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밖에 선 너의 얼굴을 볼 때마다, 나는 가슴 한편에서 알 수 없는 회의감과 불안함이
공존하곤 했다. 늘 곁에 있는 존재였기에 부담 없이 내 이야기를 털어놓았었는데, 이야기
를 듣는 너의 모습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을 보고 "아차" 싶어지. 그 후, 더는 내 이야기를
꺼내지 않게 되었다.
너는 서운할 수도 있고, 내가 변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침묵 또한 너의
변화를 눈치챈 나의 빠른 방어가 아니었을까. 미안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게 어떨까.
너와 나는 아마도 순간의 시간 속에서 서로에게 필요했던 시기였고, 그것이 우리에게 한정된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운명이 아니라, 서로에게 없는 것을 찾아가는 퍼즐 같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