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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생각

우리 친구 아이가

by 말상믿


우리 친구 아이가~는 경상도 말로 친구란 말이다.

친구 맞지의 표현을 우리 친구 아이 가라는 말로 쓴다. 나는 경상도 사람은 아니지만 고등학교를 부산에서 다녀서 그런지 우리 친구 아이 가라는 말이 낯설지가 않다.


어제 오랜만에 첫 직장 친구들을 만났다. 물론 개개인으로는 연락도 자주 하고 가끔 얼굴을 보기도 하지만 셋이서 함께 만난 건 3년 만인가.


모두들 그러하겠지만 친구도 부류가 있다.

고등학교 친구

소꿉쟁이 시골 동네 친구

첫 직장 친구

대학교 동기

그리고 사회 친구


친구 부류는 다양하지만 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평생 친구라는 말.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유독 더 오래가는 친구들이 고등학교 친구인 건 맞는 것 같다.


본격적인 어른으로 직장 생활을 하기 전 함께 한 순수했던 그 시절. 중학교 때는 철이 없고 고등학교 때는 그나마 이런저런 고민과 성숙단계에 있어 사이가 더 깊어지는 게 아닐까.


어제 고등학교 친구들은 아니지만 학교를 막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만난 친구들을 만났다. 사회 초년에 만난 친구들이라 그런지 그런 풋풋함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시기부터 지금까지 연결된 인연이니 얼마나 또 깊은가?


나는 외향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지만 친구는 오래된 친구들밖에 없다. 최소한 20년 넘은 친구나 지인들이니 그 관계를 생각하면 두터울 수밖에 없다.


문득 친구들을 만나 오랜만에 점심 식사도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친구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친구는 네이버 사전에 검색해 보니 가깝게 오래 사귀어 정이 두터운 사람을 뜻한다. 비슷한 말로 벗, 친우, 동무가 있다.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친해져 사실상 반쯤은 가족인 인간관계를 친구라고 한다. 그리고 하나 더 나이가 같다고 친구는 아니라고 하는 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살아가면서 친구는 늘 필요하다.

힘들 때도 기쁠 때도 외로울 때도 함께 마음을 나누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사람이 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친구도 나이가 먹어가니 자연스레 멀어지기도 하고 각자의 삶에 바빠 자주 함께 하지도 못한다.


때로는 친구가 나의 기대와 바람에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서운하기도 하고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친구는 친구도 아니라며 그런 감정을 드러내며 표현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친구는 무언가를 바라거나 내게 해주지 않아도 그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존재가 친구다.


친구란 무릇 무엇을 해줘서가 아니라 그저 변함없이 옆에서 들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 우리는 종종 그런 친구가 친하다는 이유로 무언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이득을 주어야만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중년의 나이가 되고 보니 친구는 사귀는 것도 어렵고 더욱이 오래도록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더 어렵다.


각자 자신에게 무언가의 이익이 되고 서로의 공감대가 맞으면 금방 친구라는 이름으로 만남을 갖고 이어지는 듯하지만 어떤 이익이나 필요한 것이 없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멀어지는 것이 우리네 관계인 것을.


그래서 시절 인연이 있고 긴 인간사 외롭지 않게 그때그때 맞는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또 유지되어 간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20년 넘게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한 친구라면 어떤 것을 바라는 마음보다 그 자체로의 인정이 더 클 것이다. 친구는 그냥 쓸 수 있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쉽게 친구라는 이름으로 인연을 잇지만 모두 다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친구 아이가~


친구는 어떤 것을 바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함께해 주고 긴 시간 오래 두터운 정을 나누는 사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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