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들다.

제8화 리아의 정체...

by 이and왕

인도계 여성은 가볍게 콧 노래를 흥얼거리며 왕산이 따라오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 쓴다는 듯 제법 빠른 걸음으로 골목과 골목 사이를 지나 조그마한 야산 기슭에 등을 대고 있는 Dao라는 간판이 붙여진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한적한 곳인데도 카페 내부에는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로 북적였다.

카페는 카페 이름의 Dao(미얀마인의 단검)의 뜻을 표현한 듯 탁자의 배치나 앉는 의자들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인도계 여성은 중앙홀을 지나 바텐더가 신나게 칵테일을 만들고 있는 곳을 옆으로 지나치며 뒤쪽으로 계속 들어갔다.

한 십미터 정도를 더 들어가다가 오른편으로 방향을 트니 앞쪽으로 큰 거울이 바라다 보이는 벽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인도계 여성은 거울 왼쪽 끝부분을 잠시 응시를 하고는 이어서 거울 오른쪽 아랫부분에 흐릿하게 보이는 계산기의 숫자판에 익숙하게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니 놀랍게도 유리벽이 스르르 하며 열렸다.

유리문 벽은 족히 약 10cm는 되어 보이는 두께로 웬만한 총기로는 뚫기가 힘들 것 같았다.

유리문을 통과한 후 신기하여 뒤돌아보고는 또 한 번 놀랐다.

통과한 유리벽은 다시 닫히고 유리벽을 통하여 반대면의 우리가 걸어온 골목길이 아주 뚜렷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유리벽 안쪽에서 보면 반대면에 누가 오는지 바로 알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유리벽을 지나니 한 10여 명은 움직일 수 있는 공간 정도의 홀이 있는 동굴이 나타났고 홀을 지나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지그재그로 약간은 거칠게 만들어져 있었다.

계단은 한사람 정도가 올라갈 수 있는 크기이며 중간중간에 cctv가 부착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약간은 숨막힐 정도의 좁은 공간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계단을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한참을 올라오니 유리벽을 열었을 때 정도의 홀이 나오고 정면에는 동굴 안으로 들어올 때와 같은 크기의 유리벽이 나타났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얼굴을 왼쪽 벽 끝부분을 갔다 되고 잠시 응시하고 비밀번호를 누른 다음 유리벽이 스르르 움직이며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방안으로 발을 들여놓으며 왕산은 하마터면 탄성을 지를 뻔하였다.

방안 내부는 올라올 때의 협소했었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으로 넓은 중앙홀과 홀 안에 이 비치되어 있는 전자제품과 가구들이 완전 신세계를 보는 듯하였다.

왕산이 방안으로 들어오자 조금 전의 유리벽은 스르륵 닫히며 수개의 스크린이 나타나며 이방과 연결되는 통로의 CCTV와 화면 모습이 나타났다.

“이쪽에 앉아”

인도계 여성은 한쪽 소파를 가리키며 앉기를 권하였다.

왕산은 한참을 올라온 터라 뻐근한 다리를 쉴 겸 그녀가 가리킨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소파는 생각보다 훨씬 부드럽고 육체의 모든 부분의 굴곡을 포용할 정도로 몸을 감싼다는 느낌을 받으며 상당히 아늑하였다.

순간적으로 너무 편하다는 느낌이 들어 어깨에 힘을 빼고 다리도 소파에 맞기며 느긋하게 몸을 기대는 순간 갑자기 소파 뒷부분 등받이에서 반달 형태의 철편이 순간적으로 나오며 양팔을 포함한 가슴 부위와 다리 부분을 감싸듯 옥죄어왔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처음에는 왕산도 당황하였으나 그동안 살아온 나날이 놀라움 그 자체였으므로 그리 크게 놀라지는 않고 태연하게 여인을 쳐다봤다.

그녀 또한 왕산의 그런 태도를 짐작했는지 싱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쏘리. 쏘리.. 나도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이러는 거니 이해해 주기를 바래"

“....”

“해거름하고는 어떤 관계지?, 그림자?.. ”

“....”

“아니지 그림자치고는 너무 젋고, 당연히 스승도 아니고....”

“근데 너는 내가 어떻게 너의 정체를 아는지 궁금하지 않아”

이제는 왕산의 대답은 상관이 없다는 듯 혼자서 독백처럼 말을 이어갔다.

“너는 내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다면 내일이면 죽게 되는 거야..”

“그들은 아주 끈질기고 악착같거든 당연히 세계의 모든 전산망을 가지고 있으니 오늘 니가 싸우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은 사람들이 지상 최고의 싸움꾼이라며 자랑하면서 SNS에 올릴 거고.... 그러면 그 모습을 본 그들은 너를 바로 알아보겠지”

그녀는 잠시 말을 끊고 왕산을 쳐다봤다.

“바보야.. 니가 어떠한 상태에서 그 조직에서 도망쳤는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데서 해무 택견을 사용하면 어떻게 하나?”

왕산은 화들짝 놀란 눈으로 여인을 쳐다보았다.

해무 택견은 조직의 일원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무술이었기 때문이다.

해무 택견은 낭도로 뽑힌 자만이 배울 수 있는 지상에 존재하는 무술 중에 최고 경지에 오른 무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 해무 택견은 온몸을 바람에 맡기는 동작으로 108가지의 동작을 연결하는 무술이다.

어느 때는 소소리바람처럼 또 어느 때는 서리 내린 아침의 서릿바람처럼, 또 실바람처럼 등 순간순간을 변화 무쌍한 바람과 같이 막힘없는 동작으로 적을 제압하는 무술이다. 특히 이 무술은 살상은 하지 않고 많은 적을 제압할 때 아주 효과적인

왕산도 평상시 왁자패와 싸움이라도 하게 되면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에 최대한 해무 택견을 사용하지 않는데 20여 명을 상대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고난도의 무술인 해무 택견을 실현하고 만 것이다.

“니가 실행한 무술은 해거름의 낭도가 아니면 절대로 할 수 없는 동작들이 거든...”

왕산은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당신도.....”

“호오 이제야 입을 여네... 호호”

“그럼 이제부터 서로 솔직해 볼까.”

“일단 나에 대해서 말해 주겠어. 내 이름은 프리아(Priya) 인데 그냥 리아라고 부르면 돼. 낭도 번호로 980615야”

“18살까지 낭도 훈련을 모두 마치고 사회로 투입되어 약 2년 정도 활동을 했었는데 갑자기 인도 본부에서 앞으로는 사회생활은 접고 호주로 건너가서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낭도를 그림자처럼 붙어서 보호하라는 명령이 내려온 거야.

처음에는 별다른 의문 없이 호주로 건너가 거기서 활동하는 낭도를 뒤에서 보호하며 낭도가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했었지...

나는 낭도를 돕는 일을 하면서도 이곳에서 중요한 일이 생겨서 잠깐 있다가 다시 인도로 돌아가서 사회활동을 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이상한 점을 발견한 거야.

내가 호주에서 도와줬던 낭도는 총 5명이었었어... 물론 우리하고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낭도하고는 절대로 마주칠 일도 없으니 대화할 일도 당연히 없었지.. 다만, 낭도들이 본부의 지시대로 사회활동 시 그들이 위험에 노출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 내가 뒤에서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거든.. “

어느덧 왕산은 구릿빛 살결을 가진 인도 여인인 리아의 말에 빠져들고 있었다.

빤히 쳐다보는 왕산을 바라보며 리아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내가 인도에서 낭도로써 생활할 때는 거의 모든 생활을 인적이 전혀 없는 산속에서 고참 또는 신참인 5명의 낭도들과 매일 비슷한 훈련과 우리 조국 한겨레의 활동 상황들을 교육받으며 지내다가 사회 속 임무가 떨어지면 헬리콥터를 타고 임무가 주어진 지역으로 이동하고 임무가 끝나면 다시 복귀하는 형태를 취했었거든....

하지만 여기서는 임무가 끝나도 별도의 시설로 이동하지 않고 그냥 사람들과 섞여서 살아가는 거야.

물론 처음 호주에 왔을 때 사람들과 섞여 살게 될 때 주의할 점과 호주의 문화, 사람들의 습관 그리고 그들과의 어울림에 대하여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아서 별 어려움 없이 생활할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의 생활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너무 프리한 거야..“

“.....”

“여기에 와서 1년 동안의 생활은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할 정도로 편안한 생활이었어. 1년 동안 생활하면서 6번 정도 낭도들의 사회 속 임무를 도왔고, 나머지는 1달에 1일 훈련과 1일 교육을 빼고서는 나만의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거든..”

“내 객실에 수영장이 딸려있는 호텔을 얻어서 혼자서 생활을 하고 본부에서 골드 엑스프레스 카드를 주어서 마음껏 돈을 쓰고 다니기도 하였어.. 너도 잘 알겠지만 우리들은 자라는 동안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었고 옷이며, 음식이며 주어지는 대로 먹고, 입고 생활을 하였으니... 하여튼 호주에 와서는 본부에서 지시하는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풍족하고 자유로웠어. 클럽 가서 술 마시며 밤새도록 놀다가 지쳐서 들어와서는 하루 종일 자고.. 처음에는 본부에서 그동안 고생을 했으니 나에게 휴가를 준 건가 하고 생각을 했지..

그런데 말이야 이렇게 지내다가 이상한 것을 목격하게 되었어..“

왕산은 리아라는 인도 여성을 통해서 자신의 과거를 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말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리아는 말하는 중에 힐끗힐끗 왕산을 보며 처음과는 다르게 아주 진지해지는 모습에 더욱 신나서 이야기를 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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