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민수 Aug 25. 2024

예루살렘 북쪽, 갈릴리 나자렛은?/23년6월14일(수)

아침 일찍부터 예루살렘의 북쪽에 있는 갈릴리호수 쪽과 성모마리아가 살고 예수가 자란 나자렛으로 가기로 했다. 

예상 운행거리가 약 400km 정도 되는 장정이라 가다가 기름을 가득 채우고 마음의 준비도 단단히 먹었다. 

먼저 벧산국립공원이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옛날 로마식 문화도시였다고 한다. 

지금은 폐허가 되어 흔적만 있지만 그 옛날에는 나름 융성한 문화생활을 누린 것 같은 면이 엿보였다. 

공중목욕탕과 음악 및 연극 등을 공연하는 원형극장을 보니 그 당시 사람들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느 한 부분의 바닥에는 글과 그림을 정교하게 그려놓았는데 그때 이런 것으로 꾸미고 장식했다니 믿기지 않았다. 

작은 돌을 다듬어 모자아크로 정교하고 섬세하게 꾸며놓은 예술적인 면을 둘러보고 야르데니트라는 갈릴리 호수 옆의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와, 말로만 듣던 갈릴리 호수다."

끝없이 펼쳐진 갈릴리 호수의 광대함에 입이 벌어졌다. 

푸른 옥색 빛을 띤 잔잔한 물결이 가는 곳마다 우리를 계속 따라왔다. 

이곳은 요단강이 시작되는 곳이라 하며 예수가 여기서도 침례를 하신 것 같다. 

관광객들도 흰옷을 입고 침례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강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코 끝을 간지럽히는 신선한 바람이 발길을 머물게 하였다.

야르데니트로부터 조금 떨어진 옛날의 어촌마을인 티베리아스를 경유하여 팔복교회라는 곳으로 갔는데 2시부터 입장이라 기다려야 했다. 이곳에도 예수님이 설교를 많이 하신 것 같았다. 

2시가 가까워지니 관광버스와 차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문이 스르르 열리며 차를 타고 들어서는데 입장료를 30 세켈이나 받았다. 

약 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교회나 성당에는 입장료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없었다.

나중에 청구서가 날아오려나??? 

갈릴리 호수와 나무와 태양이 조화롭게 펼쳐진 교회의 풍광 앞에 벼리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해변이나 강변에 자리한 카페는 입소문이 빨라 한 번쯤 가 보고 싶어 하는 곳이다. 

여기가 그런 곳?

입장료를 받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른 교회의 위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주변의 자연이 호수와 어우러져 최상의 아니 명당자리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런 풍광에 안긴 편안한 마음이면 예수님의 말씀이 가슴 깊이 새겨 들지 않을까?

교회를 둘러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가 가는 것이 포착되어 따라가 보기로 했다. 

호수를 바라보는 아주 멋진 곳에 많이 모여 있었다. 

"와 저기 좋은 곳이네. 우리도 가서 앉자."

작은 문을 지나 강을 향한 오솔길을 기분 좋게 걷는데 목사님 네 분이 성경책을 들고 우리 뒤에서 오더니 나가라고 손짓을 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추방당한 느낌?

되돌아오니 쪽문을 지키는 문지기도 나오라며 손을 빠르게 흔들어 문을 통과하니 자물쇠로 찰깍 잠갔다.

이곳은 팔복교회이지 않은가?

팔복은 산상설교를 하신 예수님을 믿는 천국 백성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와 삶의 원칙이라던데...

뭐 대단한 말씀을 전하길래 영역 안에서 선택된 사람만을 위한단 말인가?

이 분들의 행동은?...

속 사정은 모르지만 이해가 안 되었다.

벼리는 뿔났다.

한 사람이라도 전도해서 하느님 말씀을 듣고 천국에 가야 한다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등 말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뭐냐고?

예수님의 사랑은 무엇일까?

종교의 편견이 없던 우리는 팔복교회를 통해 많은 생각에 빠졌다.

하느님의 뜻이려니 이해하자며 멘사크리스토라는 곳에 갔다.

여기가 예수님과 어부인 베드로가 만나서 기적을 보이고 베드로를 제자로 삼은 것 같았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여기서 빵 5개와 생선 2마리로 5천 명이 배부르게 먹었다고 한다. 

교회의 중앙에 예수님이 식사를 하신 바위가 그대로 있다. 

한 사람씩 목사님 앞에 나가서 찬양하거나 사죄를 하며 울먹였다. 

짧은 시간이지만 기독교인들에게는 영광된 자리며 마음의 평화를 얻는 참 시간인 것 같았다.

멘사크리스토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자동차로 이동하니 카타르 나옴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이 베드로의 배신으로 폐허가 되었다는 것 같다. 

여기서도 역시 예수님은 설교를 하셨다.

카타르 나옴을 둘러보고 이제는 조금 떨어져 있는 나자렛에 갔다. 

약 1시간을 달려야 할 것 같았다. 

나자렛은 성모 마리아가 살았고 수태고지를 받고 예수가 베를레햄에서 탄생한 이후 이곳 나자렛에서 성장하였다고 한다. 

나자렛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간 곳이 가나혼인잔치교회라는데 예수의 친척이 혼인하였다고 한다.

혼인잔치에서 마리아가 포도주가 다 떨어져 걱정을 하자 예수님께서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라 하니 물이 포도주로 변하였다고 했다.

예수님이 첫 번째 표적을 가나에서 행해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셨다고 하네요.

다음으로 간 곳이 수태고지성당으로 성모 마리아가 처녀시절에 살았던 집 위에 성당을 세워 마리아를 추모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마리아가 예수의 수태를 고지받았다고 한다. 

성당이 매우 웅장하고 분위가 좋아 보였다. 

벼리는 이곳이 가장 편안하고 마음이 안정된다고 하였다. 

그 말 끝에 “벼리도 수태고지를 받으려고 그러는 모양이네”라고 유머를 했더니 웃음을 터뜨린다. 

‘마리아 마리아 사랑하는 마리아∼♬‘

마리아의 모습이 예뻐서 더 좋다나. 

기념품가게가 많지 않은 성당 앞 거리엔 아주 작은 불빛들이 반짝반짝거리는 것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색시 같기도 하고 시원스럽고 멋진 마리아의 교회에서의 훈훈함이 가슴에 남았다. 

수태고지 성당 바로 옆에 나자렛시장이 있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벌써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상점들도 예뻤을 텐데 아쉽다.

약 150km의 거리를 2시간 동안을 달렸다. 

늦은 시간이다.


           숙소 도착 후 본 예루살렘의 야경

            성모 마리아의 돌집(수태고지 장소)

            수태고지 미사 장면

            혼인잔치교회 앞 골목상점

            수태고지 교회 안에서


갈릴리 호수(멘사크리스토 교회 안)


예수기적의 장소 카타르다 옴과 식사 바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