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와 잘 살기...
제38화 결혼 34주년
며칠 전 결혼 34주년이 지났다.
이번 결혼기념일은 공교롭게 조카의 결혼식과 겹쳐서 청담동의 근사한 결혼식장에서 결혼 34년 기념일을 보내게 되었다.
결혼식장이나 결혼식이 진행되는 과정을 34년 전인 우리가 결혼할 때와 비교하면 정말 세련되고 이쁜 느낌이 들었다.
단상의 뒤쪽에 있는 엄청나게 큰 화면에는 두 사람의 알콩달콩 연애 이야기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하객들에게 알려주고 결혼식의 중간에는 신랑 측과 신부 측 부모님들의 연애 사진과 결혼사진이 클로즈업되며 묘한 감동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사진을 보며
“그렇지 그렇지... 우리들도 저렇게 아름다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들과 딸도 참석을 해서 예식을 보며 근사한 테이블에서 같이 식사도 하고 식을 마친 후에는 아내가 “이리 와... 이리” 하고 나와 아들과 딸을 불러서 사진도 찍었다.
아들과 딸은 각기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우리도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옆에 앉아 있는 아내가 히죽히죽 웃으며 휴대폰을 들어서 자신과 운전하고 있는 나를 찍고 있다.
“뭘 찍어?”
“응 애들한테 보내주려고... 어머 어머.. 여보 당신 배 좀 봐.. 많이 먹었어? 이건 안 되겠다. 요건 지우고... 다시...” 하며 또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다.
“됐어 됐어.. 이게 좋겠군 이거 보내야지.. 히히..”
무엇이 그리 좋은지 “히히.. 호호” 하며 혼자 잘 노는 아내를 쳐다본다.
나는 어깨 수술부위가 재활치료 중이라서 그런지 욱신욱신 쑤셔서 그렇지 않아도 산도둑 같은 얼굴을 더욱 험상긏게 찡그리고 있는데 천진난만스러운 얼굴로 맘껏 웃는 아내를 보니 “피식”하는 실웃음이 나온다.
“과하게 느낄 수 있어야지만 행복인가.. 이러한 소소한 일들이 진정한 행복이지”
34년간 싫을 때 싸우고 좋을 때 행복하게 지냈는데 요새는 “싫을 때 좋을 때” 가 없는 사이가 된 느낌이다.
34년간 같이 산 덕인지 “싫을 때” 그 느낌의 크기는 새끼손가락의 손톱보다도 작아서 싸움을 일으키게 되는 원동력인 “화남”을 쉽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고, 대신 “좋을 때”의 즐거움과 행복감은 마음속 깊이 전달이 되어 감동을 일으키게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내와 34년간 잘 살아왔고 하나님이 빨리 데려가지만 않는다면 앞으로도 살아온 만큼 같이 살아갈 것이다.
아내와 나는 한 달 후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매년 가기로 한 일본에 간다.
이번에 가는 소도시는 "마쓰야마" 다.
아내는 나와 같이 여행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행복해한다.
아내는 나와 같이 조용하고 한적한 일본 시골동네를 이어폰을 끼고 "휘적휘적" 걷는 것을 좋아하고 저녁에는 시원한 생맥주 잔을 들어서 "건배"할 때 정말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번 마쓰야마 여행에서는 만발한 벚꽃 구경도 할 수 있으리라...
“그래 이렇게 사는 거야.. 이렇게 살면 되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