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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이사 왔다 2025> 리뷰

쉬폰빵 , 묵은지 그리고 전설의 고향

by mo r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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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임윤아가 캐스팅됐다는 기사를 봤고 , 크랭크인 기사를 보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개봉소식을 듣고 개봉첫날 첫회를 설레는 마음으로 보고 왔다


처음의 영화 제목 <2시의 데이트>를 <악마가 이사 왔다>로 바꾼 것은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은 영화의 마지막 정적인 음악과 함께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더 그렇게 느꼈다


영화의 시작을 여는 인형 뽑기의 달인 백수길구의 처지는 왠지 감독의 전작 <엑시트>의 용남과 비슷해 보인다

여기서 난 안보현배우의 강렬한 첫 등장 <이태원 클래스>에서의 연기를 생각했다 울분 섞인 나약하고 비굴한 연기를 그렇게 잘 표현할 줄이야 이번에도 근육질의 몸매를 최대한 억누르고 우직하고 감성적인 연기를 잘 표현했다


영화는 감독예술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의 주엔진은 임윤아배우라고 생각된다

9회 말 2 아웃, 신데렐라맨, 너는 내 운명 등에서 보여진 연기는 마치 옆집 식사시간에 식탁에 앉아있는 소녀 같은 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었는데 아마도 그건 그 나이보다 어른스러운 연기를 원하는데서 오는 작품을 거듭하면서 현장에서 습득해 가는 내공이 쌓여가는 시간이 필요했던 과정인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시점으로부터 임윤아의 연기가 깊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것은 임윤아의 팬에 입장에서 바라본 개인적이면서 주관적인 판단일 수 있지만

코로나시기에 임윤아의 노래방에서의 이슈가 있었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그동안 오랫동안 했었던 화장품브랜드모델에서 하차하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 다른 화장품모델에 발탁되는 일이 있었다

마치 이과정이 나에게는 임윤아배우가 자연스럽게 소녀에서 아가씨가 되어가는 과정으로 여겨졌다

그러면서 <빅마우스>에서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생을 마감하는 연기를 하게 되는데 숲 속의 공주처럼 조금은 너무 예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소녀시대에서와 광고에서의 상큼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에서 이런 연기도 하게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 번 죽음을 경험하고(?)난 임윤아는 <킹더랜드>에서 사실상 스토리를 끌고가는 주엔진으로의 연기를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번 영화는 인터뷰에서 몇 번 언급하듯이 평소 임윤아배우의 연기에서 볼 수 없었던 큰 동작과 다양한 얼굴액션연기를 볼 수 있었다 인상 깊은 것은 반전으로 치닫는 영화의 후반부에서 보여주는 차분하면서도 풍부한 슬픔의 감정연기는 또 새로웠다


아쉬운 부분이 보여지긴 했으나 이 부분까지 임윤아배우가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는 궁금해진다

쉬폰빵을 좋아하는 처음의 강렬함과 엉뚱하고 발랄한 캐릭터가 갑자기 영화가 뒤로가면서 묵은지의 한과 억울함이 서린 슬픔의 캐릭터로 차분하게 변해버렸다


하지만 그 표현해야 하는 슬픔의 연기는 관객을 끌고 그리 깊이 내려가지 않아도 되는 전설의 고향 에서의 정도 그런 슬픔정도만 그려내도 영화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는 충분히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적지 않은 관객들이 익숙해진 것이 한국 코미디영화의 마지막 스토리의 종결시점이 눈물타임이라는 것을 반복적으로 경험해 잘 알고 있기에)


다만 소녀시대에서의 무대와 광고의 화면에서 내려와 더 깊은 내면의 슬픔을 표현하길 원하는 연기를 원한다면 또 한 번 새로운 장르를 향한 도전도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물론 우리의 사랑스러운 꽃사슴 임윤아 배우는 이번에도 그 경계를 스스로 넘어섰듯이 다음 작품에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라 믿는다


영화는 초반부터 빠른 화면전개와 희극적인 재미를 주는 성동일배우와 주현영배우의 연기조합을 보면서 뒤에 또 얼마나 큰 것이 나오려나 기대를 하게 되는데 영화는 후반부로 가면서 차분해지고 억울함과 슬픔을 위로하고 힐링하는 장면으로 진행된다


여전히 대중문화 앞에 소비자일 수밖에 없는 나는 기다림과 시간과 돈을 들여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임윤아배우의 예쁨과 새로운 시도의 연기와 역할이 즐겁고 재미있었고 일상이 아닌 영화적인 스토리의 구성과 전개는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100%의 만족이 아닌 90%의 만족이지만 나머지 10%는 다음 작품들을 향한 기대로 남겨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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