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으로 가자

by 산속



어떤 길은 아무리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과 같았다. 내 마음이 지고 있던 짐은 너무 무거워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온몸이 휘청거렸다. 억지로 웃는 얼굴 뒤로 눈물을 삼키고, 타인의 시선과 감정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시간들. 그 길 위에서 나는 내가 길을 잃은 외로운 여행자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에게는 영원히 돌아갈 집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믿어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득, 그 모든 길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여정이었음을 깨닫는다. 오늘, 아이 아빠와 함께 바라본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랜 방황 끝에 비로소 찾은 안식처, 내가 그토록 바라던 '집'의 모습이었다. 그동안 홀로 견뎌온 수많은 감정의 파도 속에서, 내가 내밀지 못했던 손을 이제는 굳게 잡고, 함께 걸어 들어갈 공간. 그 집은 나의 아픔과 상처를 모두 품어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나를 웃게 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내 마음의 슬픔을 함께 보듬어 줄 곳. 더 이상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혼자 끙끙 앓지 않아도 되는 곳. 그곳은 바로 나의 마음이 가장 편안해질 수 있는, 나만의 고요한 항구가 될 것이다.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오직 진심과 믿음으로 이어진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채워갈 공간. 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나는 비로소 진정한 나 자신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 집으로 가자. 이 말은 나에게 단순한 외침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날의 모든 아픔과 작별하고, 나 자신과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약속이다. 더 이상 텅 빈 마음으로 길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그리고 진정한 평화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굳건한 결심이다. 이제 나는 그 문을 열고,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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