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진정한 신뢰를 느끼는 순간은 아마도 그 사람의 옆모습
에서 풍겨 나오는 쓸쓸한 기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뢰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 귀한 것이기에, 때로는 첫인상에 속절없이 무
너 지도합니다. 심지어 오랜 벗의 낯선 얼굴에서조차 믿음이 깨지는
순간을 마주하기도 하죠. 아마도 이 모든 일은 사람의 변심이라는
복잡한 감정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작은 변화조차 금방 알아차리는
이들이 있는 반면, 그 미묘한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이들을 보면, 모두가 나와 같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
게 됩니다. 물의 깊이를 겉모습만으로 가늠할 수 없듯이, 그저 사람의
외양으로만 판단하는 실수를 범해서 안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상대방의 마음을 진정으로 얻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진솔한 신뢰를 보
여주어야 합니다. 때로는 그 신뢰가 상대방의 불행이나 이별 앞에서, 그저
말없이 곁에서 자리를 비워두는 것이 마땅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마음의
상처는 말로써 쉬이 치유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흔한 위로조차
오직 그것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이에게만 닿는 이야기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