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무언가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내가 보는 것, 그것을 보고 느낀 생각, 스쳐 지나가는 단상들.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을 글로 남긴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을 다시 유심히 보게 된다.
오늘 하루 인상 깊었던 순간을 기록하고 미처 말로는 표현하지 못한 순간의 언어들을 글로 붙잡아 적어 내려간다.
때로는 구겨진 수첩에 휴대폰 메모장에 블로그 저장 글 속에도 그런 나의 마음의 글들이 조금씩 쌓여간다. 아직 세상 구경 하지 못한 메모들이 쌓여간다는 것은 그만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블로그에 글을 써서 공개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맞춤 글이 아닐 때도 많다. 나에게 쓰는 일기 같은 글들이지만, 그때그때 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감정들, 정리되지 않은 마음들을 눌러 담은 기록들이라 개인적인 글들이 많아 포스팅할 때면 한 번씩 고민하게 된다.
처음 글을 쓸 때만 해도 내가 쓴 글에 누군가의 댓글이 달리고 좋아요를 표시해 주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것이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그런 관심이 부담으로 다가올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글을 쓴다. 왜냐하면 글을 쓰기 전 나보다 글을 쓰는 지금의 내가 훨씬 좋기 때문이다.
오십이 넘고 직장을 그만두면서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저절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늘어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어느 날에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가 또 어느 날은 고통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일상의 즐거움, 기쁨, 행복들을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꽤 멋진 일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야 하기도 하고 또 마음은 힘들지만 어떠한 생각도 들지 않아 글을 쓰기 어려운 날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매일 글을 쓴다.
잘 쓰려는 노력보다 최대한 일상을 기록하며 그날의 마음과 생각을 진솔하게 쓰려고 한다. 거기에 더해 나만 읽을 수 있는 일기가 아니라 개인 일상 생각이지만 함께 읽고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한다.
일상의 글들을 쓰다 보면 고민되는 것들이 많다. 이런 개인적인 일상의 글을 써서 누군가가 보는 게 맞는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이런 생각들이 깊어지면 글을 쓰는 마음도 복잡해진다.
처음 책을 쓸 때만 해도 나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했었다. 글을 쓰는 것도 힘들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책 한 권을 다 쓰고 퇴고하기까지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렵다기보다는 나를 알아가는 즐거운 행위로 기억되었다. 어쩌면 글을 쓴다는 것이 단순히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내면의 나를 만나는 또 다른 시간이 되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외면했던 감정들, 힘들고 어려웠던 지나온 시간들, 흔들리던 마음들이 고스란히 글 속에 담겼다. 그 글들을 따라가며 나는 내 안에 잊혔던 나를 다시 만났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글을 쓰면서 조금씩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일상의 글들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이야기이자 글을 통해 조금씩 회복된 내 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과정이다. 잘 쓰기보다는 진심을 담아 쓰고 남들의 시선이 아닌 나의 시선에 초점을 맞춰 쓰려고 한다.
글은 자신을 회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
매일 일상을 기록하고 삶 속에서 글쓰기를 통해 결과가 아닌 과정을 생각하게 된다. 글을 쓰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그냥 지나치던 것들도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준다.
삶에 방향을 잃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에 글쓰기는 최적이라 생각한다. 오늘 기억하고 싶은 나의 일상과 감정을 짧게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글을 쓰면 지금 내가 보는 것들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해도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바람, 자연, 이름 모를 풀꽃 오늘 만난 소중한 만남 하나도 다시 보게 된다.
누구든 글을 쓸 수 있다.
자신만의 소중한 인생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다. 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글로 쓸 수만 있다면 모든 글은 다 소중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가 나에게 집중하는 가장 진실한 시간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