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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Jun 05. 2022

서촌 기록 보고서

서촌 골목 투어 ep5


서촌 북쪽 어딘가, 1980년대 건물을 보고 그려 봅니다.


전 이러한 건축물을 좋아합니다. 사실 1980년대 빨간 벽돌 시범아파트 감성이지요. 네 맞아요. 자세히보면 어딘가 비슷한 건물 구조를 많이 느끼셨을겁니다.


살다보면 뉴스나 기사에서 가끔 언급되는 '시범아파트' 많이 들어보신 분 계실텐데요. 아마 강남의 '은마아파트'나 여의도의 '시범아파트', 그리고 지금은 철거되고 나름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바뀌고 있는 남산의 '시민아파트'가 연상되더랍니다.


이 아파트들이 가지는 의미는 단 하나입니다.


"적어도 사람들이 살었었네. 하지만 이제는 점점 사라져갈 또 하나의 추억품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저는 다큐멘터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최근에 현장르포 동행이라는 인간 휴머니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장소는 인천 부평구 부개동 산7번지를 배경이며, 인물들은 소시민적인 삶을 살고 있는 어느 40대 어머님과 여중생 2명과 초등 남학생 1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답니다. 그들의 힘겨운 삶이 어느 vj를 통해 120분동안 생생하게 이어지더랍니다. 남들은 도저히 모르는 그 상황을 보고 저는 살짝 충격에 빠졌습니다.


집들은 마치 쓰러져가듯이 허름해져가고 있고, 더군다나 3평 남짓한 방에서 4명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 더군다나 가족 환경은 최악이었습니다. 사춘기 시즌을 앞둔 학생들과 그리고 힘겹게 방문 판매를 이어가던 어머님과의 갈등까지. 모든게 마치 힘겨운 소시민들이 힘겹게 버텨가는 현장이었습니다.


저는 눈물을 짓이기며 이 상황을 관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부에서는 당시 촬영 시점으로 30일 이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도록 안내하는 경고아니 경고장을 내밀어주며 강압적으로 이주를 촉구하였습다. 이 40대 어머님의 떨어지는 구슬방울 같은 눈시울은 여전히 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댓글에서는 더욱이 이 분들을 응원하며 펀딩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장소적으로 보면 딱 하나입니다.


#서촌마을골목투어 #서촌골목투어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왜 떠라나고 하나요?

누군가를 위한 장소일까요.

투기일까요 투자일까요.

아니면 삶의 지평선 너머 누군가의 암묵적인 손 지시일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어느 부동산 중개업자의 댓글이 달려있더랍니다.


저는 이 글을 보고 현대사회는 점점 변질되고 있는데 삶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과 같아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당신들이라면 어떤 행태와 행세를 보며 이 자리를 이겨내려고 노력하겠습니까. 그들의 자리를 대신해줄 수 없어서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감성만으로 이길 수 없는 현대사회라서 우리는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저는 최근에 이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여 여러 기사 뉴스를 읽어보고 한편으로는 이분들과 같은 삶을 지내시는 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나 봉사활동이 있는지, 혹은 정부의 저소득층 정부 정책이 있는지 곰곰히 곱씹으며 찾아보았습니다.


참으로 다양했지만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관심이 많은 봉사 단체에서는 그들의 집을 다시 리모델링하고, 어느 사설 단체의 펀딩 활동을 통해 그 지역에 거주하는 30대 가구의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있더랍니다. 이는 저뿐만 아니라 당시 빈부격차가 만연했던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대신, 따스한 마음으로 변화시키고자 추구했던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봅니다.


서촌이라고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서촌 마을 북쪽으로 갈수록 쓰러져가는 골목길과 함께 정비 사업 명목으로 재개발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기사들이 속속히 보여집니다.


요즈음 윤석열 정부가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함과 동시에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외국인들 및 관광객의 종로 유입이 급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각각 로컬에 대한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하나, 관광객의 종로 유입이 급상하면서 로컬화에 대한 광고와 홍보성이 진득하게 이어진다는 점, 즉 인근에 있는 서촌마을과 북촌마을의 관광객 유입이 많아진다는 점입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굉장히 달콤한 관점이겠지요.


둘, 경제 활성화로 인해 서촌마을에 거주하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더 간다면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될 것입니다.


셋, 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람 사는 맛이 더욱 되살아나 점점 로컬의 홍보성이 짙어질것입니다.


다만, 간과해서 안될 몇 단점이 보였습니다.


하나, 짙은 로컬화과 점점 상업화되면서 홍대처럼 젠트리피케이션화 될 것입니다.


한 예시로 홍대에 거주했던 기존 원주민(현주민, 일종의 홍대 1세대 사람들과 주민들, 그리고 예술가들)이 밖으로 쫓겨날 것입니다. 그 주변 장소가 바로 연희동과 망원동, 상수동 아니겠습니까. 카페거리가 무색할 정도로 많았던 지금의 현 서울 주소가 그 상황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둘, 과한 상업화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동네의 스토리가 죽고 오직 경제적 결과에만 치중된 수단과 방법이 역설적으로 뒤엉킨 마을이 될 것입니다.


셋, 결과적으로 홍보의 과중화로 인해 점점 관광지화 되어 북촌과 같은 비슷한 처지가 될 것입니다.


물론 사회학자나 도시행정, 재개발과 도시건축등 사람들이 살고 있는 원초적인 행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일반 관광객들이 알 턱이 없습니다. 저는 이 서촌마을을 리모델링하는 차원으로 바뀌기 보다는 여러 기획이 필요하며 다양한 인적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만의 서촌 마을 살리기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기획을 만들고자 합니다.



로컬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만들자.

1. 서촌 마을 사람들과 인터뷰를 해보았다.

2. 서촌 투어의 원인을 분석해 보았다.

3. 로컬에 대한 그분들의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고 정리해 보았다.


참으로 어렵습니다. 자격증 공부보다 어려운 이유입니다. 모든 전문가와 인력 인프라의 아이디어 구상이 필요합니다.


도시 행정가와 재개발 전문가들이 모여 삼삼오오 합의하에 이루어져야합니다.


제가 골목투어의 취지를 언급한 이유는 '임장'이라는 부동산의 업종을 막론하고, 골목을 구경하면서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다움'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목적과 수단이 바뀌면 안됩니다.


골목투어 이유는 단 하나, "사람 답게 살고 있습니까? 그분들이 그 골목에서 어떠한 이유로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까요?" 입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분들이 로컬이라 자칭하면서 쓰러져가는 골목길 어느 집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것인가. 하지만 자의에 의해서 어렵다면 타인에 의해서라도 말입니다." 이 말에 더 강력히 의미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길을 가다가 익숙하고 낯이 익은 장소는 그저 하나의 객관식에 불과합니다. 주관식적으로 우리가 왜 이 골목길을 거닐고 여기서 간판 없는 유명하지도 못한 로컬 가게에 가려고 하는지 심리적으로 정확히 짚어 가야합니다. 그래서 인근 서촌마을 할머니와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40년도 더 된 간판 없는 골목길에 와서 굳이 사람들을 맞이해서 뭐하는가. 그저 우리가 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좋겠지."


그 옆으로 쓰러져가는 골목 가게 아저씨와 인사합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요청해 봅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란 그저 군더더기 없는 하나의 장소가 되질 않길 바라지요. 여기서 함께 밥도 먹고 싸우기도 하고 일상을 다 바쳤습니다. 우리가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외관을 중요시 하지마세요."


마지막으로 인근 인도 옷을 판매하는 어느 가게에 가봅니다. 마지막 요청인지라 더 견고하고 진득하게 말을 이어 갔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람이 살다보면 그 자리에 머문 자리가 아름답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점점 의미가 퇴색되어 간다는 것은 저를 잃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남들이 저를 모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인도 옷을 판매하려고 이 서촌마을에 자리를 잡았지만, 점점 저를 알리게 되었습니다. 장소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점점 사람의 인정으로 바뀌면서 이 마을에 스토리가 짙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 세분들의 공통점은 하나로 정의됩니다.


그 마을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를 알아달라. 장소를 만드는 것은 우리, 즉 사람이다. 사람을 알아야 그 장소가 보인다. 그래야 그게 로컬이라고 한다.


전 이 말이 얼마나 와닿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게스트하우스를 보면 연상되지 않나요. 여러 후기를 보면서 그 장소의 외관과 서비스도 좋지만 더욱이 사장님이 어떠한 스타일인지, 그리고 그 사장님의 스태프분들이 서비스 마인드가 대단한지, 혹은 후속 관리와 친밀감이 진득한지 보는 이유도 여기와 연관되어 있더랍니다.


결국에는 그 로컬이 살려면 장소가 이어져 가야하는데 그 장소의 원인은 '사람'에서 비롯됩니다. 결론은 로컬의 원인은 사람입니다.



'사람다움'이 '사람답게' 살려면

1. 서촌 마을의 풍경을 찍어보기. 거기서 사색해보고 사유해보기.

2. 정답은 없지만, 사람들이 자주 가는 서촌 마을 풍경을 찍어보고 정리해보기

3. 나의 주관과 기사의 객관성에 맞춰서 정리해보기.


왜 부동산 업체 사람들이 건물을 찍을 때, 외관도 찍어보고 이 인근의 인프라를 설명하지 않습니까. 그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집을 구매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이 집 내부의 인테리어와 기존 어메니티, 그리고 평수를 보고 사람들의 후기와 함께 공급률 등 수치화 된 자료를 자주 접하겠지만, 실제적으로 사람들은 살다보면 집 인테리어에 관심이 없어집니다. 사람이 무릇 익숙해지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욕구에 근거합니다. 점점 생존의 욕구가 5단계가 올라갈수로 자아 실현 목적으로 변해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에 근거) 결국 자아 실현의 목적은 '나'에서 비롯되는데 그런 '나'가 점점 성숙해지려면 인근 환경을 무시 못 하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밖으로 나갈 때 사람들과 만남의 장소를 추구하는 장소, 또한 어떠한 장소에 갈지 고민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 장소에 술집이 많은지, 사람들이 많은지, 심지어 학군의 비중과 인근 공원이 있는지 교육과 문화적 접근성도 고려하는 이유가 여기서 한몫합니다.


물론 저는 부동산 일에 대해 관심이 없지만 예전 자주 골목투어를 하다보니 점점 이러한 부분이 눈에 훤히 띄어집니다. 특히 사람들이 자주 사진을 찍는 이유 중에 하나가 우리집 밖의 '풍경'입니다.


집 내부 사진을 찍어서 나의 변화가 도드라진다는 것은 극히 일부입니다. 내가 미니멀라이즈라고 할 지라도 어디서나 공간 환경 특성상 내부에 '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서촌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외관적으로 자신의 자아 성숙과 욕구 5단계 충족에 근접하도록 (즉, 조금 더 자신의 삶의 의지력 활성화를 위함) 외관에 꽃을 깔고 식물을 기르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길을 건너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덤이지만, 마을 주민들의 입장은 역시나 '우리가 있다는 것을 조금 더 증명하고, 나라는 사람이 이 서촌 마을에 살고 있음을 언급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더 쉽게 정리하자면, 우리가 길에 보이는 모든 꽃들과 조경, 그리고 아름다운 소규모 정원은 다 관광객과 외부인들을 위함이 아닙니다. 그저 그 마을의 정체성을 조금 더 업그레이드시켜 사람들과 주민들의 마음이 한결 더 나아지기 위함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서촌에는 꽤 전원주택이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서촌 마을 곳곳을 둘러다니면 의외로 정원 형태의 사진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집니다. 우리는 이것을 외부효과이자 나비효과라고 봅니다.


태평양 반대편에 있던 어느 작은 호랑나비의 날개짓이 결국에는 다른 반대편에 있는 곳에 쓰나미가 밀려온다는 무서운 말로 유래되었지만, 사실 긍정적인 말로 비유하자면 서촌마을 주민들의 외관 꾸미기가 우연치 않게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그게 입소문을 타고 sns에 점점 울려 퍼지면서 바이럴 마케팅이 성공된 이유라고 합니다.


결국에는 일석 이조 효과를 지닌 서촌 마을의 골목 정화 사례였습니다.


무덤덤하게 갈아엎고 모든 것을 정화하는 그러한 재개발보다는 이러한 소소한 주민들의 적극 참여가 한편으로는 외부인들의 마음마저 사로 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당신들은 오늘더 어디에서 무엇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계십니까.

풍경 지극한 곳에 오세요. 그곳은 서촌이 아니더라도, 북촌이 아니더라도.

이와 비슷한 사례의 마을임이 분명합니다.


삭막한 회색빛에서 잠깐 탈출해서 이동하세요.

그곳은 잠깐이지만 그분들이 '사람답게' 살고 있는 '사람다움'의 증거랍니다.


사람다움, 그것은 우리가 사람이기에 가능한 이유입니다.

사유해봅시다.


한번더 초심잡고.


<아래 사진은 4월 중반에 찍은 서촌마을 사진입니다. 현 푸르스름한 청록색의 5월 서촌이 아니라 더 이색적입니다. 분홍분홍과 개나리가 핀 정원 마을의 모태, 4월의 서촌마을을 구경해보세요.>

























*현재 서촌 마을 관련 '고즈넉한 마을에 숨결 넣어주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일부 내용입니다. 다소 우리가 알 수 있는 서촌 마을에 대한 풍경과 내용에 대해 객관적 서술이 아닌 주관적인 서술이 기입되어 있으므로 참고 부탁드립니다.


#서촌마을 #도시재생 #골목재생 #건축재생 #마을프로젝트 #도시재생프로젝트 #골목길프로젝트 #골목투어 #서촌마을골목투어 #서촌골목투어 #도시행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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