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태일이 잘 지냈어... 하하하”
“흐흐 형님은 언제나 좋습니다..”
“어때 사업은?”
“형님이 조금만 신경 써 주면 중앙무대 진출도 노려볼만한데.. 하하하”
“좋아.. 좋아.. 언제든 문제가 있으면 말해..”
“형님 어디 좋은 술집 가서 오랜만에 회포 좀 풀까요?”
“아니 아니 아냐.. 오늘은 동생하고 조용하게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
“조용히.. 조용히 말이죠.. 하하... 그럼 안으로 드시죠.. 형님도 아시다시피 우리 집만큼 조용한 이야기를 하기에 좋은 곳은 없지요.. 하하하.”
안태일은 너스레를 떨며 한바탕 호탕하게 웃고는 옆에서 대기 중이던 비서한테 지금부터 방 쪽으로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주의를 주며 내부로 최대철 대표와 들어갔다.
최대철은 무엇이 급한지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이야기를 꺼냈다.
“동생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할게...”
“하이고 형님 숨좀 돌리고 찬찬히....”
“어허.... 동생! 급해서 그래니 그냥 일단 들어... 육 년 전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의 일이야”
“네-에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어쩐지 그때도 오늘 하고 비슷한 분위기인 것 같은데..”
최대철 대표는 육 년 전의 일을 생각하는 듯 허공을 잠시 쳐다봤다.
“그때 내가 처음 당에 공천을 받아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을 때였어.. 아버님이 뒤에서 도와주시고 또한 당 이미지도 좋아서 내가 상대 후보보다 지지율이 15포인트는 앞서고 있었지.. 그런데 선거 삼일을 남겨두고 수원 우리 신문사 정치부 김대신 기자가 찾아왔었다..”
“.....”
잠시 크게 숨을 내쉬며 혹시 안태일이가 이 내용에 대해서 알고 있나 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며 살피듯이 말을 이어갔다.
“그 기자가 하는 말이 너희 아버지가 과거에 그리고 현재에도 조직폭력배와 관련이 있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의 돈으로 내가 집을 얻고 학교도 다니며 생활을 하였고 검사가 된 후에도 너희 아버지 돈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으며, 이번 국회의원 선거 시에도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면서 협박을 해온 거다”
“......”
“협박의 목적이 단순히 돈이던가 아니면 나한테 국한이 되었다면 어떻게든 마련하여 주었겠지만 이번일은 어르신 하고도 연관이 있었던지라 황급히 어르신과 협의를 하게 되었다”
“흠...”
“내 말을 들으신 어르신께서는 말없이 듣고 계시더니 ”잘 알았으니 가서 선거나 잘 치르라 “고 하며 내 등을 다독이며 ”그만 가봐라 “해서 나도 더 이상 말없이 선거사무실로 돌아왔거든.. 그런데 말이야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 ”수원 우리 신문사 정치부 김대신 기자 뺑소니 교통사고 사망“이라는 기사가 나온 거야..”
“.......”
“나도 처음에는 뭐야 그놈이 교통사고가 났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 어르신이?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어르신도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고 더군다나 선거 막바지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잊고 지냈었다. 그리고 이후로도 뉴스나 수사나 기타 어느 쪽에서도 그 기자와 관련된 사항이 나오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이선재 국정원장으로부터 연락이 온 거야.”
“예? 국정원장이요?”
안태일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갑자기 국정원장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응 국정원장”
“왜요?”
“나하고 국정원장 하고는 관계가 썩 좋지가 않았어.. 내가 국정원장 후보 청문회에서 국정원장을 아주 난처하게 만들었거든”
“난처하게요?”
“응. 아주 난처하게.. 이선재 국정원장 입장에서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내가 건드린 샘이지”
“.......”
“청문회 때는 자리가 자리인지라 잘못된 점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니 서로 이해했거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그럼 그 일을 빌미로 복수를 하고 있다는 건가요?”
최대철 대표는 고개를 조금 끄덕거렸다.
“내가 너무 아픈 곳을 찔렀나 봐...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일은 그 자리에서 꺼내지 않아도 되었었는데 하는 후회가 들기는 하네..”
“무슨 일인데요?”
“아니 그 일은 몰라도 되고.. 여하튼 이선재 국정원장이 어떻게 알았는지 나와 어르신과의 관계뿐 만아니라 수원 우리 신문사 정치부 김대신 기자 교통사고의 배후가 어르신과 나라고 말하는 거야”
안태일은 허태경 삼촌한테 내막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처음 듣는 것처럼 간혹 맞장구를 치며 계속 듣고 있었다.
“만약에 이선재 국정원장이 이일을 문제 삼아서 수사를 시작한다면.... 나도 물론 문제가 되겠지만 어르신이 일구어 놓은 모든 사업이 치명타를 입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돼서 자네한테 협의하러 온 거다”
안태일은 협의를 하러 왔다는 최대철 대표를 똑바로 쳐다봤다.
안태일은 최대철 대표가 말로는 협의하러 왔다지만 이번일은 자신의 아버지 안상태가 져지른 일이니 이일의 마무리는 자신 보고 하라는 무언의 지시처럼 들렸다.
“협의라.... 저한테 협의를 하시러 오신 거라 이거죠?”
“그래 협의”
“아이고 형님도 저처럼 촌 구석에서 애들 삥이나 뜯어먹고 사는 놈이 무슨 힘이 있다고 저한테 협의를 하신다는 건가요.. 하하 참...”
“내가 자네를 어렸을 때부터 봐 왔으니 누구보다도 잘 알지.. 자네는 꿈도 있고, 야망도 있는데 어르신 때문에 또 나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번번이 이루지 못하고 항상 무시를 당했었잖은가”
“형님도 참.. 여기서 그 이야기를 왜 꺼내시는데요?”
“동생도 여기저기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을 거야.. 나 최대철이가 오랫동안 꿈꾸어오던 꿈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되신 동생의 아버지가 바라시던 꿈이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어.. 이제 일 년 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선재 국정원장이 나의 과거를 문제 삼으며 나타난 거야.”
“.....”
“물론 이번일은 이선재 국정원장이 나를 잡겠다고 나섰으니 자네는 구속 등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리라고 봐. 하지만 야당 대표이며 차기 대권의 유력한 후보인 나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이 자네 집안도 완전히 파헤쳐져서 지금과 같은 생활은 하지를 못하겠지”
“.....”
“그래서 지금은 자네가 나를 싫어해도 어쩔 수 없이 힘을 모아야 된다는 거다”
안태일이도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버지가 저지른 일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엄청난 똥물이 자신에게 튀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좋습니다. 어쨌든 아버지가 연계된 일이니 저도 모른척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권세가 있는 형님을 이런 시골 구석에서 처박혀 지내고 있는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겠습니까?”
안태일이는 “아버지처럼 나보고 국정원장을 죽여 달라는 거냐” 하는 말을 삼키며 최대철 대표를 똑바로 쳐다봤다.
“자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 나도 처음에는 국정원장 하고 협상을 하려고 했었어 하지만 전혀 먹히지가 않는 거다. 말하는 내용이 이번 기회를 빌미로 나를 완전히 끝장을 내겠다는 것이 이선재 국정원장이 바라는 목표 같다는 거다. 이 말은 곧 누군가 하나는 죽어야 끝이 난다는 이야기지”
“참 형님도 대한민국 국정원장이 누굽니까. 대한민국의 최고의 정보를 주무르는 사람이 아닙니까. 그런 사람을 제가... 허허 형님 가당치가 않아요.”
“이 사람아 내가 시간만 있어도 정치적으로 어떻게든 협상을 하든 아니면 국정원장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덮어씌워서 여론몰이라도 하겠는데 시간이 없다는 말이네. 그래서 자네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네. 내가 듣기로는 어르신의 신복중에 신복인 허태경 씨가 솜씨 좋게 일을 처리하고 태국으로 넘어갔다가 얼마 전 태국에서 입국을 하였다고 들었네만...”
“아- 허태경 삼촌요.. 에이 안되죠. 그 삼촌은 그일 때문에 태국에서 몇 년을 고생하다가 이제야 입국해서 조직을 다시 건사하고 있는 중인데 또 그런 일을 그것도 국정원장을.. 그걸 어떻게 부탁을 할 수 있습니까.”
“허-어 참 이대로 가다간 다음 주면 동생이나 나나 끝장이 난다는 말이야 만약 그 친구가 일만 잘 성사를 시키면 내가 어떻게든 보호를 해 주겠네”
“아무리 그래도 삼촌한테 부탁하기가 영... 형님 그럼 지금 바로 삼촌을 불러 들일테니 형님이 직접 말씀을 하시는 게 어떨까요? 그래야 삼촌도 사안이 중대하다는 것을 알고 움직이는 것을 않을까요? “
“좋아. 좋아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그럼 허태경 씨는 현재 여기에 있나?”
“지금 오천에 계시는데 부르면 30분 내로 올 겁니다”
안태일은 기세 좋게 일어나서는 휴대폰을 눌렀다.
“여보세요. 아 삼촌 지금 뭐 하세요?.. 아.. 네네.. 하하.. 좋네요.. 하하.. 참 삼촌 잠깐 술자리를 물리시고 여기로 올 수 있나요?”
“네 사안이 좀 급하기도 하고, 지금 최대철 형님이 여기에 와 계시거든요.. 네.. 네.. 30분 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