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들다.

제21화 국정원에 부는 바람

by 이and왕

“옥본부장이 생각하기에는 어떤가?”

“원장님 녹음파일을 봐서는 제일 의심이 가는 사람이 최대철 대표인데 원장님 유고 시점의 최대철 대표의 행적이나 행동 면면을 봐서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었다면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을 위해서도 관련자들과 접촉이 있었을 텐데.... 총괄부장님도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정보의 최고 자리에 있는 분을 시해한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 잖습니까”

“그러니까 말이야 지금 대통령님도 노발대발하시고, 특히 우리가 의심하고 있는 야당의 최대철 대표가 더욱 난리야. 어찌 대한민국 내부에서 국정원장이 시해를 당할 수 있냐고 국정원을 특별감사를 해야 한다는 등 아주 시끌시끌해.. 그렇다고 원장님이 가지고 계셨던 녹음파일 하나 달랑 가지고 현 야당대표를 공격할 수도 없고..”

“총괄부장님 사모님 만나신 것은 어떻게 되셨어요?”

“음.. 지금 그쪽도 조사 중인데 영 연결이 안 되네.. 지난주 토요일이었지 지환이가 백화점에서 어느 여자아이를 만났고 그 후 한 시간 정도 실종 상태였었나봐 그래서 수사요원들이 지환이하고 만났던 여자아이를 수사물망에 올리고 백화점부터 집에 들어갈 때까지 cctv를 보며 추적을 하였는데 별 특이점이 없었고 그 후 원장님이 시해당하시는 날까지 학교와 학원 등을 다닌 것 빼고는 특이 사항이 없었어, 요원들이 혹시 그 여자아이 부모가 관련이 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해서 철저하게 조사를 해 봤는데 아빠, 엄마가 강남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는 아주 유명한 의사들이고 둘 다 병원에서 계속 근무를 하고 있었고 별도로 누구를 만난 흔적도 없었다는 군. 지환이가 여자아이를 만난 시점부터 휴대폰 대화내용이나 전화를 건 흔적을 추적했지만 여자아이나 부모들 모두 조금이라도 이상한 사항이 없었다는 보고야. 휴.”

“그럼 현 상황에서는 최대철 대표를 가장 의심스러운 존재로 생각해야 되나요?”

“우선 내 생각도 그래. 일단 원장님과 눈에 보이는 원한 관계에 있었던 사람은 최대철 대표가 유일한 거니까. 물론 국정원장 자리가 자리인 만큼 크고 작은 원한이야 있겠지만 이 정도의 테러를 져지를 정도는 아닐 테니까.”

“참. 연락받으셨어요?”

“무슨 연락?”
“국정원장님의 지시로 최대철 대표의 뒤를 캐게 했던 두 명의 수사관 말이에요.”

“응 내가 일전에 두 사람에 대해서 신병확보하라고 지시를 했었는데....”

“그런데 말이죠.. 이 두 사람이 원장님이 시해당하시기 삼 일 전에 똑 같이 사표를 제출하고 그다음 날 태국으로 갔다는 보고입니다.”

“태국?”

“네 가족들 말에 의하면 태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할 것이 있다면서 급하게 떠났다고 합니다.”

“그럼 연락처는?”

“그게....”

옥혜인 본부장은 말끝을 흐리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두 사람의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태국 방콕에 도착한 첫날은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었고, 그다음 날 치앙마이 쪽으로 이동을 한다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럼 치앙마이로 이동한 후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말인가?”

“아뇨. 그것도 분명치가 않습니다. 제가 방콕 지사에 연락을 해서 혹시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 두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해 보았으나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는 없었다는 연락을 받았거든요.”

“그럼 방콕에서 실종이 되었다는 건가?”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은가 합니다. 사업차 갔다는 사람들이 한가하게 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것은 아니고.. 하여튼 그 이후로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흠 난감하군..”

“총괄본부장님 제 생각으로는 이 두 사람의 국정원 사표와 이후 행적에 대해서 국정원장님을 테러한 자들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관련이라.. 그렇게 본다면 더욱 최대철 대표가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드는구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증거라고는 원장님과 최대표와의 녹음파일뿐이고 이를 입증할만한 증인은 두 사람인데 이 두 사람을 증인석에 부르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되면 최대표 입장에서는 거칠게 없게 되겠지.”

“일단 옥본부장이 두 사람의 거치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알아봐. 그리고 최대표에 대해서도 국정원장님이 테러 당하시기 전, 후 행적에 대해서 가능한 한 자세하게 추적을 해봐 줘.”

“예 알겠습니다.”

“똑똑”

두 사람이 긴밀하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을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총괄부장은 중요한 회의를 하고 있으니 별도의 지시가 없는 이상 방 쪽으로는 아무도 접근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였는데 이를 어기고 노크를 해서 버럭 화를 내며 물었다.

“누구야”

“예 최상무입니다. 급한 일이 생겨서...”

“들어와”

최상무라 불린 사내는 총괄부장과 옥본부장을 번갈아 쳐다보며 안으로 들어왔다.

“뭔 일인가.”

“사안이 중요해서... 지금 차기 국정원장 인선에 대해서 청와대 하고 여당 대표가 협의 중이라고 합니다.”

“뭐라.. 벌써..”

“예 지금 국내외적으로 한나라의 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책임자가 자국에서 테러를 당했다는 것에 여러 가지로 시끄럽고 하여 빠른 시간 내에 새로 인선을 하자는 분위기이고, 특히 야당 쪽에서 공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

“저희 정보 루트에 의하면 돌아가신 원장님이 국정원 내부에서 올라온 사람이다 보니 정보 분야에만 너무 쏠리게 업무를 보고 특히 국정원 내부에서 자기 식구 챙기는데만 급급하다 보니 임기중 처리한 일들을 보면 잔일에 너무 치중한 면이 보였다. 이래서는 한 나라의 모든 분야를 책임질 수 있는 국정원장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오고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뭐라.. 잔일?.. 이런 썩을... 그래서?”

“그중에서도 야당의 최대철 대표가 막무가내 인 듯합니다. 총괄부장님도 알고 계시다시피 이제 대선이 일 년 남짓 남았는데 현재 대권 주자로서는 최대철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게 지지율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대통령님도 최대철 대표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럼 이틀 전에 박상철 대표가 만나자고 해서 만났더니 국정원의 특성상 국정원장의 공백을 오래 둘 수는 없다면서 나한테 슬쩍 언질을 주던데 박상철 대표는 뭐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박상철 대표는 처음에는 국정원의 원활한 통솔을 위해서는 이선재 국정원장과 같이 내부 승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내놓았으나 어찌 된 건지 점심식사 이후에 속계 된 회의에서는 한 발을 빼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한 발을 빼-에?”

“네 ”국정원의 세계화 추세에 발을 맞추려면 외교감각이나 기타 국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꼭 국정원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총괄본부장은 평상시 버릇인 오는 손 검지와 중지로 책상을 토닥이고 있었다.

“흠... 참... 그러면 누가 물망에 오른 거야”

“현재는 보안사령관을 지냈던 이철재와 주미대사와 외교부장관을 역임한 배흥렬이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이철재 쪽으로 기우는 듯합니다”

지명자가 보안사령관을 지낸 이철재 쪽으로 기운다는 말을 들은 오 새근 총괄본부장은 소리를 버럭 질렀다.

“뭐 이철재 이런 썩을.... 아니 그런 멍청한 놈을 국정원장으로 보낸단 말이야..”

오 새근 총괄본부장은 화가 오를 대로 올라 책상을 두 손으로 꽝 하고 내리쳤다.

군부의 보안대와 국정원에서 하는 일이 일부 비슷한 것이 많아서 일을 하다 보면 서로 겹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서로 기분 좋게 일을 하기보다는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다툼이 많았었다.

원칙적으로는 국정원의 임무 자체가 국가를 위한 전반적인 기밀업무를 담당하고 보안대는 군대의 보안업무를 담당하므로 국정원의 비중이나 권력의 크기를 가지고 따져보면 국정원이 서열상 한참 위에 있어야 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전두환 군사정권이 보안대의 주도하에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게 되니 군부의 보안대는 막강한 권력의 힘을 발휘하였다. 물론 박정희 정권에서도 군부에서 국정원장 자리를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니 중요 요직은 군출신들이 거의 장악을 하였었고 국정원에 요원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산업 스파이 동태 파악이나 중견기업들 노조 감시 등에 관련된 일 만을 하게 되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민선 대통령이 나오며 점차 국정원의 군부 낙하산이 줄고 특히 국정원에서 잔뼈가 굻은 이선재 국정원장이 취임하며 겨우 국정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그동안 암암리에 얽혀 있던 군부와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선재 국정원장의 갑작스러운 피살로 국정원의 위상이 다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이철재.. 이철재 그놈인가..”

오 새근 총괄본부장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분이 오르는지 다시 한번 책상을 꽝 치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신음 소리와 함께 중얼거렸다.

“아- 그놈이 오면 나는.... 내가 나가면.....”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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