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it luck or talent?
우리는 투자 성과가 좋을 때면 실력을 떠올리고, 성과가 나쁠 때면 운을 탓한다. 하지만 시장은 종종 그 반대를 증명한다. 마치 코인을 여러 번 던지다 보면 한쪽이 연속으로 나오는 구간이 생기듯, 랜덤한 수익률에도 좋아 보이는 구간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자.
“내 수익률이 통계적으로 운에 불과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관찰 성과'와 '운'만 있을 때 나올 성과 분포를 나란히 놓고, 내 성과가 그 분포의 어느 꼬리에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만약, 그 위치가 꼬리 아주 끝이라면, 우리는 이것을 우연만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할 근거를 가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디테일이 하나 있다. 투자 수익률은 독립·정규 분포가 아니다. 변동성 군집, 두터운 꼬리와 같은 비정상성이 흔하다. 따라서 단순한 IID 가정의 t-검정만으로 실력을 단정하긴 어렵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블록 부트스트랩(block bootstrap)'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몇 일치의 연속 구간을 하나의 블록으로 취급해 섞으면, 단기 자기상관과 변동성 군집을 어느 정도 보존한 채 운만 있는 세계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블록 부트스트랩을 구현하기 위한 파이썬 코드의 일부분이다. 일 단위 전략수익률을 넣으면, 관찰된 평균 수익률, 샤프 비율, 부트스트랩 p-value(=운으로도 이만큼 나올 확률), 신뢰구간, 그리고 실력일 가능성(=1−p)을 돌려주도록 코드를 구현했다. 블록 크기는 5거래일(1주) 기본값으로 설정했다.
[테스트 데이터]
일평균 수익률: 0.06% (연율화 시, 15.1%)
일변동성: 1% (연율화 시, 15.9%)
총 샘플: 1,000일
반복 횟수: 5,000회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즉, 운만으로 이런 성과가 나올 확률은 약 29%, 반대로 실력일 확률은 약 71% 정도다. 아직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실력'이라 보긴 어렵지만, 분명 우연 이상의 일관된 성과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으로, 왼쪽 그래프는 '운만 있을 때의 일평균 수익률 분포', 오른쪽은 '운만 있을 때의 샤프비율 분포'다.
빨간 점선은 실제 전략의 성과를 나타낸다. 만약 이 선이 오른쪽 꼬리로 치우쳐 있다면, 그건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기대값(실력)의 흔적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가정했던 전략의 경우 두 그래프 모두 중앙 근처에 위치했다. 즉, 아직은 운의 범주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투자에서 실력이란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재현 가능한 확률적 우위다. 단기적으로는 운이 실력을 압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히 긴 시간과 충분히 많은 시행이 주어지면, 결국 진짜 실력은 통계적으로 드러난다.
이번 실험은 그 사실을 보여줬다.
이론적으로 연 15% 수익, 샤프 0.95의 전략이라도, 무작위 1000일 표본에서는 샤프가 0.2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략을 수천 번 재시뮬레이션했을 때, 약 70%의 확률로 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실력은 존재하더라도, 짧은 표본에서는 그 실력을 증명하기 어렵다. 통계적 변동성과 시장의 노이즈가 단기 성과를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수익률만 보고 본인의 투자 실력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진짜 실력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시행이 반복될수록 점점 분명해진다.
결국 퀀트의 세계에서 진짜 실력이란,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대값이 양수로 남는 능력이다. 운이 아닌 확률로 세상을 바라볼 때, 비로소 우리는 시장이라는 거대한 랜덤 속에서 자신만의 우위를 찾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