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의지에 대한 자연스러운 은퇴 결정이든, 뜻하지 않은 이유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은퇴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든, 그렇게 선수분들께서는 은퇴와 함께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변화 앞에 마주 서게 되십니다.
더 이상 내일 새벽운동에 나갈 필요가 없고,
체중조절 및 체력증진을 위해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고,
시합을 대비한 극한 훈련, 승리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도 사라지고…
어떻게 보면 아, 이제 다행이다. 편히 좀 쉬어보자, 하는 안도하는 마음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모든 선수분들이 다 그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제 연구를 통해 이야기를 전해주신 선수분들을 경험을 통찰해 보았을 때, 숨 가쁘게 돌아가던, 잘 짜여 있던 나의 하루, 한주, 한 달, 한해... 그렇게 이루고 싶었던 목표, 이루어지면 또 다음 목표, 의 상실에 너무나 당황하시고, 힘들어하시는 선수분들을 많이 만나보았습니다.
‘이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기분이 드는 게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삶에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 변화는 급작스럽고 거대하며, 공포스러운 쓰나미처럼 나를 집어삼킬 수도 있고,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스며들 수도 있겠지만, 아마 쓰나미처럼 느껴지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거라고 짐작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뭘 해야 하지?’
어떻게 안 하고, 뭘 안 해 보시기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대신, 그간 너무나 애써온 나에게,
‘수고했다. 고생했다. 그만큼 했으면 좀 쉬어도 되지.’
자신에게 관대함을 베풀어 보세요. 그렇게 정말이지 충전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변화에 맞서 걸음을 옮기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충전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친절하게, 관대함을 베풀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풀 충전을 해보세요.
그럼 그때, 본인 스스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냐면 그 누구보다 선수들께서 하고 싶은 일을 가장 잘 아는 건 바로 본인이실 테니까요.
그러니, 조금은 그냥 빈둥거려 보세요.
먹고 싶은 것 먹고,
가고 싶은 곳에 가 보고,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며,
변화에 내 몸을 온전히 맡길 워밍업을 해보세요.
워밍업을 잘 끝마치면, 본 게임에 임할 준비가 되시겠지요. 그동안 그렇게 해오셨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