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들다...

제6화... 살아 남기...

by 이and왕

“드르륵드르륵..”

폰 창을 보니 [뺑덕]이라고 쓰여있다.

“어디..”

“고향 집에 왔지...”

“........”

“고향 집 근처 만둣집에 왔는데 만둣집 사장이 죽었다네....”

“........”

“그래서 만두도 못 먹고 만둣집도 난리가 아냐 만두 만드는 비법도 모르는데 어수선해...”

“........”

“한국 신문 한번 봐라.. 그리고 이쪽으로 언제 올래?”

“봐서... 올해는 이곳에 있으려고 하는데”

“앞으로 좀 다급해질 것 같아 정리가 되면 건너와 알았지”

“........”

“빠--이”

전화가 끊어지자 몸을 돌려서 천정을 바라보며 드러누워서 왼손으로 목덜미 뒤쪽의 상처를 슬슬 문지르며 빙글빙글 돌고 있는 선풍기에 눈길을 돌렸다.

언제부터인지 무언가 고민이 있거나 생각이 풀리지 않을 때 버릇처럼 뒷덜미의 굵은 상처 자국을 어루만지는 버릇이 생겼다.

상처를 만질 때마다 마음속 깊이 자리를 잡고 있던 분노와 그날의 급박했던 일들이 생각이 났다.


6년 전 절벽 아래로 떨어질 때 가까스로 밧줄을 잡았고 잡은 밧줄을 몇 번 갈아타며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면서도 주머니 안쪽에 숨겨두었던 조금만 과도를 집어서 목 뒤쪽을 푹 찌른 후 옆으로 그었다 그러자 뭔가 말랑말랑한 조각이 목덜미 덜미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는 바로 강하게 바다로 추락을 하였다.

떨어진 충격으로 정신이 잠시 혼미해지는 느낌이 들었으나 바로 추격대가 밀려올 것 같아서 떨어진 절벽을 끼고 우측 방향으로 무조건 수영을 해나갔다. 추격대는 선착장이 있는 섬의 좌측 편에서 올 것이다. 또한 도망자와 수색조는 본능적으로 멀리 가고 싶은 생각으로 절벽과 반대 방향 쪽으로 수색 방향을 잡을 것 같아서였다.

한 반나절은 쉬지 않고 수영을 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포위망에서는 벗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몸을 돌려 하늘을 보라보는 모습으로 반듯하게 몸을 눕혔다. 해는 어느덧 수평선 위를 붉게 물 드리며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순간 무언가 머리를 툭 치는 느낌이 들었다. 깜짝 놀라서 몸을 순간적으로 뒤집으며 잠수를 하고 위를 보니 T 자 형태를 한 널빤지가 둥둥 떠있는 것이 보였다.

널빤지는 생각보다 넓었다.

널빤지를 잡고 옆을 보니 잡고 있는 널빤지와 끈으로 묶여서 동동 떠있는 또 다른 널빤지도 있었다. 그 널빤지를 끌어다 비스듬하게 놓고 묶어 놓으니 겨우 사람 하나는 누울 자리가 만들어졌다.

어느덧 해는 수평선 너머로 사라졌고 어둠이 깔리며 추위가 온몸을 파고들었다.

추위에 덜덜 떨리는 몸을 널빤지 위로 간신히 이동시켰다.

T자형 널빤지 쪽으로 머리 방향을 잡고 몸을 눕히자 바로 눈앞으로 새까만 하늘과 하얗게 또는 산호색의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를 휙 뿌려 놓은 듯 무수히 많은 별들이 하늘에 가득찬 모습이 펼쳐졌다.

별들의 강이라 불리는 은하수가 아주 엷은 산호색과 분홍색을 빛내며 여러 무리의 별들을 묶어 놓아 물길을 이루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추위에 몸을 덜덜 떨며 곱등새우처럼 몸을 잔뜩 움치리고 있으니 무릅과 맞닿는 가슴부위가 온기가 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 어느순간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뒷덜미에 심한 통증을 느끼며 화들짝 잠을 깼다.

무이식 중에 왼손으로 뒷덜미를 만지니 피가 묻어났다.

아마도 피 냄새를 맡고 무언가 목덜미 부위를 물어뜯은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주위를 살펴보았으나 상어는 보이지 않았다.

수평선 너머로 아주 새빨간 해가 까만 바다위를 붉게 물들이며 솓아 오르고 있었다.

오른손으로는 널판지를 잡고 왼손으로 상처부위를 만져보니 손에 느낌이 있을 정도로 살이 벌어지고 벌어진 부위의 살 일부는 너덜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일단 윗옷을 두개로 길게 찢어서 한개는 네모랗게 접어서 상처부위에 대고 나머지 하나로 목부위를 돌돌 감았다.

해가 점점 떠 오르며 강렬한 햇빛이 내리쪼이기 시작했다.

강렬한 태양으로 햇빛에 노출된 모든 부위가 화끈거렸다.

하지만 육체적 고통보다도 목마름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

입안은 소금기가 가득하고 입안의 모든 물기는 증발해버려서 혀가 우측 볼 안쪽에 달라붙어서 잘 움직여지지도 않았다.

양손을 짚고 무릎을 약간 펴서 사방을 살펴보았으나 보이는 것은 퍼런 바다와 하늘만 보일 뿐이다.

문득 작년 이맘때쯤 일 년에 한차례씩 치러지는 한 달간의 지옥훈련이 생각났다.


우리 조 7명은 섬 둘레가 1km 도 안되는 아주 작은 무인도에 내려졌다.

생존 장비라고는 달랑 칼 한 자루와 지도, 나침판뿐이었다.

미션은 7일간 섬에서 생존하며 탈출 장비를 구축하고 8일차부터 섬을 탈출하여 일주일에 100km씩 3주간 이동하여 약 300km 떨어져 있는 접선 장소로 집합하는 것이었다.

이 미션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 지옥 달 이후 주어지는 휴식기는 물론 압수당하고 일주일 후 다시 이 섬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한 달간의 지옥 달을 보내야 한다. 이후 성공을 못했을 경우에는 성공할 때까지 계속 반복을 해야 하며 4번째에도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 전원이 1년 유급을 당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조 단위 전체가 전부 유급을 당한 사례는 없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골절상 등 병이 났다던가 성격적 문제가 있다던가 하는 것으로 유급을 당하는 경우는 있었다.

우리들은 보통 10살부터 훈련을 받기 시작한다.

10살까지는 언어 및 사회 속 적응 훈련을 한다.

언어는 공통어 한국어, 영어를 기본으로 배우고 나머지는 각자 태어난 곳의 언어를 배운다.

이후 10년간은 교육과 훈련을 병행을 한다.

처음 1∼3년 차에는 탈락하는 자가 다수 발생하나 4년 차 이후에는 탈락하는 자는 없고 단지 개인적인 이유에 따른 유급자가 한두 명 있을 뿐이다.

훈련중에 탈락한 자들은 이곳 또는 본부쪽에서 경비나 허드렛일을 주로 담당을 하게 되고 그나마 유급자들은 한번의 기회를 더 제공한다.

하지만 일단 유급을 당하게 되면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치욕을 맛보게 된다.

유급자는 조단위로 움직이는 훈련은 일단 열외되어 여러 조중 피치못할 일로인하여 조원이 결손이되면 그 조에 합류을 하게되며 조원으로 배당이 되어도 아무런 의사표시를 할 수 없다.

한 달간의 지옥 달에 우리 조는 한 번에 성공을 하였다.

그것도 일주일이나 앞당겨서 접속 장소에 도착하였다.

그때 리더는 내가 맡았었다.


이틀이 지났다.

너무 목이 마른 나머지 왼쪽 팔을 칼로 그어서 피를 내고 피를 빨아먹었다.

하지만 목 안으로 넘어간 핏물은 바로 말라버리고 피 특유의 쇠 물 냄새만 지독하게 났다.

점점 정신이 혼미해졌다.

다시 어둠이 내리고 어스름 저녁이 되어 갈 때였다.

문득 누워있는 옆얼굴로 널빤지가 약간씩 앞뒤로 움직이며 물살이 얼굴을 치는 것을 느꼈다.

혼미해지는 정신 속에서도 파도가 치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훈련받을 때 바람 한 점 없는 날에 파도가 친다는 것은 육지가 가깝다는 징후라는 교관의 설명이 생각이 났다.

육지와 가까운 곳의 경우에는 1분에 7회씩 주기적으로 파도가 친다고 하였다,

온정신을 집중하여 주기를 체크를 해보았다.

거의 1분에 7회의 주기가 느껴졌다. 그렇다면 해안가에서나 볼 수 있는 천해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물이 쏠려 마루가 뾰족한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수심은 파장의 1/20보다 얕은 곳에 있다는 것이다.

혹시나 하며 간신히 두 팔을 지탱하고 몸을 세우니 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해안가가 보였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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