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레는 케냐를 가기 위하여 잠시 경유하는 곳으로 왔다.
짐바브웨의 수도이기는 하지만 별다른 볼거리는 없다고 했다.
지배인은 쇼핑센터와 공원이 좋다고 알려줘서 가까이에 있는 쇼핑센터에 가니 가게 몇 개와 대형마트가 있었다.
마트를 둘러보면서 나중에 숙소로 돌아갈 때 사 가지고 가기로 하고 아이쇼핑만 했다.
조금 더 가면 또 다른 쇼핑센터가 있다고 나와 있어 그쪽으로 가 보았으나 구글맵의 오류였다.
자연 그대로의 풀밭과 나무들과 벤치가 몇 군데 있고 사람들이 조금 있는 공원에 갔다.
사실 짐바브웨는 거리 자체가 공원과 다름없는 분위기라 이곳과 별 차이가 없었다.
도로 양 옆에 오랜 수목이 우거진 길을 달리면 운치 있고 아름답다.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서 시내가 있다는 방향 쪽으로 걸어가니 교회가 보였다.
아프리카 교회는 어떤지 호기심에서 들어가 보았다.
아무도 없는 교회 안은 깨끗하게 정리를 해 두었으며 큰 십자가가 있고 무대에 악기 몇 종류와 음향설비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교회를 살금 거리며 둘러보고 나오려고 하는데 관계자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서 가 보았다.
주방에서 청소를 하시며 음식 준비를 위해 재료를 손질하고 계셨다.
"하이, 하와유?"
역시 밝은 인사에 에너지가 넘쳐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내일 일요일 오전 8시 30분에 예배가 있으니 오라고 하신다.
예배 끝나고 차와 음식도 나눈다고 꼭 와서 먹고 가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교회를 둘러보니 꽃과 나무가 있는 정원이 예뻤고 나무나 돌로 된 탁자와 의자가 마련되어 있었다.
소풍 오는 마음으로 놀러 와서 음식도 먹고 쉬기에 딱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다시 도로변으로 나와 길을 건너 시내 쪽으로 가려다 걷기에 멀 것 같아 망설이는데 도로에서 먼 안 쪽 끝에 예쁘게 생긴 큰 쌍둥이 건물 두 채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규모에 비해 문은 작았는데 들어가 보았다.
넓은 운동장과 정원이 있고 나무 그늘 밑에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건물 부지는 큰 아프리카 대륙만큼 컸다.
들어서는 우리를 보며 "하이, 하우아유?" 인사를 하더니 여기는 어떻게 왔냐고 물었다.
"이 건물이 궁금하여 들어왔다."
웃으며 교회라고 했다.
아니, 십자가도 안 보였는데....
"어디서 왔느냐?"
"사우스 코리아."
"오, 코리아."
우리나라를 알고 있는지 좋은 나라라고 난리들이다.
다니면서 이런 반응들을 많이 겪어 어깨가 으쓱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건물이 교회 같지 않고 멋진 큰 강당 같아서 구경해도 되냐고 물어보니 괜찮다고 했다.
교회 건물에 들어가 보니 진짜 교회 내에도 십자가가 없었다.
'이상하네????'
'외부와 내부 모두 다 십자가가 없는 교회도 있네.'
맨 뒤쪽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교회 내부를 보고 있는데 흑인 청년과 아주머니 한분이 우리에게로 와서 악수를 청했다.
"한국에서 왔느냐?"
"예쓸"
밖에서 만난 사람들이 교회 안에 우리가 있다고 말해준 것 같았다.
자기들은 한국을 좋아한다며 이것저것 물으며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청년은 중국과 IT사업을 하며 한국에 친구가 많고 그들이 두 나라를 오간다고 했다.
서로 교류하며 중국과 한국에서 1년에 몇 번씩 만난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그 청년의 어머니인데 모습이 아주 젊어 보였고 옷맵시가 있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나 사업상 한국에 가끔 방문한다면서 대화는 점점 열기를 띠었다.
만난 지 몇 분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가깝다고 느낄 수 있을까?
우리나라와 관련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오래 알고 지낸 친구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또 뭐란 말인가?
만남이 유쾌했고 즐거웠다.
서로의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연락하자고 했다.
사장님이라서 인지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주의 깊게 살피는 눈매가 예사롭지 않았다.
물을 갖다 주시면서 어느 호텔이며, 어떻게 갈 거냐고 물으며 호의를 베풀었다.
아주머니는 조금 있다가 예배 보고 호텔까지 태워 주겠다고 했다.
분위기는 정말 화기애애한 모드로 바뀌면서 네 사람 주위에 환한 기운이 감돌았다.
다른 사람들과도 소개하며 인사를 나눴다
시간에 맞춰 하나 둘 들어오는 사람들의 차림새나 들어온 차들을 보니 짐바브웨에서는 부유층의 교인들이 많은 교회인 것 같았다.
우리나라도 교회에 나갈 때의 복장은 멋지게 차려입고 예를 갖추고 나서는 걸 많이 봤다.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는 예쁜 원피와 귀여운 프릴 양말, 초등생은 드레스와 구두, 17세기 백작부인이 쓰는 깃 달린 모자를 쓴 여인네들과 정장차림의 남성들이 파티장에 오는 것처럼 등장했다.
아프리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차림에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주머니도 까만 원피스에 스카프를 두른 모습이 세련되었다.
예배가 오래 진행되자 아주머니가 우리 보고 가자고 했다.
아주머니의 벤츠차에 올라탔는데 갑자기 시동이 안 걸렸다.
당황하는 기색도 없고 여유만만하게
다른 차로 옮겨 타자고 하더니 숙소까지 바래다주었다.
감사의 인사로 헤어지면서 연락을 하기로 했다.
호텔 방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그분들에게 만난 인연에 고마운 마음을 메일로 보냈다.
아들에게는 전송되었는데 아주머니는 메일이 가지 않았다.
'어 잘못된 메일이네.'
아들에게 어머니의 정확한 메일을 보내달라고 메시지를 보냈으나 보지 않으니 사업상 바쁜가 보다.
오늘 하루는 또 다른 인연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메일이 하나씩 추가되는 것은 마음의 폭이 넓어지는 것일까?
사는 게 별건가요?
마음을 열고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
남녀노소와 관계없이 친구가 되는 것.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
어려운 이에게 물질과 마음을 나누는 것.
남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며 이해하는 것.
협동하고 배려하는 마음 등.
여행은 부딪히며 배워가며 실천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여행의 참 맛이 아닐까요?
십자가가 있는 교회
하라레 거리
하라레서 만난 여사장님과 함께
십자가가 없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