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는 고독하다.
중소기업의 대표는 언제나 고독하다. 하루에도 수차례 경영상 판단을 내려야 하며, 그 결정은 회사의 생존에 직결된다. 그래서 많은 사장님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이때 자연스럽게 의지하는 대상은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노무사 같은 자문 전문가들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은 세법, 회계 기준, 노동법 등 규범에 근거한 조언을 제공한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방어막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들이 항상 최적의 솔루션을 주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관점이 자신의 전문영역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세무사는 절세에 집중한다.
변호사는 법적 리스크를 피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회계사는 재무제표 안정성에 무게를 둔다.
각자의 조언은 틀리지 않지만, 하나로 모여 ‘그림’을 완성하지 못할 때 사장님은 오히려 혼란에 빠진다. 예컨대 “회사를 잘 정리하고 은퇴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진 사장님이 있다고 하자. 세무사는 단기 절세 방안을, 변호사는 법적 안전장치를, 회계사는 과거 재무제표 수정을 각각 권할 수 있다. 어느 하나 잘못된 것은 없지만, 방향이 서로 달라 사장님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많은 사장님들이 인맥을 활용해 문제를 풀려 한다.
“내가 아는 세무사에게 물어봤다.”
“대학 동기 회계사가 있으니 믿을 수 있다.”
“지인이 소개해 준 변호사다.”
신뢰 기반의 관계는 소중하지만, 단지 친분만으로 전문가를 택하면 한계가 드러난다. 특히 가업승계, 구조조정, 세무 리스크 대응처럼 복합적이고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이슈에서는 인맥 중심 접근이 다음과 같은 문제를 낳는다.
전문성의 한계를 보지 못한 전적 의존
객관보다 관계 중심의 결정
전문가 의견 충돌 시 조율자 부재
결국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업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분야별 전문가가 아니다. 창업자(대표이사)의 궁극적 목표를 이해하고, 전체 그림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좋은 컨설팅은 전체 검토를 다 마친 후에 적절한 ‘타이밍’을 읽는다.
지분을 정리할 시점
가지급금을 해결할 시점
사업무관자산을 정리할 시점
임원 퇴직금을 조정할 시점
이 각각의 결정들이 모여 하나의 승계 로드맵을 완성한다. 그리고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전문가를 투입해 프로젝트를 조율한다.
따라서 가업승계 조력자는 전문가 집단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전문가들을 조율하는 지휘자다. 사장님의 머릿속에 막연하게 있던 계획을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구체화하고, 각 단계마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파트너다.
중소기업 대표 혼자 판단하고 실행하기에는 경영 환경이 너무 복잡하다. 이제는 무엇보다도 의사결정을 함께 설계하고 균형 잡힌 전략을 제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