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와 잘 살기...

제35화 내 몸을 고치기...

by 이and왕

수술을 했다.

수술명 : 어깨의 회전근개파열 및 석회성 힘줄염

한 이 년 전인가 어깨가 까무룩 아파서 정형외과를 갔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은 후 의사는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며 오른쪽 어깨에 하얗게 보이는 덩어리가 있는데 이 덩어리는 건 조직에 석회가 침착되어 염증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설명을 한다.

“헐”

치료법은 주사치료 후 체외충격파로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며 석회가 체외충격파로 제거가 안되면 드물게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게 왜 생기죠?”

“힘줄에 산소가 부족하던가 자주 눌릴 경우 생긴다는데 정확한 원인은 잘 모릅니다.”

“저는요 30년 동안을 사무직에만 근무를 했는데요.ㅠㅠㅠ”

이후 처음에는 꾸준히 체외 중격파 치료를 받았으나 석회의 크기는 그대로였고 통증이 오면 주사치료를 받으며 근근이 버텼으나 근래 들어 어깨 통증이 더욱 심해지고 팔을 올린다거나 돌리는 것도 아파서 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의료계 쪽에 종사하는 동생에게 어깨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하니 동대문구에 있는 어깨 전문 병원인 “날개병원”을 추천을 하며 한번 검사를 받아 보라고 한다.


2025년 12월 15일 병원에 방문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앞에 앉으니 “석회가 2.5센티미터나 됩니다. 정말 크고 이러한 상태라며 힘줄 손상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이 상태라면 바로 수술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 네.. 그럼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의사는 나를 빤히 쳐다보며 “안 아프세요?” 하고 묻는다.

“아파요. 많이요.”

“그럼 빨리해야지요”

“수술하면 입원해야 되나요?”

이번에는 의사가 잠깐 째려보는 모습으로 “환자분 이 수술은 외과적인 면에서 그리 큰 수술은 아니지만 어깨에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이용해서 석회를 흡입하여 빨아내고 힘줄을 봉합할 수도 있으며 회전근을 봉합하는 수술입니다.”

“아 그렇군요”

“한 이박삼일 입원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26년 1월 2일은 수술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의사와 수술날짜를 잡고 밖으로 나오니 상담하시는 분이 상담실로 안내를 해준다.

“수술은 1월 2일 12시경에 할 거고요. 환자분은 요렇게 요렇게 쓰여 있는 것을 챙겨서 당일 오전 9시까지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당일에는 물도 어느 것도 목으로 넘기고 오시면 안 됩니다. 꼭....”

수술날짜를 잡고 집으로 왔다.

“잘 다녀왔어?”

아내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아내는 내가 병원에 갔다 온 줄을 모르고 출장을 다녀온 줄로만 알고 있다.

아내한테는 수술을 한다는 말을 안 했다.

아내는 아들과 함께 “포르투갈”로 여행 가기 위해 한 달 전부터 비행기와 숙소 예약을 마쳐 논 상태이고 나 또한 수술은 그리 어려운 수술도 아니라서 “혼자서도 잘해요”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가 수술을 한다고 하면 아내는 절대로 여행을 갈 리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시간은 흘러 26년 1월 1일 새해가 밝았다.

아내와 아들은 여행 가는 날이고 나는 수술준비하는 날이다.

오전 8시 아내와 아들을 공항버스 타는 터미널에 내려줬다.

아내가 “17일간 잘 있을 수 있지?” 하며 두 팔을 벌리며 “안아줘” 한다.

“토닥토닥 잘 다녀와...”

집으로 와서 내일 병원에 갈 준비물을 챙긴다.

-속옷, 세면도구, 물통, 물컵, 이어폰, 핸드폰 충전기, 주전부리....-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이것저것을 챙기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근데 나는 왜 이렇게 신이 나 있지?”


오전 9시 병원 도착 환자복으로 환복하고 MRA를 찍고 나서 의사가 수술범위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다.

“보시는 봐와 같이 석회가 큽니다. 그리고 힘줄도 손상돼서 봉합도 해야 되고....”

“네”

12시 간호사가 수술실로 안내를 한다.

“자 누우세요. 네 좋습니다.”

무언가 몇 가지를 안내를 해 주는데 긴장을 해서인지 무슨 말을 들었는지 기억에는 없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산소마스크 같은 것을 입으로 가져다 대며 속삭이 듯이 말을 한다.

“자 호흡을 하세요 크게 하나.. 둘... 세—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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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일어나세요 환자분.. 수술은 끝났고요. 이제 크게 호흡을 하세요.. 크게 하나.. 둘.. 네 크게...”

“뭐야? 뭐가 끝나? 수술이? 하나 둘 셋에 끝나?”

간호사분들이 시키는 대로 호흡을 크게 하는데 자꾸 졸리다.

간호사분들이 시키는 대로 몇 번을 더 크게 호흡을 하고 너무 졸려서

“자도 되나요?” 하고 물으니

“네” 하고 대답을 해 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목이 마르다. 아니 마른 정도가 아니라 입이 쩍 쩍 달라붙는다. 하지만 물을 마셔서는 안 된다고 한다. 다만 가글만 하라고 한다.

“왜 그렇지?”

저녁 6시 우리 병실에 밥이 들어온다.

하루 종일 굶었지만 아직까지는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 – 물 마시고 싶다”

정신이 어느 정도 들면서 나의 상태를 바라보니 뭔가가 주렁주렁 많이도 매달려있다.

수액, 무통주사, 노란색의 액체가 담긴 튜브 등등등

그리고 간혹 느껴지는 어깨 통증..

“음 역시 수술은 수술인가 보네” 하는 생각이 든다.

저녁 8시 슬슬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12시 전에는 먹지 말라고 했는데... “배가 고프다”

내가 뭘 챙겨 왔지.. 생각해 보니 달랑 “땅콩” 한 봉지다.

“아 맞아 과일하고 아몬드 밀크를 안 챙겼네...”

아내가 있었으면 이것저것 잘 챙겨주었을 텐데..

내가 수술한 날개병원은 의사도 친절하지만 입원실에 배속된 간호사분들이 정말 친절하다.

한 30분 단위로 와서 체크하고 혹시 옷에 조금이라도 무엇이 묻으면 바로 갈아입혀 준다.

이외에도 환자의 아픔에 대해서 공감을 잘해주고 언제나 미소로 응대하며 무엇보다 전문성이 있어 보여서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


2월 4일_일요일_10시 퇴원

집에 왔다.

썰렁한 기운... 아내가 없다.

삼 일간 목욕을 못하여 보호대를 풀고 최대한 오른쪽 어깨에는 물이 안 가도록 샤워를 한다.

몸의 일부라도 샤워기를 통해서 나오는 뜨거운 물을 이곳저곳에 적시니 정말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 살 것 같다.”

샤워는 기분 좋게 마치고 나왔는데 막상 옷을 입으려고 하니 고욕이다.

나는 완전한 오른손잡이라서 왼손은 그저 오른손의 보조 역할만을 담당하도록 했었는데 왼손으로 모든 일을 하려고 하니 정말 서툴고 어설펐다.

그리고 소매에 수술한 팔을 끼우려고 어깨를 들때는 소름이 쫙 끼치도록 아팠다.

“아.. 아내가 정말 그립다.”

화요일 저녁에 내가 혼자 있으니 잘 챙겨 먹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며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딸도 현재까지는 내가 수술을 한 것을 모른다.

말하까 말까 하다가 딸이 나중에 알게 되면 엄청 화낼 것이 두려워서 수술한 상황을 심심해서 뒷산 좀 갔다 왔지 하는 식으로 “딸 나 수술했다” 며 약간 흥겹게 이야기를 했다.

“뭐 수술? 무슨 수술?”

“응 어깨.. 아빠가 어깨가 안 좋았잖아 그래서 엄마 없는 틈에 수술했지”

하니 갑자기 딸이 대성통곡을 한다.

“우왕.. 아빠 그게 무슨 말이야 수술을 하다니.. 왜 혼자 있을 때 하는 거야”

에구.. 에구.. 딸 미안.. 미안..

목요일 퇴근하는데 딸에게 전화가 왔다.

“아빠 어디야? 몇 시에 집 도착이야?”

“6시 20분 정도 왜?”

“나 지금 용인 집이야.. 빨리 와 내가 밥 차려놨어”

“응? 뭐라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불고기 냄새가 확 맡아졌다.

오른쪽 팔에 보호대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더니 또 눈물을 찔끔한다.

“쯧쯧 가족이란.....”

딸은 이것저것 내가 혼자서 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서 목요일 반차를 내서 집으로 온 것이다.


1월 17일 토요일 아내가 돌아왔다.

버스터미널에서 나를 본 아내는 “이런 미련한 사람 이렇게 하고 어떻게 혼자 지냈어” 하며 나를 토닥인다.

“어 별로 놀라지 않네?”

딸이 나의 상태를 보고 엄마가 놀랄까 봐 엄마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미리 언질을 했다고 한다.

“이런 서프라이즈 하려고 했는데...”

아내를 태우고 집으로 향하는데 “많이 아팠어?” 하며 아내가 묻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내 몸을 자신의 몸처럼 아껴주는 사람이 물으니 눈물이 난 것이다.

육십이 넘으면 눈물 바보가 된다는데...


1월 30일 어느덧 한 달이 되며 어깨 보호대를 풀었다.

의사는 수술은 잘 되었다며 앞으로 재활치료를 잘해야 온전하게 어깨를 사용할 수 있으니 꾸준하게 치료를 잘하라고 말씀을 하신다.

어깨 보호대를 하고 있을 때는 통증이 심하지 않았었는데 재활치료를 하니 어깨 안쪽으로 통증이 심해진다.

“이 정도 통증이야 뭐....”

현재까지는 아직 어깨를 잘 움직이지를 못한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지나며 어깨의 운동 범위가 넓혀지고 있다.

수술이라는 것을 하며 내 짝에 대한 절실함이 마음속 깊이 절절하도록 느껴졌다.

목돈을 만들기 위해 한 푼 두 푼 모아서 적금을 들 듯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 좋은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놓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