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olute Return, Relative Pressure
얼마 전에 미국 신생 퀀트 트레이딩 펌으로부터 Lead Quant Strategist 포지션 최종 오퍼를 받고, 근무를 시작했다. 당장은 remote로 근무하며 팀원들과 협업하고 있다.
솔직하게 말해서, Lead Quant Strategist라는 타이틀이 주는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퍼를 받고 며칠 동안은 자부심과 성취감으로 가득했지만, 곧바로 Lead로서의 책임감이라는 현실이 밀려왔다.
내 포지션은 Lead, Researcher, Trader의 성격이 동시에 요구된다. 단순히 전략을 리드하는 역할을 넘어, 퀀트팀에서 리서치/트레이딩하는 모든 전략 전반을 총괄하고 KPI에 부합하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것도 시장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항상 절대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전제 하에.
브런치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회사의 전략은 실시간으로 시장에 연결되어 있다. 콘솔에는 equity 수치가 분 단위로 갱신되고, 새로운 캔들이 닫힐 때마다 신호가 재계산된다.
아무리 정교한 ML/DL 알고리즘을 적용하더라도 시장을 완벽히 예측할 수는 없다. 시장이 변하면 파라미터도 바뀌고, 파라미터가 바뀌면 전략은 다시 검증되어야 한다. 엄격한 백테스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던 전략이라도, live trading 환경에서는 얼마든지 무너질 수 있다.
결국 ‘절대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언제나 ‘상대적 압박감’을 동반한다. 특히 Lead의 자리에서 체감하는 스트레스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전략의 성과가 좋은 날조차도 마음은 편하지 않다. 시장은 변하고, 내일의 수익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간 Lead로 일하며 깨우친 점이 있다면, 스트레스를 없애는 법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겠다는 사실이다.
Lead라 쓰고, Stress라 읽는다. 이 문장은 지금 내 현실을 정확히 설명한다. 그리고 어쩌면, 퀀트 트레이딩 업계에서 살아가는 모든 리더들의 공통된 언어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각자 다른 시장을 보고, 다른 데이터를 다루겠지만, 결국 절대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같은 압박 속에서 일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