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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수 Aug 03. 2024

사해가 있는 동쪽으로 /23년6월11일(일)

오늘은 사해가 있는 쪽으로 가보려고 한다. 

먼저, 예수의 세례터가 있는 요르단강(요단강)을 찾아서 달렸다. 

구글맵이 알려주는 대로 자동차로 예루살렘에서 1시간 정도 달리니 검문소가 나온다. 

엥??? 웬 검문소? 이 나라는 시도 때도 없이 총 들고 검문을 하는가? 

자동차가 줄을 지었고 특히 트럭의 대행진으로 검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행렬의 일원으로 차례를 기다리면서 내심... 여권도 숙소에 두고 왔는데... 돌아가라면 어쩌지? 이런 걱정으로 1시간 정도를 기다려 우리 차례가 되었는데 보안요원이 다가와서는 어디 가느냐고 묻길래 예수 세례터 간다고 하니 여기는 요르단 가는 검문소란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쪽 세례터를 친절히 알려 주면서 그쪽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기다린 것이 아깝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형국 아닌가? 지금 요르단으로 갈 수도 없으니....

차를 돌려 보안요원이 알려준 대로 10분 정도 돌아가니 정말로 이스라엘 쪽 세례터가 나온다. 

그런데 가는 길 양쪽에 모두 철조망으로 된 것을 보니 아마도 요르단과 협상을 해서 이스라엘 쪽에서 예수 세례터 가는 길을 양보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례터에 도착하니 흑인들이 찬양을 하며 흰옷을 입고 몸을 물에 담그고 있었다. 우리도 요단강 세례터에 가서 물을 만져 보았다. 흙탕물인데도 예수님이 세례 받은 곳이라 그런지 엄숙함이 스며들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쿰란국립공원으로 여기서 구약시대 성경의 사본이 발견되었다고 유명한 곳이란다. 

그렇다면 우리도 가봐야지... 입장권을 사서 들어서니 황량한 광야 그 자체다. 

앞에는 사해가 있고 뒤에는 높은 돌산이 있다. 산 아래 동굴에서 사해사본이 우연히 발견된 모양이다. 

1시간을 넘게 뙤약볕 아래 산에 올라가서 앞에 펼쳐진 사해를 보았다. 

나중에 갈 짭짤한 바다가 푸르다.

천태만상의 돌로 이뤄진 조각들이 구석기시대 돌칼처럼 뾰족 거리는 게 날카로워 자칫 넘어지면 큰일이 날 정도다. 

네 발로 기듯이 조심 또 조심. 도전정신이 강한 것인지 별난 건지 아무도 오르지 않는 산을 힘겹게 오르고 내려오다니... 

산 아래에는 단체 순례객들이 그늘 아래 편하게 설명을 듣거나 곳곳을 다니며 구경하고 있었고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아주 아주 힘들게 산에서 내려와서 산 위를 보니 주황색과 흰 옷을 입은 우리에게 눈에 확 띄게 시선이 갈 것 같았다. 

단체여행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오를 사람도 없을뿐더러 위험해서 권하지도 않을 것 같다. 

벼리는 다른 여자와 달리 가기 싫다는 말은커녕 더 가보자고 한다. 

대단해요. 

자유여행이라 경험할 수 있었고 해리와 벼리라서 가능했다고 본다. 

식당에서 단체 손님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바로 미네랄 비치로 달렸다. 

구글맵과 함께 신나게 30분 정도를 갔는데 폐쇄되었네? 오늘 구글맵이 2번이나... 검색으로 사해 입구에 있는 칼리아비치로 갔다.

그곳은 사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푸른 해변이 넓게 펼쳐진 사해에 첫 발을 디뎠다.  몸이 둥둥 뜨는 것이 아닌가? 

말로만 듣던 사해의 위력이다. 

맛이 굉장히 짜네....

벼리는 신나서 나올 줄을 모른다. 

최고의 해수욕이란다. 

우리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시간을 선물했다

모든 이들의 탄성과 얼굴에 머금은 이상야릇한 표정과 신기해하는 모습과 웃음이 사해바다에 둥둥 떠 다닌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숙소로 방향을 잡았다. 

오는 길에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고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쯤 되었다. 

도착 첫날 안식일의 예루살렘에서 받은 느낌이 지금은 아주 딴판으로 비교가 안된다. 

차도 많이 다니고 사람들이 움직이니 이제 사람 사는 동네 같았다. 

안식일, 조용한 동네에 우리 차가 지나가면 유태인들이 특유의 복장이나 모습으로 우리를 쳐다보는 것이 “쉬는 날에 웬 차가 다니냐?” 는 식의 따가운 눈길을 보냈었다. 

불편했지만 이스라엘의 문화를 몸소 겪는 좋은 기회였다. 

숙소 앞에 있는 마트에 들러서 스파게티면과 사과 몇 개를 사가지고 와서 맛있는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글을 쓰려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한국과 이스라엘의 청소년 축구를 한다고 나와서 같이 보자고 하였다. 

우리나라 꼬깔콘 과자를 한 접시 내놓고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우렁찬 목소리로 자기 나라 응원을 했다. 텃새응원?

벼리의 몸이 들썩 들썩거린다. 

철새응원 차례인가?

역시 가만있지 않을 거란걸 안다.

분위기에 맞게 몸동작이 자유로운 대한민국의 벼리가 질 수는 없지. 

옆에 서서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오 필승 코리아. 오오 오오오~~ " 

팔을 올렸다 내렸다 엉덩이를 흔들고 두 다리를 번갈아 들어 올리며 손뼉 치고 춤을 추는 벼리의 응원에 약간 놀란 듯 기죽은 듯 웃으며 맞받아친다. 

대한민국의 붉은 악마를 아시나요?

2차전, 난리도 아닌 상황이다. 

혼자 보기 아까운 장면이다.

둘 다 뜨겁지만 벼리의 승이라면 팔이 안으로 굽는 걸까? 

딸에게 동영상을 찍으라며 셋이 응원하는 모습을 담는다. 

축구 경기와 한판 응원의 열기가 이스라엘의 작은 가정에서 우리나라까지 울려 퍼진다.

눈이 감겨 전반전만 보고 방으로 돌아와서는 오늘을 정리하며 꿈나라로 향한다.



                예수 세례지 요르단강 베다니


               강 건너편이  요르단 쪽



               사해를 찾아가던 중 




               휴게소에서의 점심 메뉴



               사해


               이스라엘 숙소에서 한, 이스라엘 축구경기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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