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부터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어른을 만나지 못했다. 그들은 늘 내게서 거대한 '장벽 같은 건물'로 다가왔다. 높고 견고하며,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그 벽 앞에서 어린 나는 수없이 좌절하고 고개를 숙였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왜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함과 서운함이 뒤섞인 채 홀로 울었던 날들이 많았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때로 차가운 잣대가 되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떤 틀에 억지로 맞추려 했던 것만 같았다. 그 속에서 나는 깊은 정서적 결핍과 불안을 안고 성장해야 했다.
그리고 이제, 나 자신이 그 '어른'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그들의 나이가 되어보니, 비로소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왜 어떤 것들을 '못하게' 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들의 행동이 어쩌면 나름의 걱정과 염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깨달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오히려 그 이해의 순간,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 너무 외롭고 힘들다'는 또 다른 아픔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을 넘어선다. 그것은 세상의 복잡함을 홀로 이해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지며, 때로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고독한 과정이다. 어린 시절 이해받지 못했던 상처를 안은 채, 이제는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고 보듬어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단함은 오롯이 나의 몫이 되었다. 때로는 어린 시절의 내가 나를 이해해 줄 어른을 찾아 헤매었듯, 지금의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해 줄 또 다른 나를 찾아 헤매는 것만 같다.
그러나 이 외로운 길 위에서 나는 멈추지 않는다. 과거의 상처를 이해하고, 현재의 어려움을 마주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나의 노력은 그 자체로 빛나는 용기이다. 어린 시절 이해받지 못했던 나는, 이제 스스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이 길 위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타인의 아픔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것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이 외로운 길은,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가장 진실한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