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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수 Aug 10. 2024

다시 텔아비브로 돌아가다/23년6월12일(월)


이스라엘 입국 시 도착한 텔아비브로 다시 돌아간다. 그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 시내 구경하고 숙소로 가자던 벼리의 의견을 뒤로하고 곧장 예루살렘으로 가느라 텔아비브 시내 구경을 못했다. 텔아비브는 국제법상, 예루살렘은 헌법상 수도이다. 그 넓은 시내를 다 볼 수는 없어 몇 군데만 둘러볼 생각이다. 예루살렘에서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텔아비브로 가는 길에 '마가의 다락방'이라는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을 한 장소라는 곳을 가려했다.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팔레스타인 지역까지 가서 최후의 만찬장을 찾아보았으나 그곳은 예루살렘 시온산에 있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외진 곳에 인적이 드물고 넓고 메마른 풀만 가득하고 몇 대의 차들 뿐이다. 그래도 주변에 고대지역의 작은 동굴 기도원이 덩그러니 있었는데 위험하니 들어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옆에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1000년 된 오크나무가 수령을 자랑하며 우뚝 서서 흔들거렸다. 차를 돌려 텔아비브로 가던 중에 마켓에 차를 세워 들어가 보니 막 구워진 빵이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다. 뜨끈 뜨근한 팔레스타인표 빵을 1개를 사기엔 아쉬워 네 개를 구입하여 그중 하나를 단숨에 먹어 버렸다. 빵 맛은 일품이다.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들여 달려갔지만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장은 없고 수녀원과 오크나무 그리고 메이드 인 팔레스타인 빵만 있었다. 


다 볼 수도 다 좋을 수도 없지만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는 음양의 조화가 살아가는 동안 피부에 와닿는다.


팔레스타인을 가로지르며 이상하게 분리되고 맞붙은 두 나라의 영토에 헷갈리고 긴가 민가 했는데 나부끼는 국기가 알려준다. 도로는 이스라엘이고 양쪽은 팔레스타인이라니... 분쟁이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일까?


또다시 차가 밀리는 텔아비브를 2시간 정도를 더 달려서 도착했다. 이번에는 주차전쟁이다. 골목골목 차들이 꽉 찼다. 몇 번을 돌아다니다가 겨우 골목 한쪽에 어렵게 주차를 했다. 네베채택마을이라고 텔아비브 한 달 살기 좋은 동네로 이름났단다. 곳곳이 아기자기하고 깔끔하며 조용했다. 이 동네는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다고 하여 석빙고 같은 하드 하나를 사서 먹었다. 하드 하나에 5천 원 정도다. 조그마한 하드 하나가.... 놀라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텔아비브의 아름다운 해변이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포토존 자리에서 내려다본 뷰가 멋지다. 예전 그리스 여행 때 마주 보며 손잡고 찍었던 사진이 블로그의 첫 얼굴이다. 재현하고 싶은 마음에 찰칵 한 커트를 부탁했다.


굿이란다.


다시 발걸음을 돌려 구시가지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딸과 함께 왔으면 좋아했을 텐데...


야파라는 벼룩시장에는 없는 것 빼고 다 모인 것 같다. 이 특이한 스탠드는 봉황 카페에 두면 멋지겠고 저건 수카친구집에 갖다 놓고 이건 동읍 친구가 좋아할 스타일이네. 이 옷은 수채화선생님이 입으면 어울리겠다.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는 벼리의 손놀림이 바쁘다. 골동품 가게에서 싸고 진기한 물건을 사신다는 불여 님이 생각났다. 기념품가게와 음식점들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우린 골동품을 마음 가득   한아름 안고 발길을 돌렸다. 돌아다니다 보니 이스라엘 사람들은 세차를 안 하는지 거의 모두 차에 눈이 내리 듯 흙먼지가 앉아서 엉망이다. 또 차를 안 닦아서 차량의 페인트가 일어나고 색이 바랜 것들이 부지기수였다. 이스라엘에서 내가 세차장을 한다면 왜 그러고 다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닦아주고 싶지만 차가 너무 많아 역부족이다.


로스차일드 거리는 밤의 네온사인이 아름답다는데 그러기엔 이른 시간이라 거닐었다.


여행지의 참새와 방앗간은 시장이지 않은가? 카르멜 시장을 향해 무거운 다리를 옮기지만 마음만은 가볍다. 동대문 남대문 시장 같지만 규모는 작다. 길게 늘어선 시장 골목 좌우를 살피는 눈길이 반짝인다. 주스도 마시고 선글라스도 껴보며 깔깔 웃어본다. 사지도 않으면서 이스라엘 상인의 눈총을 사면 어쩌려고...


어제 샀던 식재료가 있어 빈 배낭으로 메고 돌아왔다. 주차했던 로스차일드거리엔 아직 네온사인이 잠자는 중이다. 


집을 향해 고고~~


숙소 아주머니께 빵을 하나 드리려고 잔뜩 샀다. 빵과 견과를 한 볼을  담아 드렸는데 고맙다는 말뿐 드시지를 않는다.


 '어, 우리의 호의에 반응이...'


갓 구운 빵이라고 지금 드시라니 뭐라 알아듣지 못하는 말만 한다. 그러더니 흰 밀가루라서 안 먹는단다. 약간 서운했지만 건강 챙김이 돋보인다. 벼리와 비슷한 사람을 여기서 만났다. 요가, 명상, 허브티, 주스, 건강밥상 등.


건강에 신경을 꽤 많이 쓰는 좋은 생활습관은 본받아야지.


굿바이 해브 나이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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