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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Mar 05. 2022

ENFP 남자 홀로 제주여행을 가다

나홀로 제주 여행 1

2021년 마지막 12월. 인생 30일차로 계산하면 하루 1분 1초가 아깝다. 그래서 여행을 갔다. 어디로? 바로 제주도지. 이 시국에 무슨 제주도 나불나불 거리면 혼나 다들.

이번 제주도 여행은 트래킹과 백패커의 자신감을 가지고 나홀로 여행이라는 큰 취지를 가지고 진행하였다.


사람들 북적이는 그 제주도가 보기 싫어서 일부러 일찍 예약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예약한 특가 항공권이라 더 기분은 짜릿했지.

그런데 뭔가 마음의 짐을 덜 놓고 온 기분이다.

아 맞다. 음식물쓰레기 카드를 같이 가져왔다. 어쩐지 엄마한테 전화와서 음쓰카드 어딨냐고 혼났다.

나이 먹고 머리가 비었냐고 욕을 먹었지만 이 또한 애증표현이었다. 미안합니다. 그래도 여분있으니 다행.


떠나요. 나혼자. 제주도로.


진에어 항공 탑승했다.

17:45분 출발인데. 30분 딜레이 됨. 뭐 그래도 기분 좋으니까 일단 가야지 않겠는가. 그리고 다행스럽게 내가 탑승한 비행기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거의 1/3 정도 탑승했던 진에어. 서비스도 만족.


그런데 누가 자꾸 안전벨트 풀려고해서 승무원들이 계속 착용하라고 멘트함. 덕분에 내 꿀잠은 날라갔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하다고 생각. 마스크 안벗는 무례한 사람들이 없어서 더욱 다행이었다.


뭔가 떠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황홀하면서 한편으로는 육지와 잠깐 안녕이라 더욱 기분이 좋더라 :D

그리고 나 혼자 간다는 그 맛은 더욱 색다롭고 한편으로는 모험 심리를 동반하여 인생의 새로운 기록을 하나 도전하게 될 것 같다.




아카시아게스트하우스.

그전에 미리 숙소를 예약했다.

애월로 이동하여 바닷가 풍경을 만끽하고 싶어서 말이다.


30분 딜레이와 1시간의 경과 후 도착한 시간은 대략 오후 7시쯤이었다.

바로 예약한 숙소로 이동할 버스를 탑승하러 갔다. 사람들이 그래도 평소와 다르게 많이 없었다.

아마 연말에 다들 제주 여행 계획을 잡은 듯. 나야 뭐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그 이후에 코로나가 대폭 상승할 듯 하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제주 공항 4번 탑승구로 얼른 이동한다.


아아, 아니구나 다들 택시나 셔틀버스타고 렌트카 빌리러 가나보다.

택시 웨이팅이 상당히 길었던 저 마의 구간. 옛날 기억이 난다 낄낄


게이트 4 도착. 나는 저기102번 버스를 타고 애월로 이동했다.


-


애월 도착

도착하자마자 반겨주는 돌하르방.

뭔가 밤에 보니까 조금 섬뜩하다.

인근에 아무것도 없다. 그냥 시골 느낌. 그런데 내리자마자 사람 없는 틈을 타서 마스크를 잠깐 벗고 콧구멍을 크게 벌려본다. 쓰읍 하아~ 이 바닷향기가 사무라치게 자극한다.


주위 풍경을 하나씩 사진에 담아내본다.

이것 또한 의미가 없지만 하나의 기록이 되기를.


게하 도착 1시간 전에 사장님께서 문자 보내라고 하셔서, 8시30분으로 맞추었다.

8시 20분 도착했는데 1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바닷가 구경하기로 한다.


아무도 없는 애월 바닷가.

뭔가 나만 있는 세상에 감탄스러울 뿐.


곳곳의 풍경을 기록해보았다.


이름 모를 초록색의 낡은 긴 의자.

지금 12월에 제주도 유명한 곳곳마다 동백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내일 비가 안오면 감귤체험하려고 하는데 이미 몇 장소 찾아보니까 카페만 가능하고 감귤체험은 어렵다고 한다.


하도마을 풍경


저기 바닷가에서 왼쪽으로 꺾고 또 꺾으면 글램핑 느낌 나는 전구등들이 즐비하다.

거기가 바로 아카시아 게스트하우스


나름 조용하고, 홀로 여행오시는 분들.

그리고 시끄러운 분위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또 바닷가 근처라서 날씨가 좋으면 바닷가 풍경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


하아 또 빨간색 벽돌이 내 마음을 자극시킨다.

볼때마다 짜릿하고 색다로워.


바닷가 물결같은 건물 페인팅과 각도, 조명에 농도, 질도, 온도가 밑도는 이 감정은 말로 형용이 어렵다.

진짜 제주도에 왔다는 실감이다. 그리고 체크인하러 가보자 !


날씨가 좋으면 저기 벤치에서 맥주 노상 까면서 사람들이랑 하하호호 웃으면서 서로 이야기할텐데 조금 아쉽긴하다. 나중에 날씨 좋은 하절기에 오면 그 느낌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겠다.


여기 애월 바닷가 근처에는 길고양이들이 많다. 아니 바다고양이라고 해야하나?

얘 등에 하트표시 있는데 귀여웠다. 그런데 다가가면 경계하고 후다닥 어디론가 사라진다.

아직 나는 고양이들의 매력을 잡을 수 없나보다..


그리고 스태프 분을 통해서 체크인 후, 열체크, 방역체크 꼼꼼히 진행하였다.

요즈음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면서 의무적으로 거의 모든 숙박업체에서 방역체크를 해야한다고 한다.

당연하다고 느끼는 점이지.


아카시아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나 혼자 사용했던 방, 페퍼민트 룸


생수 한병과 수건 2장 얻었다. 내가 있던 자리는 페퍼민트 방.


원래 6인실인데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1/2로 인원을 축소화 했다고 한다.

그래서 덕분에 안심이 되는 한편, 더 좋았던 점은 나 혼자 독채로 썼다 !


어제 남성 3명이 왔다 갔다는데 꼼꼼히 사용한 흔적이 보여서 나도 뭔가 동기부여겸, 정말 이런 독채 서비스에 난 더 꼼꼼하고 매너 넘치게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층은 없고, 1층만 사용 가능 ! 그리고 가장 편해보였던 오션뷰 방향 침대로 자리 잡았음.


아 맞다. 그전에 남자가 혼자 여행가면 뭘 챙겨야하나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사진찍게 됨.

간단하다. 암기 안해도 됨.


자 시작해본다.

양말 3벌, 팬티 2벌, 핫팩, 면도기, 여벌 마스크, 로션쌤플2개, 비닐봉투 2개 정도(빨래대비용), 보조배터리, 고속충전기, 자이리톨껌, 크리넥스 물티슈, 반창고 2개, 후시딘, 1회용 칫솔세트, 쟈스민 향수, 여벌 츄리닝, 그리고 디지털노마드의 핵심적인 요소 바로 17인치 그램 노트북과 삼성 버즈면 끝난다 :D (PPL 오지구요)


그리고 혼자가는데 뭘 멋부려 그냥 편하게 가자.

여벌 옷은 딱 3개만. 윗통 검은색 반팔티, 하의는 검은색 아디다스 츄리닝, 그나마 제주도민 느낌 오지는 파란색 청자켓 외투. (사진에는 없음. 입고 있음)

내가 검은색 위주로 챙긴 이유는 일부러 다 알잖아요? 굳이 더럽다는 느낌이 안드는 마력의 색깔과 고독함의 상징이었지.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스태프분들, 그리고 손님분들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후기와 일기가 고스란히 적혀있다. 얼른 코로나 끝나고 다들 행복한 파티하면서 감성적인 아날로그 수기 작성해서 이렇게 올리고 공유했으면 좋겠다.



늦게 도착해서 우진해장국에서 밥먹으려고 했는데 숙소 체크인부터 해야할 것 같아서 패스.

그래서 그냥 여기서 배달이나 해먹을까 하다가, 인근 편의점에서 라면과 김밥을 구매해서 카페에서 먹었다.


하나 팁을 드리면

음식은 배달이나 야외에서 구매해서 들어와 시식이 가능하나,

음주는 여기 게하 소유의 주류를 구매해야한다고 한다.


가격은 대략 4000원대. 그래도 뭔가 아늑한 분위기에 먹는 느낌이니 난 굉장히 좋았다.


-



여담으로 나 혼자 먹으려고 하는데, 차마 혼자 와서 제주 첫날에 뭘 하겠는가.

동행도 없으니 말동무가 없어서 스태프분이랑 친해져서 같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한라토닉 실천했다. 17도 원했는데 술 잘드시는 스태프분께서 아주 찰지고 예쁘게 21도 한라토닉 섞어주셨다.

1:1 비율 죽는거 아냐? 아니 오히려 맛은 향기가 적은 순수한 레몬에이드 느낌나서 괜찮았다.


그리고 이어 등장하는 사장님.

혼자 왔냐고 하니까 네. 그렇다고 해서 잠깐 10분의 침묵.


그런데 스태프분이랑 또 이야기 섞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장님까지 말동무 되주시고 너무 감사했다.

또 한라봉? 천혜봉? 아무튼 이것도 맛나게 먹었다.



그리고 또 등장한 어느 스태프분 !

밤늦게 어느 게스트분들이랑 동행하면서 놀러갔다오시고 술 드시고 오셨다.


오자마자 환하게 웃으시면서 "인스타 하세요?" 라고 물어보시는 그 스태프분은 아직도 각인되어진다.

너무 귀여우셨다.


그리고 스태프 2분과, 나 혼자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소소한 MBTI 성향부터 재미있는 일상썰까지 쭈욱 풀게 되었다.


어떤 여성 손님이 별빛투어하고  밤 늦게 오셔서 함께 나눠먹었던 딱새우와 해산물들. 그저 한라토닉에 반쯤 취기가 돈 나는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무르익어가고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심야에 느끼는 바닷 향기가 계속 코를 자극한다.

막상 올라가서 자고 싶은데 이 조용하고 아늑한 밤을 놓치기에는 그저 하루가 아쉽더라.


잠깐 다시 나가본다.


잠깐의 사색을 위해 나와서 근처를 구경해본다.

아무도 없는 제주도 심야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도 마무리는 이렇게 의미가 많구나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역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하루라도 거기서 얻어가는게 많구나.

특히 나 옛날에 가이드 했던 이야기를 드리니 스태프분이 가이드가 게하 온건 처음이라고 하셨다.


하긴 나도 애써 가이드인척 안하고 싶었는데데 그게 직업병이다보니 참 어렵다.

지금은 물론 가이드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옛날 사람들을 맞이하면서 항상 웃고 서비스의 품질을 높여주려고 노력했던 나 자신에 대한 감정이입이 되더라.


그래서 스태프분들의 그 웃음과 활기찬 목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것 같다.

그립다. 코로나가 없던 시간이.



<아래 클릭하면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02화 나혼자 제주 여행 EP2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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