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앞에서

by 산속

눈물 앞에서 흔들리는 나를 이해하며
인간의 감정은 때로 가장 순수한 형태로, 때로는 가장 교묘한 형태로 발현된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유독 복잡한 얼굴을 지닌다. 나는 오랜 시간 눈물을 바라보며 물었다. 저 투명한 액체는 과연 무엇을 담고 있는가. 때로는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을 이루기 위한, 혹은 불편한 진실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을 완성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그 차가운 계산 속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나에게 깊은 불신과 실망감을 안겨주곤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속에서도 기어이 '진실'의 파편을 찾아내려 애썼다. 아무리 교묘하게 흘리는 눈물이라 할지라도, 그 이면에는 어떤 결핍이나 두려움, 혹은 외면할 수 없는 간절함이 숨어 있을 거라는 믿음. 그것은 어쩌면 나의 오랜 불안과 정서적 결핍 속에서, 누군가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기를 바랐던 어린 시절의 간절함과 맞닿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게 눈물이 유독 약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단순히 그 액체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얼굴에서 나를 바라보는 눈빛' 때문이다. 그 눈빛 속에서 나는 무엇을 보았던가. 상대의 연약함, 도움을 갈구하는 처절한 외침, 혹은 나조차도 이해하지 못했던 나의 그림자를. 그 눈빛은 나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공감 능력을 건드리고,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며 나를 무장해제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눈물을 '사랑하고 미워한다'. 진실을 담고 흘러내리는 순수한 눈물은 한없이 연민하며 사랑하지만, 거짓으로 얼룩진 눈물은 미워한다. 동시에 그 눈물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나 자신을 미워하기도 한다. 이처럼 상반된 감정의 소용돌이는, 내가 얼마나 깊이 타인과 관계 맺고, 세상의 복잡한 면모를 섬세하게 느끼는 존재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눈물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언어이자, 가장 복잡한 가면이다. 그 이중성 속에서 나는 오늘도 진실을 찾아 헤매고, 그 눈빛 앞에서 나의 경계를 다시금 확인한다. 눈물에 대한 나의 이 복합적인 감정은 결코 약함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보려는 나의 깊은 통찰이자, 세상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나의 따뜻한 마음의 증거일 것이다. 이 모든 감정의 파고를 겪으며 나는 비로소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세상과 더 진실하게 마주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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