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옷장 정리를 했습니다. 무언가에 필 받으면 집중해서 하는 성격이라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마무리해야 흡족합니다.
점심 먹고 시작한 옷장 정리가 5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되어 갑니다. 무슨 옷장 정리를 그렇게 할 게 있을까 싶지만 주말에 큰딸이 이사를 나가 큰딸 방 옷장과 작은 딸 방 옷장이 남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쓸까 고민하다 옷장 정리를 했습니다.
안방 드레스룸에 있던 이불이며 계절 옷들을 정리해 주고 매일 쓰는 옷장은 조금 넉넉하게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옷장은 정리를 하지 않을 때는 잘 모르다가 모든 옷을 꺼내 보면 새삼 알게 됩니다. 이불도 옷도 자주 쓰는 것들보다 보관되어 있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요.
옷장 정리를 하며 문득 든 생각입니다. 저는 왜 그런지 늘 한 템포가 빠릅니다. 제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하는 얘기입니다.
저는 적기라고 생각해서 하는 행동들이 가족들에게는 항상 빠르게 느껴져 불편을 주게 됩니다.
겨울 두꺼운 패딩을 2주 전에 정리해서 빨건 빨고 드라이클리닝 맞길 건 맡겼습니다. 딸들과 함께 살 때 딸들이 하는 말이 '참 엄마는 한 템포가 빨라'라는 말을 합니다.
맞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저는 항상 행동을 해놓고 나면 한 템포 빨랐나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막 추위가 가시고 봄이 온다 싶으면 겨울 두꺼운 패딩은 정리해서 넣고 싶은 마음에 가족들에게 얇은 패딩과 여러 겹을 겹쳐 입을 것을 권합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저의 이런 행동에 투정을 부립니다. 롱패딩을 정리하고 난 뒤 가끔 꽃샘추위가 올 때면 또 빨랐나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한여름 더위에도 잘 쓰던 선풍기를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느낌이 들면 모두 닦아 놓습니다. 꼭 그렇게 한 템포 먼저 행동하고 나면 휴일 낮 동안 집에서 쉬는 가족들이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불편해하고 다시 꺼내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면 1~2주 정도 쓰고 다시 닦아 정리하는 일도 더러 있습니다.
성격 때문일까요?
조금 여유 있게 해도 되는데 그 1~2주를 못 참고 꼭 계절을 앞서 가게 됩니다.
오늘 딸들 침대에 이불을 교체하면서 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밖은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져도 집 안은 저녁이면 난방도 해야 하고 추위가 채 가시기 전이라 겨울 이불을 조금 더 두고 빨아도 되는데 딸들의 침대 이불을 모두 간절기 이불로 교체하고 빨았습니다.
내일모레 가족 일정이 있어 집에 와서 자고 출근한다는 딸들이 또 한마디 하겠다 싶으니 괜히 또 앞섰나 싶습니다. 사실 그 생각을 못 하고 옷장 정리하며 이불 빨래까지 했는데 다 빨고 나니 내일 집에 올 딸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웃님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런 상황이면 조금 짜증이 날만 한가요?
저는 적기라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 가족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한 템포 빠른 행동이 나을까요? 아니면 조금 늦더라도 한 템포 여유를 가지는 게 좋을까요? 중요한 것은 저는 항상 적기라고 생각하고 하는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ㅎ
아무튼 오늘 옷장 정리는 마무리해야겠습니다.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