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들다...

제7화 태국 끄라비해변....

by 이and왕

“국정원장님의 타살 사건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사건이 사건인 만큼 정보국의 부장이 직접 브리핑을 하였다.

“사건은 2017년 10월 17일 17시 30분에서 18사이에 일어났습니다.”

“사망자는 국정원장님과 자제분, 그리고 국정원 직원 6명 도합 8명이 살해를 당했습니다.

세명은 호텔 문 앞에서 당했고, 국정원장님과 자제분, 그리고 국정원 직원 3명은 호텔 내부 거실에서 당했습니다.

살해 흉기는 8명 모두 칼에 의한 사망입니다.

화면을 보시는 바와 같이 밖에 대기 중이던 세 명의 국정원 직원들은 이렇다 할 저항도 없이 깨끗하게 당했습니다.

내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국정원장님과 같이 있었던 최 비서관은 태권도 올림픽 국대 출신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뚜렷하게 저항한 흔적이 없었습니다.

아직은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면식범의 소행이 아닌가 하는 의심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CCTV는 뭐 나온 게 없나?”

“예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사건이 일어난 시점에서 이곳으로 올라오는 복도, 승강기에 있는 CCTV가 무언가에 조정을 받은 듯 녹화되는 곳이 이동이 되어 있었습니다.”

“호텔 보안 센터에서는 뭐라나”

“CCTV가 꺼진 것도 아니고 잠시 화면이 이동한 것이라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잠깐 문밖에 사진 다시 보여봐... 됐어... 다음 내부 사진...”

“아까 면식범이라고 했나?.. 이건 면식범이 아니라 고도의 훈련을 받은 자의 소행이야”

"네?"

“목 주위의 칼자국을 봐 칼을 여러 번 휘두른 적이 없어 단 한 번의 몸놀림으로 한 사람씩 정확하게 목과 명치를 그은 거야.. 그러니 대항할 엄두조차 못한 거지. 면식범이 아냐 이건 고도의 훈련을 받은 자의 소행이다...”

왕산은 니아가 미리 알려준 12번 입국심사 대쪽으로 향하였다.

다른 게이트의 경우 왕산이 태국에서의 싸움판으로 인해 한겨레 측에 정보가 넘어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각국 입국 심사대에서 활동하는 한겨레 국민들의 망에 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R WANG SAN From china?”

"네.. 나는 조선족이라 한국말 잘하니 한국말을 해도 됩니다.“

“호.. 발음이 아주 좋군요. 언제 출국하시죠”

“약 1개월 정도 체류 예정입니다.”

보안원은 왕산의 얼굴을 잠시 보더니 형식상으로 몇 마디를 물어보고는 고개를 가늘게 끄덕이며 입국 도장을 꾹 찍었다.

한국인이면서도 정작 한국 땅을 정확하게는 한국의 육지를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의 삶은 어릴적부터 받은 교육을 통해서 『한겨례』를 자신의 조국으로 여기며 살았고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여서 부모에 대한 생각이나 가족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으며 그저 동료나 교관들을 부모나 가족이라 생각을 하며 살아왔었던 것이다.

입국장을 빠져나와 버스 타는 곳으로 향했다.

그동안 화면을 통하여 오랫동안 교육을 받아서인지 처음 와 봤지만 전혀 낯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일단은 잠실로 가기 위해 A4 승차장으로 이동을 하였다.

무인 판매기에서 승차권을 구매하고 7분 정도 기다리니 6705번 리무진버스가 도착을 하였다.

리무진버스는 평일이고 낮 시간대라 한산하였다.

지정된 11번 좌석에 앉아 뒷자리도 비어있어서 최대한 등받이를 뒤로 졌혔다.

느긋한 자세로 휴대폰을 보니 읽지 않은 메시지가 20여 개나 되었다.

국가 간 이동 시 알려주는 메시지를 의미 없이 넘기고 뒷부분에 “나”에게서 온 메시지를 눌렀다.

“오후 7시 잠실역 로만티구스”

잠실역에 도착하여 근처의 싸우나 탕을 들어갔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인 탓에 제대로 씻지를 못하여 몸이 끈적이는 느낌이 들었다.

왕산은 옷을 벗어서 래커에 걸어놓고 홀 중앙으로 걸어 나오니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느낌이 든다.

약간 마른듯한 몸매에 군살 하나 없이 완벽한 근육을 보며 놀라고, 특히 목 뒷부분의 일자로 그어진 흉터와 등과 가슴에 크고 작은 무수한 흉터를 보고 두려움이 가득한 모습으로 놀라는 표정들이다.

왕산은 쳐다보는 눈들이 부담스러워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바로 욕탕으로 들어갔다. 그리고선 지그시 눈을 감고 2년 만에 만나게 되는 리아누나를 생각해 보고 오늘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왕산이 리아누나를 처음 만난 것은 태국에서였다.

왕산이 훈련을 받던 섬으로부터 가까스로 탈출을 하여 태국의 끄라비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롱테일보트를 운전하며 관광객들을 무인도나 셔핑을 하기에 좋은 곳으로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의 관광객 가족을 태우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을 하였다.

미국인 관광객이 처음에는 태국인이 운영하는 롱테일보트를 예약을 하였으나, 왕산의 뛰어난 영어실력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기존 계약을 무시하고 왕산한테로 와 버린 것이다.

물론 왕산은 그러한 사정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아침에 도착한 그들을 태우고 빨라우다 섬으로 향했다.

무인도인 빨라우다 섬에 도착하여 미국 관광객들을 내려주고 그들이 먹을 점심을 준비하기 위하여 바비큐 그릴이 설치된 장소에 음식물들을 내려놓았다.

바비큐 그릴을 고정하고 각종 해산물들과 돼지고기를 먹기 좋게 바비큐용 꽂이쇠에 꽂기 시작하였다.

한참 음식 준비를 하고 잠깐 쉬며 담배를 피우는데 해변가에서 왁자지껄하며 큰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담배만 느긋하게 피우고 있었는데 큰 소리와 함께 뱃사공 차림을 한 태국인 몇사람이 자신의 앞으로 다가 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조그만 체구지만 군살하나 없는 근육질의 몸매에 팔과 다리에는 문신으로 가득채웠다.

싸움깨나 할 듯이 보이는 태국인 2명이 왕산이 데려온 중년의 백인 남성을 윽박지르며 데리고 와서는 다짜고짜 큰 소리를 쳤다.

영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몹시 흥분한 상태로 이야기하는 것이라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요약해 보면 자기들과 관광 예약을 했는데 왜 뺐어 갔느냐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왕산이 관광객들을 데리고 오게 된 경위를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으나, 흥분한 태국인 2명은 말은 들을 필요 없으니 관광객한테 받은 비용을 자신들한테 주고 지금부터는 자기들이 관광객들을 안내하겠다는 것이었다.

왕산이 가만히 듣고 있으니 미국인 관광객이 나서서 자신들은 흥분한 태국인들을 따라가지 않을 것이며 돈도 못 주겠다고 하니 그들은 다짜고짜 미국인을 밀치며 공격을 하기 시작하였다.

왕산은 자신의 처지가 처지인지라 되도록 나서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미국인 아빠가 태국인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을 보고 달려온 아들과 딸에게 까지 폭행을 하려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참지를 못하고 나서게 되었다.

태국인들은 작은 체구의 왕산을 가볍게 여겼는지 왼손으로는 멱살을 잡으면서 다른손으로는 주먹을 쥐어서 얼굴을 가격하는 자세로 덤벼들었다.

왕산은 별다른 미동도 없이 몸을 슬쩍 뒤로 빼면서 상대의 오른쪽 어깨 부위를 손을 반듯이 뻗어서 찌르니 먼저 공격해오던 사내는 순간적인 엄청난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며 팔을 부여앉고 털석 주저않았다.

옆에 있던 태국인 동료는 불시에 일격을 당한 동료를 도우려고 발을 내질렀으나 왕산의 손에

장딴지를 첫 번째 동료와 같은 방법으로 찔리며 비명과 함께 나뒹굴었다.

두 사람이 왕산에 의해 가볍게 제압을 당하는 것을 본 나머지 일행들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팔과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는 동료들을 부축하며 달아났다.

미국인들은 태국인들을 가볍게 제압하며 자신들을 지켜준 왕산의 어깨를 툭 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땡큐, 땡큐”를 연발하며 각자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했다.

문제는 이들 관광객을 태우고 다시 끄라비 선착장으로 돌아가면서 발생하였다.

왕산에게 제압을 당했던 태국인들이 근처의 다른 패거리들 20여 명을 데리고 왕산의 배가 정박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관광객들은 잔뜩 겁에 질려서 왕산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런 그들에게 왕산은 별일 없을 것이니 마음 놓고 숙소로 들어가라고 말하였다.

끄라비의 해변가 위쪽 도로 갓길에는 저녁 장사를 하기 위하여 각종 음식물과 술을 파는 장사치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에는 각국에서 모여든 여행객들로 꽉 차 있었다.

왕산이 선착장에 배를 대고 해변가 쪽으로 몇 발자국을 걸어 나오니 왕산과 실랑이를 벌여던 태국인 2명과 그들이 데리고 온 패거리들이 몽둥이를 한 손에 하나씩 들고 왕산에게로 바짝 다가왔다.

해변에서 폭죽놀이를 하던 사람들은 이러한 긴장을 눈치를 채고 해변가 외곽으로 물러났다.

왕산과 패거리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넓은 광장이 만들어졌고 패거리 중 두목인 듯한 사내가 왕산 쪽으로 한발 앞으로 나서며 말을 하였다.

“이봐 여기는 규정이 있는 거야. 규정을 어기면 어찌 되는지 모르나?”

“.......”

“먼저 계약을 하면 다른 데에 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손님을 받으면 안 되는 거다.

오늘 규정을 어겼으니 오늘 받은 비용하고 저 친구들 치료비로 1000밧을 내라. 그리고 당신이 저들에게 폭력을 사용했으니 그 벌로 태형 10대를 친다. 알았나?”

“......”

왕산이 아무 말이 없자 당연히 수긍한 것이라 여겼는지 부하들에게 왕산의 두손을 뱃머리에 묶으라고 명령을 하였다.

덩치가 좀 큰 사내 둘이 앞으로 나서며 왕산의 두 손을 잡고 뒤로 비틀며 끈으로 묶으려고 할 때였다.

왕산의 왼쪽 어깨가 살며시 내려오더니 왼손 주먹으로 왼쪽에 있던 사내의 명치를 가격하고 연이어 뒤돌아 서며 오른쪽 팔꿈치로 오른쪽에 서있는 사내의 턱을 강타하니 두 사내는 짧은 비명과 함께 고꾸라졌다.

방심하던 차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들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들이다.

두목 격인 사내가 사태를 파악하고 다른 패거리들에게 덤비라는 명령을 하였다.

20여 명이 몽둥이를 휘두르며 왕산에게 우르르 몰려왔다.

왕산은 잠시 서있다가 제자리에서 붕 떠서 맨 앞사람을 니킥으로 가슴 부위를 가격하였고 착지와 동시에 뒤돌려 차기로 옆 사람의 옆얼굴을 가격하였다.

그렇게 싸우기를 10여 분 해변가 모레 위에는 패거리들의 두목을 제하고는 모두 드러누워서 신음을 하고 있었다.

패거리들의 두목은 싸움깨나 했었던지 자기의 부하들이 나뒹굴고 있어도 별다른 동요 없이 쳐다만 보다가 두 손을 툭툭 털고 있는 왕산을 싸늘한 눈길로 쳐다봤다.

패거리들의 두목은 킥복싱을 배웠는지 양손을 들어서 킥복싱의 기본자세를 잡으며 한 발 한 발 왕산에게 접근을 하였다.

두목은 왼발을 살짝 들다가 바로 점프를 하며 뒤돌려 차기로 왕산의 머리를 향하여 발을 뻗었으나 고개를 숙이는 왕산의 머리카락만 슬쩍 건드리며 첫 공격은 무위로 끝났다.

왕산도 두목의 발길질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잠시 둘의 시선이 허공에 부딪치더니 두목이 다시 먼저 오른발로 왕산의 허벅지를 공격하였다.

왕산이 발을 살짝 뒤로 빼며 몸을 피하니 두목은 예측을 했었다는 듯 몸을 돌리며 팔꿈치로 왕산을 광대뼈를 향하여 내질렀다. 하지만 왕산은 몸을 옆으로 돌리는 자세로 굽히며 오른손의 손가락 한마디를 접은 상태로 상대의 목울대 부분을 툭 쳤다.

심하게 가격을 하지도 않았는데 두목은 괴성을 지르며 쿡-고꾸라지며 심한 기침과 함께 몸에 경련이 일었다.

왕산이 빙 둘러보니 건장한 사내 20여 명이 제각기 아픈 부위를 감싸않고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고, 도로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탄성이 섞인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중에는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보였다.

왕산은 화들짝 놀라며 챙이 넓은 모자를 주워서 푹 눌러쓰고 황급히 해변을 빠져나왔다.

왕산은 해변가와는 반대 방향으로 한참을 걸어 올라와서는 자신도 모르게 길게 한숨을 쉬며 하늘을 쳐다봤다.

그때였다.

인기척도 없이 누군가가 어깨를 툭 치는 바람에 본능적으로 두어 걸음 빠지며 뒤를 돌아보니 늘신한 몸매에 긴 생머리를 너풀거리며 씽긋 웃고 있는 인도계 여성이 서 있었다.

왕산이 경계를 하며 아무 말 없이 쳐다보고 있으니 인도계 여성이 먼저 말을 건넸다.

“해거름 출신?”

“.......”

너무 쉽게 그것도 명료한 한국말로 물어오는 바람에 깜짝 놀란 눈으로 인도계 여성을 쳐다봤다.

왕산이 아무 말이 없자 다시 물어왔다.

“해거름 알지?”

대답 여하에 따라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은 당연하고 곧이어 다가올 해거름에서의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추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터라 쉽사리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왕산을 인도계 여성은 가볍게 어깨를 툭 치며 몸을 돌린다.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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