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 번쩍, 서에 번쩍...'
렌터카가 쌩쌩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며 케이프타운을 알뜰살뜰 많이 보았다.
요하네스버그에서 3일을 지내면 남아공을 떠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대의 도시이자 아프리카에서 가장 상공업 번영한요하네스버그가 무섭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나서 몸이 사려진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첫날은 에너지 충전의 날이다.
오랜만에 숙소에서 하루를 쉬면서 다음의 여정을 위한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보 후퇴 십보 전진'을 위한 전략이라고 할까?
요하네스버그도 치안이 불안하여 관광객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체크인할 때 직원이 이야기를 해 주었다.
호텔 담장을 넘어서면 위험하니 절대 나가면 안 되며 택시나 우버를 이용해서 관광하라고 권해 주었다.
내심 택시나 우버기사들과 짜고 하는 작전인가??
싶은 마음도 들었다.
현지인 직원의 말을 잘 듣는 착한 학생처럼 담장 옆에도 가지 말자며 웃어본다.
이 호텔은 고급스러움보다 자연친화적이라 수목이 우거져 마음에 편안함을 준다.
아프리카의 전통가옥인 론다벨에 가까운 집과 방갈로와 좀 더 현대식으로 개조한 객실 등으로 형태가 다양했다.
뚝뚝 떨어진 단독집과 여러 채가 연결되어 있었는데 넓은 부지에 조경이 예뻐서 사잇길로 산책하기에 좋았다.
분수도 있고 잔디 사이의 돌과 흙길을 걸어서 돌아가면 넓은 땅에 운동과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미끄럼틀도 있고 나무와 꽃도 반긴다.
붉은 벽돌로 쌓은 벽은 아기돼지 삼 형제의 막내 집을 연상시킬 만큼 튼튼하게 잘 만들어졌다.
우리 방은 벽돌담인데 황토벽 집도 몇 채가 보이니 슬그머니 부러운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벼리다.
황토방 온돌에서 뜨끈뜨끈하게 찜질하며 땀을 내면 건강에 좋다고 한 번씩 갔던 곳을 생각하는 것 같다.
야외의 나무 테이블에 앉아서 꽃과 나무와 맑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해바라기 하면서 여유를 부려볼까도 생각 중이다.
호텔 담장으로 바라본 바깥 풍경은 먼지를 풀풀 날릴 것만 같은 메마른 흙과 차들 뿐 삭막한 거리만 길게 뻗어 정감이 가지 않았다.
가뭄에 콩 나듯 가끔 지나가는 사람이 찬바람을 쌩쌩 일으키며 걷고 있으니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바깥의 주변 산책은커녕 나갈 수도 없으니 호텔 안을 돌아다니며 자연과 친구가 되어 보았다.
최고의 안전은 셔틀버스를 타고 공항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신용카드도 없고 자금 사용이 용이치 않아 공항투어 및 호텔에서의 휴식으로 정했고 내일은 우버택시를 타고 시내 한 바퀴를 하기로 했다.
공항에 가서 정보를 수집하던 중에도 이구동성 위험하단다.
해가 떨어지면 절대로 움직이지 말고 낮에도 시내 번화가 쪽에만 다녀야 한다고 하니 요하네스버그라는 거대한 울타리에 귀양 와서 고립된 느낌이 들었다.
공항 내를 거닐다 보니 코로나19 검사센터가 보였다.
다음 행선지인 짐바브웨에서 올해 5월에 공식적으로 해제된 코로나 검사결과지를 입국 시 요구한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었다.
코로나 19 검사센터에 물어보니 중국행은 요구하는데 짐바브웨는 확실히 모른다고 항공사에 알아보라고 했다.
약간의 걱정을 안고 공항 2층에 자리한 항공사를 찾아갔다.
"짐바브웨공항에서 코로나 검사결과지를 요구합니까?"
"필요 없습니다."
시원스레 대답하는 확신에 찬 목소리에 마음이 들썩이다 안도감으로 내려앉았다.
짐바브웨 입국 시 보여줄 코로나 결과지 해제 관련 문서사본도 준비했는데 없어도 된다니 안심이 되고 걱정을 들었다.
만약 필요했다면 벼리가 검사하는 걸 아주 싫어하는데 큰 일어날 뻔했다.
정말 다행이다.
여행하면서 생각지 못한 일이 생기면 벼리가 힘들어하니 옆에서 보는 나도 힘겹다.
순조로운 일정으로 여행을 하려는 계획이지만 예기치 않은 일로 뒤틀리면 잠깐 또는 하루 종일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공항이 넓지 않았다.
조금 걸으니 한 바퀴가 싱겁게 끝나 버렸다.
마음에 담아두었던 코로나19 검사 여부의 실마리가 해결된 가벼움으로 호텔로 돌아왔다.
양지바른 나무 테이블에서 간식도 먹고 그림을 그리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호텔 안과 밖의 너무 다른 환경은 우뚝 솟은 울타리로 보호를 받지만 무감각하게 지나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냥 담이려니 생각한다.
가정, 사회, 나라의 울타리 중요성을 새삼 느껴보는 오후다.
며칠 후면 16일 정도 머물러야 하는 케냐 나이로비는 지금까지의 여행 기간 중 가장 길다.
신중을 기해 우리 집 같은 느낌의 아늑한 숙소를 오늘 같이 여유 있는 시간에 미리 찾아서 예약을 해 두어야 한다.
아파트를 구해 우리나라 음식도 요리하고 향수를 달래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 기간이 되도록 만전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누가 더 좋은 곳을 찾아내는지 지금부터 시작."
눈을 부릅뜨고 휴대폰과 노트북을 켜고 경주를 하고 있다.
산 좋고 물 좋은 데를 고르기가 그리 쉬운 가요?
무척 어렵죠.
눈알은 핑핑 굴러가고, 머리는 빙글빙글 회전하던 시간이 꽤 흘러갔을 때 드디어 찾았다.
"와 이. 아파트 괜찮네."
"어디 어디..."
우리의 희망대로의 아파트이기를 기대하며 머리를 맞대고 살펴보았다.
거의 비슷하게 맞아떨어져서 선택하기로 했다.
케냐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구했으니 마음이 든든해졌고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중요한 한 건을 이루었다는 뿌듯함에 잠겨 생각하니 차량 내 도난사고를 당해서 그런지 남아공이 살인율 세계 1위라는 말이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다.
멋 모르고 왔다가 사고를 또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행동이 위축되기도 했다.
나도 나지만 벼리는 향수병에다 이런 큰 사건을 겪으니 우리나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힘들고 크게 와닿아 마음에 상처가 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잘 견뎌내고 있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
편한 하루가 저물면 다른 내일의 붉은 태양이 떠 오르겠지.
요하네스버그의 내일을 밝히며...
요하네스버그 공항
숙소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