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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시골 마을과 베른... /23년7월30일(일)

by 강민수

아침에 취리히 메인역에서 슈타인 암라인 이라는 시골 마을에 먼저 가기로 했다.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대도시의 모습을 뒤로한 자연과의 만남을 스위스에서 만끽하고 싶었다.

우리나라는 폭염으로 힘든 여름을 보낸다는데 쾌적한 날씨와 환경에서 지내니 천국이 따로 없다.

슈타인 암 라인은 인구 3000명 정도 살고 있는 작은 마을로 '라인의 보석'이라는 뜻이다.

푸른 산과 파란 호수와 강, 예쁜 집들이 그림으로 다가온다.

아기자기한 마을 분위기 때문에 요즈음 관광객들이 조금 찾고 있는 곳이다.

독일과 인접해서 인지 독일풍의 건물이 많이 보인다.

마을 바로 앞으로는 라인강이 멋지게 흐르고 있다.

라인 다리를 건너가니 파스텔톤의 예쁜 집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예쁜 동네 얼굴이다.

집들 사이로 난 골목길은 미로를 걷는 느낌이다.

관광객들은 주로 자전거를 타고 많이 오고 대형버스의 단체 관광객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은 소박한 마을이 정겹다.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소리는 라인강을 타고 물결 따라 날아왔다.

"라랄라 라랄라 랄랄라~"

부드러운 선율의 울림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소곤거림이 앙상블로 귓가에 맴돈다.

보트와 카누를 타거나 수영을 즐기는 라인강의 한가로운 모습을 벤치에서 바라보았다.

살아가는 모습들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는 재밌는 동네다.

각자의 취향 따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고 나름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또 간다. 우리의 길을 따라 시간 여행하러..'

발걸음 닿는 곳마다 나의 순간순간의 점을 찍으며 인생의 긴 끈을 만든다.

강물도 졸졸 따라 레일 위를 30분을 흘러 라인폭포가 있는 샤프하우젠 마을까지 따라왔다.

유럽에서 가장 큰 폭포로 북부 스위스와 독일의 국경 쪽에 위치한다.

세찬 물줄기로 시원스레 내리치는 강줄기의 폭포가 멋있게 물을 뿜고 있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너비는 100미터 이상 넓어 강의 허리를 자른 듯하다.

웅장하고 큰 폭포소리와 거친 물살이 만들어낸 수증기 같은 작은 물방울이 얼굴에 닿으니 시원하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

주변 식당에도 꽉 찼다.

한낮의 따사로움과 여유를 부려보는 시간에 멋진 폭포와 함께 하니 상쾌하고 마음을 씻어내는 것 같다.

어쩌면 자연은 다양한 모습을 곳곳에 숨겨 놓았을까?

자연의 신비를 찾아가는 보물찾기 놀이를 하는 것 같다.

폭포를 한참 동안 보고 난 후 열차를 타고 취리히를 경유하여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으로 갔다.

또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예전에 가보지 않았던 베른의 구도시에 왔다.

감옥탑과 스위스 국제은행 등이 있었다.

감옥탑은 중세시대 베른의 출입구로 사용되었다.

탑에는 죄수를 가두어 두는 감옥이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1897년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감옥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가씨 한 명이 우리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했다.

'그럼 뻔한 일. 찍어 달라는 말?'

두 아가씨의 사진을 찍으니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며 웃었다.

"너희들 어디서 왔냐?"

“이태리”

"오, 이태리?"

"어디서 왔냐?"

"사우스 코리아"

"이태리 여행은 안 가냐?"라고 물었다.

며칠 후에 간다고 하니 로마의 위쪽에 있는 볼로냐의 이몰라가 좋으니 한번 가보라고 권해주었다.

"시간이 되면 한 번 가보겠다"

"대한민국도 너무 아름답다. 여행 와봐라."

"아, 오케이."

서로 기분 좋게 손 흔들며 헤어졌다.

"바이 바이~~"

일요일이라 상가들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화려함이 사라진 침침한 거리는 한산하다.

"문을 닫으니 썰렁하네. 구경하면 재밌는데..."

관광객도 많지 않으니 구시가의 또 다른 모습을 베른에서 보았다.

"여기까지 왔는데 둘러봐야지요."

골목을 누비벼 돌아보니 그런대로 올드타운의 멋을 느낄 수가 있었다.

다시 취리히로 돌아가는 열차를 타러 가다가 역 내에 있는 마트에 들렀다.

"뭘 살까요?"

"우리 좋아하는 것 가득."

샐러드, 과일, 맥주는 기본이다.

저녁거리를 사서 서둘러 열차에 올랐다.

짐가방 없이 이리저리 다니니 편하고 다닐만하다고 느껴진다.

더구나 숙소가 아파트라 내 집처럼 편안해서 마음이 안정된다.

다시 여행을 출발하는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여행의 피로가 씻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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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인암라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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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폭포 가는 열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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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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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시내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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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국제은행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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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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