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야기...
제44-1화... 스트레스 장애 또는 공황장애
by
이and왕
Dec 22. 2025
아래로
스트레스 장애 또는 공황장애
나는 성격이 느긋하다고 자부하며 살고 있었다.
또한, 소심하지도 않고 생활 자체도 근검절약형 과는 거리가 멀고 특별하게 누구의 눈치를 보는 형도 아니다.
과할 정도로 술도 잘 마시고 과할 정도로 놀러도 다니고 과할 정도로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의사는 묻고 나는 답을 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좋아합니까?”
“네”
“해야 될 일을 미루는 타입입니까?”
“아니요 바로 하는 타입이며 일을 끝내지 못하면 조바심이 납니다.”
“일을 하고 나면 남들이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합니까?”
“네”
“그룹에서 나서는 타입입니까? 아니면 따라가는 타입입니까?”
“되도록이면 나서서 하는 타입입니다.”
“일이 많으면 다른 동료에게 부탁을 합니까”
“아니요 나에게 주어진 일은 내가 책임지고 마무리합니다.”
“현재 어디가 제일 안 좋습니까?”
1. 즐거움이 없습니다. 밥을 먹기도 싫고 내일도 싫고 어느 누구와 말하기도 싫고 무엇보다 살고 있는 것이 괴롭습니다.
2. 온몸이 엄청나게 강한 힘에 의해 조이는 느낌이 듭니다. 가슴의 압박이 심합니다. 온몸이 몸살이 걸린 것처럼 조여오며 아픕니다.
3. 어지럽다는 기분이 들고 머릿속에 죽을 것 같은 압박이 옵니다.
4. 아침에 출근하면서 차를 몰고 갈 때 너무 힘들고 퇴근할 때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누군가한테 인지 모르고 빌면서 옵니다.
5. 잠을 못 잡니다. 저녁 11시에 자면 12시에 일어나고 이후로 잠깐 자다 또 일어나기를 몇 차례 반복하고 아침을 맞게 됩니다.
6. 살아가는 것이 지옥과 같은 느낌입니다.
의사는 내가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있는 “번아웃” 상태라고 했다. 그것도 아주 심하다고 한다.
이 병은 죽을 것 같은 생각은 들지만 절대로 죽지 않는 병이라고 한다.
이 병은 뼈가 부러지면 약을 먹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낫는 것처럼 무조건 좋아질 것이라고 말을 한다.
이 병은 길면 2년 아니면 1년이면 낫는다고 한다.
의사는 절대적으로 휴식이 필요하니 한두어 달은 휴직을 하라고 권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쉴 수도 없고 약을 먹으며 버텨보기로 했다.
약은 아침 9시, 저녁 9시 신경안정재, 항우울재 약 등을 포함해서 일곱 알을 한 번에 먹었다.
일반인이 이 정도의 약을 먹으면 아주 큰일 난다고 하는데 막상 병에 걸려있는 사람이 먹으면 아무렇지도 않다고 한다.
“신기하다”
처음 한두 달은 약의 성분이 나와 맞지 않아서 매우 힘들었는데 약을 바꾸어가며 내 몸에 맞는 약을 먹게 되니 점차 심적인 안정이 되찾기 시작했다.
“정말 신기하다.”
약을 먹으며 그나마 살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은 잠을 잔다는 것이다.
9시 30분에 약을 먹으면 정확히 1시간이 지난 10시 30분이면 잠이 와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약을 먹고부터 잠자는 중간에 한번 정도 잠깐 깨었다가 바로 잔다.
“정말 살 것 같다”
약 복용 후 다섯 달째 접어들면서 옆에 아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아내는 항상 내 옆에서 나의 모든 시중을 들고 있었는데 옆에 있는 아내를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아내를 보니 아내의 얼굴이 많이 늙어있었다.
나는 내 몸이 아파서 괴로웠는데 아내는 아픈 나를 보며 더욱 괴롭고 힘들었던 것 같다.
아내는 많이 웃는 사람인데 나로 인해 웃지를 못하니 근심이 몸을 늙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하다.”
약 복용 1년이 지나면서 알약이 하나씩 줄기 시작했다.
그리고 슬슬 즐거움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TV를 보면서 웃기도 하고 토요일에는 어디를 갈까 하는 여행 계획도 세우기도 했다.
아내와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정신장애는 참 무서운 병이다.
지금도 수면유도재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이룰 수가 없다.
가끔 정신적 압박이 오면 비상약을 먹으며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 하며 나를 쓰다듬어 준다.
이 병에서 완전하게 회복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의 아픔 속에서 무던하게 견뎌준 내 짝.. 아내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keyword
장애
스트레스
Brunch Book
목요일
연재
연재
내 아내와 잘 살기...
06
내 아내와 잘 살기...
07
내 몸이야기...
08
내 몸이야기...
09
내 몸이야기...
10
내 몸이야기...
전체 목차 보기
이전 07화
내 몸이야기...
내 몸이야기...
다음 09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