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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Mar 05. 2022

애월이 주는 감동의 향연

나홀로 제주 여행 2

애월이 주는 감동의 향연

제주도는 육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  그 매력이라는게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A는 제주도 맛집 탐방과 카페 투어 좋아하고

B는 액티비티와 전동 자전거 좋아하고

C는 게스트하우스 러블러

D는 저 세명을 싸잡아서 함께 어우르고자 하는 고달픈 사람

E는 데이트 코스와 각종 박물관, 전시회를 좋아하시는 분

마지막 F는 그냥 학점 F


내가 왜 이 글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제주도'에서는 맨 정신으로 살면 안 된다고 생각함. 온전히 본능적인 인간의 감각으로.


그러니까 나도 당분간 이 제주도에서는 미친 듯이 놀고 생각의 관념을 비정상적(?) + 나만의 고유 본능 자아로 지내려고 한다.


-



굿모닝 ! 그렇다 7시 21분 기상한 이유는? 왜겠어?


당연히 일출을 봐야 하니까. 그런데 망할. 일출은 전혀 어차피 예상못한것도아니고 그냥 한번 일찍 일어났는데 신기하다. 저절로 눈 떠지는 마법 같은 곳.


강릉도 그랬는데 말이야. 이제부터 알겠다.


나는 익숙한 환경을 떠나면 그 익숙지 못한 곳에 적응하기 위해 애간장을 태우고 애쓴다는 것 ! (인정하시는 분 계시나요? :D)


오늘따라 비가 많이올까봐 꽤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었네. 그나마 기상청에서 알려준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한 방울 두 방울 똑똑 떨어지는 비였지. 여전히 하늘을 바라보면서 잠깐의 생각을 했을 때, 아 그래도 제주도 오길 잘했다.


육지와는 전혀 다른 이 바다 향기와 비가 올 때 촉촉이 콧구멍을 적셔줄 그 흙냄새마저도 싫지가 않더라.

육지 비 냄새는 그냥 뭐랄까, 출근길의 그 지옥행 냄새.


-


음 상쾌해 ~  

어제 한라토닉 달렸는데 이렇게 기분이 개운할수가 ! 뭐지? 청심환을 먹지 안먹었는데 나 이렇게 술 잘 먹었구나. 한라토닉은 거의 처음인지라 몰랐는데.

그럼 뭐길래 이렇게 개운한걸까. 나도 사실 잘 몰라. 분위기도 한몫했겠지. 아마도.


밖으로 나가본다. 이 호롱불이 너무 호롱호롱해서 살짝 무릎 아래 연골 5cm가 좌우로 흔들걸렸던거 알지?


아 맞다 오늘 비 온다고 해서 일어났거든. 꿈에서 '일어나 일출 봐야지 :D' 이렇게 속삭이는거야. 그래서 순간 눈을 번뜩 뜨고 이불 걷어차고 후다닥 나가서 봤는데 아무것도 없는데?

너 누구야. 내 꿈속에 너 누구였어 나와봐.


그냥 애월의 어느 한 마을자락만 남아있을 뿐.

아주머니 아저씨 할아버지 할머니도 전혀 미동도 없어 보이는 이 고요한 바닷가 풍경에 나도 모르게 5분간 벙쪄있었다.


그냥 사는 대로 사는 거지. 저 파도를 봐봐. 그저 본능이야

해도 본능이야. 어차피 구름이 막는 것도 본능이야.


난 무의식적으로 일어났지만 이 망할 본능 정말 이때만큼은 억울하다.


-


하귀 2길. 이름부터 매우 매혹적인 길. 하귀의 뜻을 찾아보니.. 조용한 동네. (뇌피셜)

진짜 너무 조용해서 나도 3시간 동안 말을 안 할 수 있을 법한 동네이다.


누가 이런 애월의 벽화를 페인팅했을까. 그마저도 하나의 표식이겠지. 제주도는 역시나 현무암의 흔적이 많아서 너무나 좋았다.


엊그제부터 제주도도 비가 무척으로 많이 내려서 날씨가 매우 흐렸다.

그렇지만 이 감성을 버리면 굉장히 기분이 우울하잖아. 그래서 지금부터 제주 기록을 많이 올리려고 한다. 의미는 없지만 그 무의미가 점점 색깔이 짙어질수록 또 다른 재미를 가지게 되더라.


조용한 동네라 인적도 없고 개도 없다. 아니 간혹가다가 고양이들이 서글프게 울고 있다.

아마 길고양이들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인근 집마다 주인분들께서 고양이 밥그릇을 많이 챙겨놓았더라.

덕분에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도 뭔가 뿌듯해지는 정이 가는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주민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주고받고 싶은 ENFP 였지만 다들 바쁘신지 얼른 어업하러 가야 한다고 하셨다. 역시 나홀로여행의 묘미는 모르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는 소소한 재미였는데 역시나 실패 ㅠ.ㅠ


감성 놓도 짙은 이 하귀마을


근처에는 애월이 붙어있는데 옛 한옥과 전통 가옥을 살려서 만든 게스트하우스가 많다고 한다.


3년 전인가 제주도 한달살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그 도전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그때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사람들은 정말 하고 싶어서 안달인데 난 그런 데에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서 성격도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고, 모르는 사람들과의 인연이라는 것도 무시 못 하겠더라.


그래서 재미있었다. 그냥 재밌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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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자욱한 게스트하우스 앞 하귀 바닷가.

아마 어업을 위한 장소일지도 모른다.

인적이 진짜 없어서 온전히 바다 향기와 비에 젖은 흙냄새를 맡으면서 사색을 즐겼다.


그리고 조식 시간이라 얼른 게스트하우스로 달려갔다 ! 솔직히 조식이 맛있는 곳은 5점 만점 중에 5점 줘도 마땅함 !


당시 비가 내렸으니 말이야.


날씨만 좋았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래도 이 비 분위기에 적셔진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제주도 + 비 + 오션뷰 + 정원 + 노트북 + 조식

크으 이 조합이면 끝난다 !


제주투어패스. 제주 48시간 관광지, 핫플 무제한 사용권 사용해볼까?

이건 나중에 친구들이랑 여자친구랑 같이 오면서 차 렌트 후 써야겠다.

저기 그림에 나온 여러 곳을 관광하고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실시간이니 변동 가능성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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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하고 고요했던 정원을 잠깐 거닐며 사색해 보기.


마지막 작별을 고하며, 나중에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

그리고 스태프분들과의 작별 인사를 끝으로 짐 정리 후 제주 서쪽 무규칙으로 여행해 본다.


농도 짙은 담벼락과 돌담길. 이 흔적을 거닐어보자.

오늘 해야 할 일은 뭐지? 오늘 누구를 만나게 될까?

오늘 가장 의미가 깊었던 하루를 만들어가볼까? 어떻게 코스를 짤까?

아니야 난 계획 따윈 없어.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거닐어보자.


BYE BYE


잘 있어 하귀 마을, 그리고 아카시아 게스트하우스.


그렇게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참고로 여기 동네는 버스가 너무 무규칙하게 이동하더라.

임시 정류장도 있고 안 쓰는 폐역도 있고 심란해서 30분 동안 기다렸는데 역시나 안 온다.


26..분? 아니 사실 나도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그냥 혼자 가기 좋은 곳들만 리써칭하면서 버스정류장에서 잠깐 머물렀다. 옆에 할머니가 혼자 여행 왔냐면서 손자 생각난다고 귤 3개를 주셨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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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일단 애월에 왔으니 오름이라도 올라가 봐야겠다 생각해서 도착한 애월 고교 앞.


고내리, 해안절경 ..? 해안가는 좀 가야 나오는데 아무튼 절경이 끝내준다는 비석.

그렇다. 고내봉이라는 오름에 올라가본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는데 한라산은 무리고 조금 쉬운 곳으로 이동하기로 함. 172m면 우리 동네 근처 뒷산 정도 한다. 이정도야 껌이지 !


가는 길에 의미심장한 벽화가 있다.

하나씩 해석하기에는 예술가적 면모를 너무 극단적으로 보여주니까 해석 안 할래.


마지막 구절은 힐링. 너무 마음에 든다.

그래 언제부터인가 마음의 힐링을 잘 하지 못하여 힘들었는데 여기서라도 힐링 잘하고 가야겠다. 고맙다 벽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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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달렸지요, 한라토닉 너무 맛있게 타주신 스태프분 기억난다.

인스타그램 아이디 서로 공유해서 제주도 혼자 살고 있는 거 보여드리는 중이었다.


제주 한달살기 하고 싶다.

하 어제 너무 진득하고 진중한 이야기만 나와서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나름 재미있었다 !


오름은 어딜가나 갈대 군락지. 굳이 멀리 새별오름 안가도 될 것 같았음. 좋았던 점은 사람들의 흔적도 없던 자연스러운 오름. 내가 제일 먼저 발견한 곳 같아서 신기했다.


고내봉 (172m)



분위기 좋은 갈대 군락지가 있어서 여기는 바로 찍어야겠다 싶었다.

오징어 게임 마스크맨처럼 찍어보기. 신비주의 컨셉은 덤이었고.


그렇게 하산을 천천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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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가네 식당

기사식당 느낌의 8000원 한정식임. 돼지불백이랑 조기 2마리까지 나왔더라.

일단 배가 고파서 바로 눈에 보이는 곳에 왔는데 후회하지 않았다.


참고로 허겁지겁 먹으니까 주인장님께서 천천히 먹으라고 돼지불백 또 리필해 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이게 제주도민들의 정이라는건가 기분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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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럭분교


어디 입구일까.

아 근처에 옛날 초등학교 느낌의 분교가 있다.


예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들락날락했는데 이렇게 학교 출입 금지 현수막을 걸어놨다.

난 이거 좋다고 본다. 아이들 공부하는데 갑자기 모르는 이상한 사람들이 온 것처럼 느껴질 수 있잖아.


여기 입장하려면 철저하게 외부인은 금지이고, 아이들이 끝난 시간 (4시 30분 이후)에 와야 한다고 한다.

사진 팟 훌륭했는데 못 들어가서 조금 아쉽다. 사실 여기 가려고 고내봉쪽으로 올라갔다가 온 거였는데 그냥 나중을 기약하며 기록으로 남겨야겠다.


더럭 분교 근처에 있는 꽃들을 기록해 보았다.

뭔가 미래에 쑥쑥 성장할 아이들이 있는 정서적인 학교라 길가에 무덤덤하게 핀 꽃들도 굉장히 예뻐 보이는 효과가 있더라.


마스코트에는 무궁화호를 바탕으로 가운데에 '더럭'이라고 적혀있다.


순수한 횡단보도 표지판과 함께 갑자기 동심의 세계로 빠진 느낌이 든다.


애월 아이들의 순수함이 깃든 곳. 더럭분교


하가리연못

애월읍 하가리 1569-2번지에 소재한 연화 못은 하가리 소유이며 선인들의 혼과 정성, 전설이 깃들인 연못으로 고려 시대에는 작은 연못이었으나 17세기 중엽에 대대적인 수리 공사를 실시하여 현재 연못 중 서남쪽에 있던 조그마한 연못은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되었고 나머지 넓은 못은 우마(소와 말)의 급수와 빨래터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애월 마을 사람들의 옛 식수터이자, 전통이 깃든 장소라고 한다. 현재는 관광지로 탈바꿈하였다. 가운데 정자가 무척 매력 있던.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근처에서 가지치기 하시는 동네 어르신.

제주도민들은 참 여유롭게 하루를 지내시는 것 같다.

물론 내 생각이다. 서울이나 도시와 다르게 유난히 정서적이고 순수한 감정이 깃드는 곳이라 더 행복해 보여.


하가리연못 마을 풍경

시원시원한 나무를 보면서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파란색 기와집과 돌담은 어딜 가나 존재한다.

그래서 제주스럽다는게 그 말이었구나.


우거진 나무들과 고풍스러운 한옥 사이에 있는 저 귤 또한 외로워 보일지라도

너는 거기서 풍부하게 의미를 지닌 자세로 이어가거라.


문을 잠그는 시스템이 없어서 자전거 잠금대 활용한 것 자체가 너무 웃기고 순수해보였다.


나 홀로 돌담길을 거닐면서 사진 찍을 곳이 아직도 많다는 곳이구나 느끼게 되더라.


중간에 애월의 보호수가 있다.


꽤 연식이 있어 보이는 나무의 흔적과 녹이 낀 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아직 사회인으로서 나이가 어린 갓혁의 혀놀림은 막지 못해.




외람된 말이지만, 이 글을 기재하면서

제주도는 정말 4박 5일도 너무 짧다. 마치 군대 일병 휴가처럼 말이다.

한 달 정도 여유가 있으면 딱 100만 원 있어도 재미있고 의미 있게 살고 싶더라.


내가 가장 행복한 유일한 낙은 바로 제주도에서의 힐링, 이거 하나로 된 거임.

혹시라도 관광지나 핫플레이스를 찾으시는 분들은 오해가 없길.


나는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이 좋고 함께 여행하는 그 재미도 있지만 혼자만의 매력 또한 무시 못 하더라.


그래서 일부러 사람들이 없는 제주도만의 고유의 장소를 사색하며 돌아다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주도에 숨겨진 고유의 마을과 돌담길, 소소한 풍경과 남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이런 광경이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길 바란다.


<아래 클릭하면 다음화에 이어집니다.>

03화 나혼자 제주 여행 EP3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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