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강릉 여행 3

소소함이란 무엇일까. 혼여행의 묘한 심리란.

by 갓혁

안목해변을 따라 캐리어를 들고 이동해 보았다.

길을 무심히 지나가다가 발견한 소소한 공예품점이 눈에 띄었다. 한마디로 내 눈길을 잠깐 사로잡았던 곳. 아까 분명 인근 안목역 선물가게에서 구매하려고 했는데 사실 밤이 되니까 간판이 나를 부르더라. 그래서 이끌리듯이 들어갔는데 말이야.


진짜 인테리어도 좋지만, 무엇보다 손수 제작한 강릉 감성 뽐뿌 미쳐버린 장식품들이 많았다. 물론 난 남자라서 이런 거에 관심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배경음이 한몫했다. 심지어 고요히 들려오는 BGM이 메이플스토리 같았다. 아 진짜 맞는거같았다. 왜냐하면 내가 학창시절때 메이플만 12시간 했으니까, 그 루디브리엄 장난감 마을과 빅토리아 마을 BGM이 머릿속으로 후벼파진다. 그래서 더 감미롭게 젖어들어 이 장소에 무려 30분 동안 있었다. 냄새만 3번 맡아보고, 아 이건 찐으로 사야겠다고 생각한 프리지아 향수. 감미롭고 은은한 향이 화악 와닿았다.


Thank you for raising me with love :D - By 라라의안목



개조심. 귀여운데 다가가면 으르렁거리고 꼬리는 왜 흔드냐, 그런데 집주인장님이 이렇게 직접 손글씨로 작성한 거 보면 상당히 강릉 사람들 대부분은 문학이나 예술, 서예에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안목해변과 송정해변


생각해보니 체크인이 오후 4시였다. 그러니까 당시 내가 도착한 시간은 1시. 그래서 주인장님께 빠르게 연락하여 캐리어 보관 가능하냐고 물었는데 바로 답장 오셔서 괜찮으니 계단 옆에 맡겨놓으라고 했다. 이래서 미리 강릉역에서 짐 보관을 하던가, 아니면 알아보고 짐 보관 가능한지 먼저 물어봤어야 했다. 난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시간도 좀 있고 하니 안목 해변 끄트머리, 그러니까 빨간 등대가 있다는 곳으로 이동했다. 사람들도 많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모처럼 혼자 사색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길 기대했다.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나 혼자 여행하니, 주변 사람들에게 찍어달라고 요청도 했다. 방파제 근처로 앉을 수 있는 모든 곳에는 낚시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렇게 고기가 잘 잡히나 신기하더라.




빨간 등대 입성. 그냥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등대 맞다. 혼자 찍으려니까 조금 그러더라. 그래도 재미만 있으면 다행이더라. 대어를 낚아 올린 쾌활한 아저씨의 목소리가 아직도 상기된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어서 오히려 좋았다. 나 홀로 여행은 역시나 무관심과 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펼쳐져야 제맛이었다. 묘한 이 혼자만의 감성은 나를 조금 더 삶에 대해 성찰하도록 하는 좋은 계기가 되주었다.


-

다시 게하입성. 체크인은 비대면, 원래 2인실이었는데 4인실로 이동했다. 2명 동행 인원이 기존에 예약을 해놓은 상황이라 방 배정이 바뀐듯하다. 내 숙소는 3층. 아직 내부 구조는 확인 안 했으나 그냥 짐만 맡겨놓고 얼른 바깥 구경을 하러 나갔다.


노트북만 챙기고 저기 안목해변말고 뒤 남대천 방향 산책로로 이동해 보았다. 당시 날씨가 무척 좋다보니 라이딩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터벅터벅 남대천 방향 골목을 거닐면서 카페거리로 이동하였다. 솔직히 후기로 가장 끌리는 곳 가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 카페에 애정이 깊지가 않아서 휴대폰 충전과 블로그 포스팅 정리 좀 하면서 잠시나마 바다 구경을했다.


게스트하우스에 잠시 짐을 맡겨놓았다.


스타벅스가 제일 무난했다.


나는 송정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중간중간에 옛날 초소 경비대가 있었던 곳이 이렇게 벽화로 자리 잡게 되었다. 예전에 북한공비들이 미친듯이 침투해서 강릉에서도 철저하게 철책선 깔아놓고 경비대가 많이 주둔했다고 한다.


목이 말라 인근 노점상에서 20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켜 근처 해파랑 색소폰 연주회를 관람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벤치에서 나만 쳐다보셨다. 그 기분에 어깨가 자연스레 으쓱여지는건 덤이었다.



참고로 송정의 의미는 소나무를 의미한다. 그래서 부산이나 강릉, 심지어 서울의 송정이라는 지역에는 소나무가 많았다는 역사가 있다. 그리고 바닷바람과 해수에 의해 자생하게 된 소나무를 해송이라고 부르는데 굉장히 아기자기하여 가끔 원예 예술품이나 직접 키우기도 한다. 그리고 송정해수욕장를 깊숙이 들어갈 때마다 등장하는 옛 경비대의 벙커가 많다. 아직 보존하는 중인 듯하다.


송정해변 어딘가.


그렇게 나만의 포토존 아지트를 발견했다. 그래서 1시간 동안 남자 혼자 셀피 놀이에 푹 빠졌다.

특히 노을 질 때의 아무도 인적이 없는 그 느낌이란 절대 말로는 형용이 안됨. 아니 그런데 역시나 셀피는 진짜 못 찍겠다. 특히 남의 도움 없이는 힘든건 어지간했다. 사진 찍은 것만 100장인데 겨우겨우 잘 나온사진들만 뽑았다. 그래봤자 3장 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어느덧 일몰 시작되는 강릉. 아까 셀피 찍은 시간대 차이가 고작 30분 간격인데 하늘이 분홍색으로 되어간다. 역시 해변 포토의 묘미는 노을 질 때 찍어야 잘 나오나보네.


도착하니 8시. 배가 너무 고파서 일단 아까 미쳐 들어가보지 못한 게스트하우스 내부를 헤집는다.

참고로 주인장님과 비대면 형식으로 체크인 되어서 온전히 문자 공지로만 안내받은 사항, 그리고 슬리퍼를 의무적으로 신고 내부에 들어가야 한다.



확실히 내가 바라던 그 게스트하우스 감성이다.

사실 게하 감성은 두 가지다. 미친 듯이 놀고 모르는 사람들과의 여행 추억이 있는 파티게하. 그리고 온전히 1인으로 놀러 오는 감성게하.


그리고 사실 첫째로 선택했으나, 운이 좋게 독방에 걸려들었다. 그러니까 완전히 천국이 따로 없네. 심지어 사람들 별로 없었고, 그 층에 나만 사용하였다.


다만 샤워실 위치가 지하이고 공동이라 이거 예민하신분들은 잘 선택하시길, 그리고 방음이 잘 안된다. 난 무척 피곤해서 곯아떨어져 다행이었지만 안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하실까.


아까 송정해변에서 셀카 찍다가 휴대폰 충전하는 곳에 굵은 모래가 박혀버렸다. 그래서 인근 편의점에서 마스크, 핫팩 구매한 김에 바늘 세트를 사와 스마트폰 아래 부분을 파냈다. 난 이때부터 알았다, 이제부터 홀로 바다여행 가면 바늘은 꼭 챙기자고.




이제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이 근처에 있는 횟집에서 얼른 회 한 접시 떠서 소주랑 부어 마시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늦어서였을까, 아까 바늘로 스마트폰 콧구멍 후벼파느라 30분을 소요했다. 알고 보니 밤 9시 이후 영업금지였고, 내가 도착한 시간은 바로 딱 오후 9시였다. 타이밍 기가 막히네.

혼자 쓸쓸히 운동복만 입고 카페거리를 거닐어본다. 당시 처참했던 내 상황.



솔바람다리
만두의고수 만고땡과 소주 한병, 그리고 해변가.


아 맞다. 옆에 만둣집 있었다. 인근 게하 근처인데, 그 한밤에 수증기 펄펄 나오면서 거리를 자욱하게 하는 수증기 덕분에 무의식적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사람 없는 곳으로 가자. 걷다보니 도착한 곳은 솔바람다리.


인적이 없다. 그냥 아무도 없다,, 몇몇 낚시하시는 분들 제외하고는.

그분들도 노상하면서 회에 소주 딱 하시는데, 나는 이렇게 처량하게 혼자 소주와 만두와 초코에몽과 함께했던 그날.


바다 보면서 사운드클라우드 노래 틀어놓으니 아주 감성이 하늘을 치솟아 찢어지겠다. 대략 1시간 있었나. 친구들과 통화하면서 강릉 자랑하는데 너무 추워서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숙소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에 친구들과 같이 오길 간절히 기대했다.


-


강릉의 밤. 너무 고생한 나에게 박수. 포스팅 시간도 참 애매한 시간이었지. 그러나 또 하나의 마지막 추억이길 부여잡고 그렇게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하다.



<다음화 보기>

나홀로 강릉 여행 4 (brunch.co.kr)



#갓혁의일기 #나홀로여행 #나혼자여행 #나홀로강릉여행 #남자혼자강릉여행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