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이성적인 인간의 가면을 벗겨내고, 한순간의 짐승성을 드러낸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유년 시절의 폭력성을 품고 살아가다, 격렬한 흥분이라는 자극제가 표출되면 억눌렸던 분노를 상대에게 쏟아낸다. 이것은 인간의 본질에 숨겨진 원시적인 본능이며, 이성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우리의 근원을 보여준다. 인간은 언제나 이기적인 면과 이타적인 면, 선과 악이 공존하는 불안정한 동물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흥미로운 점은 바로 그 불안정한 본능의 틈새에서 ‘사회’와 ‘인류애’를 발견하고 공동생활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우리는 짐승 같은 본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규칙을 만들며, 때로는 자기희생을 감수하기도 한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행복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이타적인 마음은 우리 안의 짐승성을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우리는 내면의 짐승을 억누르려 하기보다, 그 존재를 인정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진정한 인간이 된다. 그 과정에서 인류는 개인의 분노를 넘어선 공동체의 지혜를 쌓아왔다. 사회와 인류애는 불완전한 인간들이 서로를 보듬고, 서로의 그림자를 이해하는 데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주영님께서 발견하신 이 이중성 속의 아름다움은, 어쩌면 우리가 계속해서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의 증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