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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Mar 25. 2022

소격동과 인사동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숨을 불어넣는 곳.

소격동은 1980년대 군사 독재 정권의 황금기를 맞이했던 하나의 아픔이 물든 장소였다. 현재에는 그러한 아픔이 오히려 역으로 숭고한 가치를 대변하듯이 우리에게 또 다른 갈망과 열망을 보여주도록 하였다. 마치 역사를 재해석한 느낌처럼 말이다. 조금 더 긍정적이고 그 암흑의 전통을 부정하듯이 더 견고하고 긍정적인 사진 위주로 작성하고자 한다. 참고로 예전에 2014년 서태지 9집, '소격동'노래를 들으면서 아이유의 서글픔과 따스함을 잘 알지도 못한 순수했던 우리에게 근현대사의 아픔을 역동적으로 비추고자 했던 표현에 조금 색다로운 느낌을 선사해주었다. 그리고 나 갓혁은 그 감성을 이어받아 투어를 진행하고자 한다. 아직도 그 절제된 표현력과 감성 어린 가사는 잊히지 않는다... '소격동을 기억하나요'




1. 소격동 가는 길

경복궁 담벼락과 서촌 풍경을 구경하면서.



모처럼 경복궁 광화문 풍경을 바라보는데, 다양한 아치와 전각의 형태, 그리고 요즈음 관통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꽤나 의미가 깊었던 구도.


평소와 다르게 겨울 또한 감성 있는 하나의 계절인 만큼, 그리고 사계의 마지막이라는 결말론적에 근거한 계절이라 그런가.


꽤 마지막 순환의 과정이라는 불교적 감성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이 사계를 거치면서 한 번 또 변화와 성숙을 거쳐간다는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나 갓혁은 아직 젊은 청춘이지만 여전히 이런 레트로와 전통의 감성을 숨길 수 없는 자신만의 본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감성은 덤이더라.



어느 고궁 내부 면세점을 들리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전통 장식품들과 구매품들이 많다.


눈에 가장 크게 띄었던 부분, 태극기를 판매한다. 심지어 고궁박물관은 태극기에 대한 지극정성인 느낌인지 태극기 모양과 구조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더라.



모란 향수를 구매하고 싶었다. 은은하고 감미롭고, 담백하게 울려 퍼지는 그 냄새가 내 콧속을 자극했지만 여전히 집에 향수가 많이 있어서 이 지름신을 겨우 막았던 하루.


사물놀이의 우두머리는 누구 ? 해금은 현악기가 아니다 ?

모처럼 가족 단체로 놀러 오는 유익한 교육 장소라서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했다.

어느 역사학자가 이야기했다.


역사란 그 박물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이 즐기고 정서를 함양할 수 있는 놀이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어떤 그림책에 있는 '갓'을 만져보고 재미를 느껴본다. 조금 신기했던 현장 체험 가능한 장소였기에 더욱 감칠맛 났던 부분이었다. 성인들 또한 고즈넉한 경복궁 내부 카페에서 홍차 같은 전통차로 목을 축이면서 아이들은 하하 호호 뛰어노는 그러한 상황을 즐기고 있더라. 특히 모란 그림을 직접 그릴 수 있는 체험을 해보고 디지털문화유산나눔방이라는 샘플 책까지 받게 되었다. 언박싱(?)의 결과 문화유산에 대해 잠깐 공부할 수 있는 개념북이었다.




열심히 손으로 작업한 모란 그림의 노고였는지 조금 피곤했다. (갑자기?) 어디론가 터벅터벅 자연스럽게 이동해 본다. 사람들이 많이 없었던 어느 평일의 경복궁 풍경을 보고 사색해 본다. 누군가에게는 바쁜 하루지만, 나에게는 온전히 힐링하고 싶었던 하루였기에 더 분위기 있고 심도 있게 걸어보고 사색해 본다.



날씨는 꽤 맑았던 이날,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찍으려고 몰려온 가족 단체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나뭇잎이 다 없어진 싸늘한 궁궐 내 나무들을 쓰윽 훑어보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아직 30대로 돌입하는 이 대한민국 아재의 길로 가는 갓혁은 조금 더 무리하게 성찰하지 않았나 싶었지만 이 또한 기록으로 남기면서 나를 점점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다가 서촌 근처 풍경을 보게 되었다. 그저 궁금했기에 본능적으로 움직였던 장소. 사랑스러웠던 토끼는 덤이었고.




고즈넉한 옛 80년대 재벌 주택을 연상케 하는 장소는 어떤 미술관이었다. 오픈이 되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동해 보았다.


요시고 사진전


휴일이 아닌 평일이어도 여전히 많았던 핫플레이스 사진전. 어느 유명한 사진가의 인생과 세계관 철학이 물씬 담긴 사진전이다. 내용은 스포일러이므로 더 이상 이야기 안 하련다. 아는 사람은 아는 곳. 그러나 인스타 감성 물씬 풍기는 곳은 오늘 조금 배제하고자 한다.


서촌 (요시고) - 광화문 - 북촌 (국립현대미술관) 방향


경복궁은 예로부터 인의예지신, 즉 오륜의 행실을 이루기 위한 유교적 덕목이 깃든 장소라고 한다. 덕분에 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변 서촌과 북촌이라는 고급 진 상업거리가 이미 조선 때부터 들어서기 시작했던 것이다. 지금 내가 그 조선의 옛 거리를 걷고 있다. 참으로 기분이 묘하더라.



날씨가 무척 추웠던 탓인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출퇴근을 알리는 차량들이 빵빵 거리며 광화문 삼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가 그 유명한 출퇴근 헬게이트라고 하는데 강서구에 사는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곳이다. 인근에는 유명하고 저명한 대기업 본사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언제나 회사원들이 많은 곳.


어느 정도 납득은 갔다.



광화문의 담벼락. 예전에 임진왜란 이후 소실되었지만 다시 구한말 흥선대원군 집권기에 재건되었다. 해태의 오붓한 자세가 마치 악의 기운을 멀리 떨치고자 하는 마음으로 대변할 수 있더라.


인근 문화 관광해설가가 이야기하길 '해태'의 진짜 목적은 '왕권 강화'와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왕을 신적으로 숭배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해태'라는 의미였다.


예로부터 순수했던 백성들이 쉽게 종교에 휩싸였던 이유가 사실 여기로부터 비롯되지 않을까.



그렇게 사색하면서 그 분위기에 물들어질 때쯤에 다시 이동해 본다.


'직접 만든 팥'이라는 간판을 보면서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구나라고 느꼈다. 모든 상업적인 분위기에 물들여진 여느 홍대, 이태원과 달리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담긴 건축물들은 내 눈을 사로잡았으며, 이 소소한 풍경마저도 조금 더 감미롭게 내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이러한 문구가 내 심금을 울렸다는 게 가능했겠지.


그랑핸드


소격동에 있는 자그마한 향수 집. 인공적이고 도시향이 풍기는 향수도 좋지만, 가끔은 모란 향과 벚꽃향이 풍기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를 치닫게 하는 향수도 좋다고 생각한다.


Sometimes You win / Sometimes You learn


제품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하나의 멘트일까. 스토리텔링 하여 향수로부터 인생을 배우고, 단지 삶의 성공은 결과로 모범이 된다는 말에 취지에 걸맞지 않은 반증을 의미한다. 현대에서 꼭 필요로 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삭막해진 현대에서는 언제나 결과로만 증명하려고 하지, 결코 그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기에.



이화익 갤러리


걷다 보면 돈을 지불하고 고객의 평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업적인 미술관과 예술관이 아닌 개인 전시회로 이동해 본다.


이화익. 당신은 어떠한 그림을 철학적으로 묘사하려고 했던 것일까.

보면 볼수록 참된 가치를 느낄 수 있다는 미술의 세계는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어서 더욱 감칠맛이 난다.


2층으로 이동 가능하지만, 현저히 스태프가 상설 전시회 준비 중이라 입장 불가했다. 대신 1층에서 10분 정도 사색하면서 구경해 본다.


캔버스 위로 도화지 같은 느낌의 질감보다는 화려한 색감과 밀도감이 더욱 현실감이 있게 작용한 붓 칠의 흔적에 정말 놀라웠다.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생동감'을 글로 표현하자면 이런 느낌일까 싶다.


조금 더 리얼리즘을 표현하고자 했던 미술가의 생각과 관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장소.




'인생은 멀고도 험난하다.'

'희극과 비극의 그 간극에서'



질감 어린 흔적을 바라보면서 꺼칠꺼칠한 느낌이 곧 우리의 인생이랬다.

그러나 흰색의 부드러운 항아리는 머지않아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라 했다.


그러면 곧 해피엔딩이라는 시나리오로 끝나는 과언.



나이키의 새로운 시선.

그리고 다양한 도전과 과정으로 인한 고된 여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신발의 흔적을 통해 알록달록 품격을 가지면서 조금 더 내 감사함을 더욱 진실하게 느끼고자 했겠지.



이화익 작가는 꽤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그림 예술을 가진 사람이었다.


우리가 평상시 놓치는 그러한 '소소함'을 더욱 극대화하는 '사실주의적'이지만 '낭만주의적'사상 또한 겸비된 인물임이 틀림없다.



품격 있는 예술이란 온전히 보여주는 상황도 좋지만 그 결과 끝에 강력하고 강한 전 내음이 물씬 풍기는 예술도 나쁘지 않다.


(외론)


이런 말이 있었다.


어느 부모님은 학생이 유튜브를 꿈꾼다고 하니 집어치우라고 대학에 가라고 강력히 호소했다고 한다. 결국 그 학생은 자퇴 후 진짜 유튜버가 되었고 꾸준한 수익과 광고를 하는 젊은 유튜버가 되었다. 부모님은 그 아들을 보고 기특해했다.


이런 것을 우리는 예술의 부정적인 변질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온전히 학생은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갔지만, 결국 부모님의 희망과 바람으로 이어졌다는 아이러니한 현실.


이런 글을 기재한 이유는 모르지만, 그냥 생각나는 그 즉시 작성해야 예술에 대한 감성론에 담판을 짓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경복궁 담벼락을 지나 소격동 방향으로 이동해 본다. 곳곳에서 자연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그러한 곳을 바탕으로 인생에 대해 느낀 점을 고스란히 생각해 보기.


1. 한옥은 '우리의 예전 유구한 집이었으며, 앞으로 우리가 보존해야 할 가치의 장소'

2. 담벼락은 '사람과의 관계, 유와 무를 창조할 장소'

3. 소나무는 '굳은 나의 자존심과 절개'


아이 웨이웨이

<나무>는 중국 북부 산악지대에서 수집한 은행나무, 녹나무, 삼나무 등의 죽은 나뭇가지와 뿌리, 그루터기 등을 조합하여 만든 것이다. 여러 조각을 합쳐서 만든 이 나무처럼 우리가 사는 사회도 서로 다른 개인들이 모여 이뤄진다.


2021.12.11 ~ 2022.4.17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9호 / 시대 : 조선시대


종친부는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어보(족보)와 어진(왕의 초상화)을 보관하고, 왕과 왕비의 의복을 관리하며 종친의 인사 문제, 종친 간의 분규 등을 의논하고 감독하던 관청이다.


2013년에 국립현대미술관을 건립하면서 원래의 자리로 옮겨서 복원하였다.


COURAL

카페인지 게스트하우스인지 애매한 듯한 이 낮은 주택의 묘한 감성이 나를 사로잡았다. 인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곳을 감안한다면, 외국인 게스트하우스를 위한 장소가 아닐까 한다.


RADIO M


그리고 어느덧 무르익어가는 오후의 품결을 유지하는지 곳곳에서 야경 효과를 자극하는 카페들까지 즐비한 한옥마을.



옛 브라운 물티슈에 낙서로 가득한 어느 고즈넉한 한옥 카페에 들어섰다.


'자작나무 이야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 겨울 마치 따뜻한 연탄난로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따스한 이야기를 하면서 인생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 같다.


그저 배터리 충전 겸, 노트북으로 잠깐 밀린 포스팅을 정리하려고 하였는데 우연히 발견한 나만의 아지트였다.


차라리 사람들이 모르는 소소한 곳이길 바랐지만, 이미 내가 들어갔을 때에는 5~6명 정도 자리에 착석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다.


어느 커플의 이야기를 대변하자면 꽤나 인상 깊었던 대화의 장.


'자기야, 나 무척 사랑해?' :D

'응 넌 그냥 블랙홀이야.'

'왜?'

'빠져 들어가니까 빠져나올 수가 없잖아 !'



그 외적인 상황은 나에게 꽤 서울이라는 의미에 걸맞기 않게, '한양'이라는 옛 조선의 도읍을 연상케 하는 곳으로 이동한 느낌이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전통 감성에 나는 눈을 잠깐 떴을 때, 비로소 모든 것이 보인다는 어느 철학가의 말이 상기되더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모든 것은 만물의 근본 원칙에 따라 휩쓸려간다는 의미가 있듯이, 자연스럽게.. 그것도 최소한의 인위적인 감성을 가진 소격동이라는 동네에 걸맞게 나 자신을 아름다운 풍경에 조금씩 합리화시키려고 노력 중이었다. 하마터면 감성 어린 폭풍에 빨려 들어가 나를 찾지 못할 뻔했지만 가까스로 다시 일어났던 나 자신이었다.


 Lofi 음악과 함께 1시간 동안 스페인어 공부하면서 사색하기


예로부터 감미로웠던 풍경인 만큼 어느 정도 생각의 차이는 가지고 있다만 이 순간을 누가 분명히 즐길 수 있기에 이 자리까지 머물지 않았나 싶다.


누군가의 생각과 감성, 온전히 담긴 그 농도와 짙은 생각의 밀도는 나에게 꽤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포스트잇을 구경하노라면 꽤 유서가 깊었던 장소임은 분명했다.


'한국에 와서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간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을 적극 후손들에게 알리는 한국인들에게 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삼청동과 인사동, 한옥마을은 한국에 처음 온 저에게 큰 용기를 북돋게 해 준 엄청난 장소예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D'


참고로 외국인들은 소격동을 잘 모른다. 아니 애초에 역사적 사건을 알지 않았으면 하는 내 소원이다만, 차라리 알고 있다면 조금 순화하여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한편에는 이곳에서 일했던 어느 20대 초 젊은 대학생 알바의 손글씨가 장문으로 기록되어 있다.


'젊은 날에 좋은 추억으로 만들어준 사장님과 매니저님께 매우 감사드립니다. :D 덕분에 삶의 기록을 하나 고스란히 남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사랑합니다. 평생 연락하면서 소통하고 지냈으면 합니다.'


어쩌면 이 또한 하나의 감성 어린 시선이 물씬 풍겨진 곳이기에 가능하겠지. 누구나 다 추억과 감성은 있지만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은 쉽지 않더라.


그래도 이 '누군가'로 하여금 '누군가'에게 소중한 장소를 만들어 줄 좋은 계기가 되었기에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를 맞이할 날이기도 하다.


'사람은 사람으로 이어지며, 그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며 사랑으로 물들어져 간다.'


고즈넉한 그 아래 풍경에서

나 자신을 찍어보다.




왁자지껄 소란스러운 삼청동의 오후에는 오전과 다른 또 다른 묘한 감성을 남겨주었다. 비록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시점에서 조금 더 골목 감성에 대한 사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는다.



2. 인사동의 기억

소상공인 이야기를 담은 공간 / 소담 상회를 가다.


국립현대미술관 풍경


언제나 사람들이 많았던 미술관 풍경, 그러나 그 사이 무리에서 껴가면서 굳이 구경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내가 홀로 가야 할 곳을 정하였다.


인근에 인사동이라는 동네가 있다. 조선말부터 육조거리와 함께 구색의 상업거리로 활성화되었던 장소이다. 이 장소를 가지 않으면 굳이 소격동에 갈 필요도 없었겠지.


인사동은 삼청동과 다르게 조금 다른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한국적인 전통의 것이 존재하는 소격동과 달리, 뭔지 모르게 이국적인 색깔이 또 겸비한 곳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인근에 오징어 게임 촬영 장소가 있다고 하니 조금 더 염두해 볼 필요가 있었다.


인사동 가는 좁은 골목길과 밤 풍경


인사동 가는 좁은 골목길과 밤 풍경

언제나 밤 풍경과 전조등의 풍경, 그리고 좁은 한옥적인 담벼락의 묘한 조합은 '사랑' 그 자체였다.


오징어 게임 촬영지로 유명한 곳 / 토인


곳곳에 있는 인사동 14길 간판을 바라보면서 이동해 본다. 마치 근현대사에 머문 장소 같다. 아까 이국적이 느낌 난다는 말을 취소한다.


참고로 이 지역 유래에 대해 알아보니, 일제강점기에 명동이 일본을 위한 상업적인 거리로 발전했다면 인사동은 조선인들의 마지막 자존심을 부여잡고 명실상부하기 위해 있었던 장소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명동에 뒤처지기 싫어서 조선 토박인들의 마지막 발악이면서 동시에 전통의 유구한 가치를 남기기 위한 하나의 초석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 걷고 있는 장소에 덧붙이자면 현재에도 사랑을 듬뿍 받는 80,90년대 추억의 장난감과 100원 불량식품들이 앞 디피 전시에 깔려있다. 덕분에 좋은 구경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여기 있을 장소는 아니다. 어디론가 다시 이동해 본다.



대표적인 소상공인들이 물건을 파는 장소는 딱 두 곳이라고 한다. 하나는 홍대와 인사동. 그중에서 전통적인 것을 유구적으로 판매하는 소소한 작품 전시회가 있기도 한 이곳에 도착했다. 나름 흥미진진 이야기를 듣고 감동의 물결이 쓰나미처럼 물려 들어왔다.





이렇게 들어가면 작품 QR코드를 볼 수 있는 샘플 리플릿도 존재한다.

앱 아이디어스 활용해서 구경할 수 있게 된다. 확실히 센스 있게 만들어서 너무 편했다.


더군다나 작가의 생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리뷰도 있고, 글 작품도 많았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기보다는 그 제품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녹여내는 스토리텔링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성 마케팅 너무 좋다. 단순히 '사세요 ! 내꺼 짱 ! 가격 얼마 제시 !' 이런 계산적이고 뻔히 보이는 그런 홍보보다 더 심금을 울리게 해서 좋았지.


향원, 연풍, 산사 등 고유의 품격이 있는 향초


코로나로 인해 딥쓸립에 심취하지 못한 나 자신을 바라보는 곳이자, 불면증에 좋은 고즈넉한 향기가 자욱한 곳들이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로가 나오는 평온해지는 그런 곳이다.


모란, 조선 호랑이, 해태, 연꽃 그림이 있는 이어팟 케이스


조선 호랑이와 봉황 아이폰 케이스


왜 그런데 갤럭시는 없을까. 아니 갤럭시도 따로 있긴 한데 재고 품절인가 보다. 아니면 이게 갤럭시용 케이스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목화 ? 연꽃 액자


해태와 조선 마크 자개 스티커



매화 비누


직접 손으로 제작한 비누라고 한다. 향기마저도 감미롭고 담백하여 한옥에 잠깐 온 듯한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더라.



각 매대에 있는 '위시리스트' 카드를 모아 키오스크에 QR코드를 스캔하여 출력하면 '이벤트 응모권'이 등장한다. 여기에 내 핸드폰 뒷자리 번호와 받고 싶은 위시리스트 작품과 그 이유를 작성하고 응모하면 된다. 그래서 내가 가장 받고 싶은 위시리스트는 뭐냐면.






이렇게 소상공인들의 삶과 체험 현장을 잠깐 느낄 수 있는 독수공방 느낌 나는 듯한 그런 감성.


뭐랄까. 말로는 표현이 어렵고 정말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고군분투하는 분들의 이미지와 오버랩되어 더욱 묘한 감정을 선사해 주더라.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현장직, 서비스직.


이분들은 정말 피땀 하나하나 흘리시면서 열심히 살아가신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경기가 얼른 회복되길 바라길.


인생은 모르겠다. 그저 이러한 생각과 개성을 바탕으로 한 아트팝 느낌의 책자가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할 때쯤이면 세상도 밝아지길 기대하는데 참 쉬운 게 아니더라.



다양한 아트팝들이 존재하는 쌈지길과 인사동, 그리고 소담 상회


다시 말하겠다. 인사동은 전통과 이국이 함께 버무려진 곳이다. 그리고 전혀 상업적인 거리가 구색하지 않을 정도로 애매한 곳이었다.


그러니까 내 입장에서는 갑자기 '예술'하고 싶다는 말만 입에 가시가 돋을 정도로 이야기가 나오더라.


홍대, 합정동 어디 지하방에서 기타 치는 그런 감성과 야외 팝아트를 시전하는 버스커들의 묘한 감성 결과가 돋보였던 곳.


그리고 각 호마다 '진짜 예술'을 하시는 사장님들이 예쁘고 다양한 팝아트를 만드시고, 직접 공방 하도록 안내해 주신다.


물론 나는 시간이 없었기에 그저 이 건물 내부를 구경하면서 다음에 또 오기를 기원한다. 아직 구매하지 못한 전통 장식품들이 즐비했던 곳이라 더 각인되었던 곳이기도 했다.


앞으로 이러한 장소가 무구하게 많아졌으면 한다.


예쁜 돌담길도 좋고, 이국적인 돌담길도 좋고, 전통적인 돌담길도 좋지만 가끔 예술과 혼연일체 한 장소로써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고 생각이 들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집에 간다.

뭔지 모를 선뜻한 감성을 배제한 채.



안녕, 인사동


전통과 무구함의 연속이었던 소격동과 인사동의 골목.

이곳은 낮도 좋지만, 특히 밤에 와야 더 감칠맛 나는 겨울밤의 골목 풍경을 느낄 수가 있다.



-



(외람된 글)


나에게 물어본다. 앞으로 진혁아, 넌 무엇을 위해서 살아갈래. 글쎄 목표를 딱 정한 건 아니지만, 첫째는 건강, 둘째고 건강 아닐까. 마지막도 건강이야.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코로나 시국에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세상으로 변질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탐방을 멈춘다.


참고로 이 골목투어의 취지는 기억 속으로 사라져가는 동네의 재생 회복력과 옛 건축물에 대한 리모델링, 자연친화적인 발전 방향을 직접 구하고 찾기 위해 그 지역을 탐방하는 골목 여정 일기이다. 그리고 굉장히 유서 깊었던 지역이라 이 포스팅을 쓰면서도 사색된다. 앞으로 이런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공간이 시민들을 위한 공원과 복합 문화 단지로 재생되고 보전되길 바란다. 그래야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도 더 동기부여받고 힘을 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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