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차 카사블랑카.
모하메드 5세 광장으로 갔다.
광장에는 비둘기들의 천국이었다.
많은 비둘기들이 무리 지어 관광객들이 주는 옥수수와 곡류를 먹으려 떼를 지어 모여든다.
눈치 빠른 녀석들은 잽싸게 채간다.
비둘기 속에서 시진을 찍으려는데
내 손 위에 비둘기 몇 마리가 앉았다.
"뭘 바라며 올라왔니? 먹이도 없는데."
일요일이라 시민들이 나와서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같이 여유롭게 벤치에 앉았다.
분수 주변에 몰린 비둘기들이 공원의 반 정도를 차지하며 날았다 앉았다를 반복했다.
퍼드덕거리며 날 때 벼룩이 많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어떡하지?
'내 몸에 떨어지지 마라.'
별 생각을 다하는 이 순간이 진정한 휴식인가?
광장 바로 옆에 법원이 있었는데 일요일이라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싸늘한 법원 건물 같지 않은 온화하고 매력적이다.
누가 설계를 했는지 몰라도 멋진 작품 같다.
카사블랑카는 흰색이 대부분인 반면 관공서나 특정건물은 연한 베이지에 다른 강조색으로 차별화했다.
아랍사람들의 법은 이슬람율법에 의한 판단이 내려질 것 같다.
민주주의식 법률과는 차이가 좀 있지 않을까 싶다.
법원 옆에는 경찰청이 있었으며 건물 자체는 매우 웅장하게 지어져 있으나 입구의 경비는 삼엄하다.
건물만 보면 법원이나 경찰청 느낌이 전혀 안 들고 대형 고급 호텔이나 근사한 레스토랑 같다.
법의 심판을 받으러 가는 사람들의 암울한 마음을 배려해서일까?
문이 닫힌 두 건물은 평온하게 휴식 중이었다.
시내 쪽으로 옮기다는데 맥도널드가 보이니 배가 "꼬르륵" 한다.
시계를 보니 1시가 넘었다.
오랜만에 들러 세트를 주문했는데 가격이 6천 원 정도로 우리나라 보다 조금 싼 것 같다.
벼리는 패스트푸드라 좋아하지 않는다.
난 맛있는데.
내일 공항으로 타고 갈 기차역을 확인하여 일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걸어가 보았다.
기차역 와이파이로 인터넷 검색도 하고 메일 확인도 할 수가 있었다.
역사의 쇼핑몰을 둘러보고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아무 버스나 잡아타고 무작정 시내를 둘러보는 거다.
버스비는 우리나라 돈으로 700원 정도 했으며 버스는 나름 깨끗해 보였다.
돈을 운전기사에게 주면 표를 끊어주는 방식이었다.
약 2시간 정도 버스를 탔던 곳에서 종점을 거쳐 다시 한 바퀴 돌아왔다.
그런데 왕복을 했는데 편도 요금만 받았다.
나라마다 다른 건 뭐지?
통 감이 안 잡힌다.
내라면 내고 안 받으면 안 내면 되는 거구나.
쉽게 생각하자.
어제 갔던 하산 2세 모스크에 다시 한번 더 가보기로 했다.
모스크의 내부에 입장을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 가능할까 해서 다시 찾아갔다.
40분 정도를 걸어서 도착.
모스크는 어제 보다는 사람이 적으나 앞 광장 주변에는 사람이 좀 있다.
모스크 입장문 방향으로 걸어가보니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려고 하니 입장을 못한다고 한다.
오늘은 무슬림만 입장하고 관광객은 내일 오라고 한다.
내일은 내가 떠나고 없는데???
무슬림들이 떼로 밀려 들어가기에 그 틈에 나도 합류하여 입장을 했다.
내부는 웅장하게 만들어져 있었으나 기도하는 곳은 단조로웠다.
사진을 찍고 나오는데 입구를 지키던 사람이 다가와서 나가란다.
'나가는 중인데..'
여성들 들어가는 입구에서 벼리도 시도했으나 역시 입장이 불가하다고 한다.
모스크 광장을 나와서 대서양이 보이는 해변가 산책로에서 구운 옥수수가 유명하다길래 샀다.
700원인데 맛은 괜찮았다.
충격의 전통시장과 구시가를 돌아보려고 택시를 탔다.
미터기가 있는데도 켜지 않고 고장이 났다며 우리가 생각했던 요금의 5배를 달라고 했다.
"바가지에 안 속는다. 메롱~~ "
택시에서 내렸다.
11호 자가용을 작동시켜라.
카사블랑카에는 2종류의 택시가 있다.
빨간색은 시내만 다니고 하얀색은 시외를 다니는 택시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모로코에는 시외버스가 안 보였다.
하얀 택시가 시외버스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가는 중 우리나라에서 철수한 카루 푸 마켓이 보여 들어가보았다.
내부 진열은 우리 눈에 차지 않았다.
상품진열이나 가짓 수가 미흡했다.
밖이 소란스러워 내다보니 길가에서 싸움이 났다.
뭔 소리로 싸우는지 통 알 수가 없었지만 눈치학상으로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조금 부딪힌 모양이다.
큰 사고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까르푸에서 좋았던 것은 갓 구운 바게트다.
우리나라 크기의 반 보다 조금 큰 게 300원이라니...
"따뜻할 때 먹자"
뚝 떼어 반씩 나누어 먹으면서 걸어갔다.
따끈한 것이 바삭바삭 맛있었다.
어제 중앙시장의 그 골목에 또 들어갔다.
놀랐고 충격적이었던 곳을...
문신 장면이 없어서인지 어제 보다는 덜한 것 같아 좀 천천히 보며 갔다.
그때 골목에서 흑인이 괴성을 지르며 춤을 추며 막아선다.
나는 피해서 빠져나왔는데 따라오던 벼리 앞에서도 그러고 있다.
'벼리의 끼와 대담성을 모르지요'
벼리는 웃긴다는 듯이 그 흑인 앞에서 같이 춤을 춘다.
즉흥적인 반응에 '음매 기죽어'라 하듯이 꽥하며 옆으로 비키면서 주변 친구들과 낄낄 웃는다.
"어디서 길을 막고 까불어. 바이~'
흑인들이 모인 곳의 시장 골목에서 전부 보지는 못했지만 상상을 초월한 일이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새로운 경험이다.
구시가지는 다른 나라와 달리 가게도 적고 한산했다.
문이 꼭 닫혀있고 공차는 아이들과 흑인들이 몰려다니는 골목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
집들과 가게들은 옛 모습을 보이나 지저분했다.
목욕탕처럼 보이는 허름한 문 앞에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몸 씻는 흉내를 냈더니 맞단다.
"이런 곳에 목욕탕이 다 있네."
"얼마예요?" 궁금해서 물었더니
"6000원"
우리나라 보다 조금 저렴했다.
구시가지를 거닐면서 카사블랑카의 마지막 밤을 눈에 담는다.
하얀색 집(카사불랑카)
유엔광장 부근의 하얀색 집 배경
모하메드 5세 광장의 비들기
법원 건물
법원 건물
점심 주문중
길거리 가게
시내버스 안의 피리부는 사나이
지나가던 길가의 마켓에서
하산 2세 모스크 내부
모스크 내부
모스크 내부
모스크 입장 협상중
모스크 배경으로
하얀택시와 빨간택시
카루프 마켓앞 싸움
카루프 계산대
구시가지 골목
구시가지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