나는 지환이가 한 번도 화를 내는 것을 못 봤어 자기만 가지려고 하는 욕심도 없고 저 눈을 봐봐.. 얼마나 선하게 보이나.. 핫핫핫”
라며 호탕하게 웃던 국정원장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왜 영정사진이 나란히 같이 있는 거지?”
국정원장과 아들의 영정이 나란히 있는 것에 의아한 마음을 가지며 향불 앞으로 걸어가는데 상주가 서있는 벽 쪽 한쪽 모퉁이에 앉아있던 형수님이 동남아 총괄 책임자가 온 것을 보고서는 또다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다.
향단 옆에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보낸 화환이 자리 잡고 있었다.
향단에 서서 향 세개를 집어 불을 붙이고 조용히 뒷걸음으로 물러난 후 엎드려 절을 했다.
되도록 울지 않으려고 어금니를 꽉 깨물었으나 첫 번째 절을 하고 일어서다 영정사진 속 국정원장의 웃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며 굵은 눈물방울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오세근은 두 번째 절을 하고는 머리를 한참 동안 들지를 못했다. 주르륵 흘러내린 눈물은 어느덧 어깨를 들썩 거리는 흐느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한참을 엎드린 채 흐느낀 뒤에야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상주인 첫째 아들과 맞절을 한 다음 국정원장의 부인인 형수한테로 갔다.
“형수님.....”
“흑흑흑...”
“우선 어떤 상황인지 제가 살펴봐야 하니 오늘은 가보겠습니다. 우리 요원들은 남아서 마무리를 잘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할 테니 형수님도 좀 쉬세요.. 제가 우리 형님 이렇게 만든 놈들 반드시 잡겠습니다. 내일 발인 전에 다시 오겠습니다.”
“흑흑 우리 그이도 불쌍하지만 우리 지환이... 지환이는 무슨 죄를 졌다고 그 애까지 그렇게 처참하게..... 흑흑흑”
국정원장 부인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형수님 진정하시고 마음 굳게 가지세요..
제가.. 제가 끝까지 쫓겠습니다. 어떤 자가 이러한 짓을 했는지 반드시 잡아내겠습니다.“
“저는 꼭 보고 싶습니다. 과연 어떤 자가 무슨 이유로 이러한 일을 저질렀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꼭 좀 잡아주세요. 부탁입니다. 흑흑흑”
오세근은 대답 대신 국정원장 부인의 두 손을 꼭 잡아주고 일어섰다.
“바로 국정원으로 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