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

by 말상믿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흐른다.

하루는 24시간이고, 1시간은 60분이다.


하지만 체감하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하루가 길고 지루하다 말하고

어떤 이는 하루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간다고 말한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속도의 시간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기다림의 시간은 유독 느리게 흐른다.


아빠가 주간보호 센터를 다니신 지 1년이 되어간다.

매일 아침 주간보호 차량이 도착할 시간에

알람을 맞춰놓고 아빠와 통화를 한다.


"어~"

매일 하는 전화 통화라 그런지 받는 인사도 참 짧다.

"아빠 굿모닝"

"그래, 나도 굿모닝"

"이제 조금 있으면 차량 도착하니까 지금 나가셔야 해요"


아빠의 준비 시간을 고려해 20분 전 전화를 드리지만

아빠는 이미 한 시간 전에 나가서 기다리신다.


"진작 나왔제. 근디 차가 가부렀나 안 온다~"

"아빠 아직 차 올 시간이 안됐어. 조금 있으면 올 거예요"

"아빠 날씨도 더운데 미리 나가 계시지 말고 제 전화받고 나가시라니까"

"차는 시간 맞춰 오지 일찍 안 와요"

"덥고 시간도 안 가고 밖에서 기다리시려면 힘들잖아요"

"그래 알았어."

"내일부터는 그렇게 할게. 인제 금방 차 온다고?"


가끔은 전화를 안 받아 다시 하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전화를 받고 기다리시다가 갑자기 집에 들어가셔서

주간보호 센터 차량 선생님 호출을 받기도 한다.


아빠가 차량 탑승했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나의 하루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매일 아침 엄마는 7시 정도 출근을 하시고

그때부터 아빠의 시간은 지루하고 길기만 하다.

차량 오는 시간은 8시 10분.

집에서 텔레비전 보고 기다리시다가

내 전화받고 내려오시라고 해도

매번 전화할 때는 알았다고 하시면서

다음날 또 도루묵이다.

그게 벌써 1년째 반복되고 있다.


엄마가 출근하시고 나면

집에 혼자 있기 답답하시다며

빌라 현관 입구에 나와 한 시간을 기다리신다.

처음에는 엄마가 잔소리도 해보고

달래 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포기 상태다.

현관 입구에 아빠가 기다리시다 힘들면

잠깐 앉아서 쉴 수 있는 간이의자를 두는 수밖에.


당신의 마음이 편해서 나와서 기다리는 걸

현재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나에게 있어 아침 30분은

눈 깜짝할 정도로 빨리 지나간다.

식사하고 돌아서서 잠깐 차 한 잔 마시면

언제 시간이 갔는지도 모르게 흘러있다.


그런데 아빠의 시간은 갈 줄 모른다.

기다리는 한 시간이 얼마나 지루하고 따분하실지.

그럼에도 안 가신다는 말씀은 하지 않아 얼마나 또 다행인지.

추우면 추운 대로 걱정이고

더우면 더운 대로 걱정이다.


아빠 등원할 시간이 되었다.

통화를 마치고 막 전화를 끊었다.

갑자기 주간보호차량 선생님 전화다.

화들짝 놀라 전화를 받으니 일이 생겨 10분~15분 정도 늦어질 것 같다고 하신다.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릴 때는 1분도 한없이 길다.

아빠의 기다림이 연장될 거를 생각하니 또 걱정이다.


삶의 시기와 마음의 상태에 따라 시간의 속도는 달라진다.


15분 뒤 아빠가 차량 탑승했다는 문자가 없어 다시 전화를 드렸더니 지금 막 탑승하셨다고 한다.

'휴~ 다행이다.'


나이가 들수록 한 달이,

한 해가 쏜살같이 지나간다고 한다.


나 역시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시간이 참 빨리 간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반면 마음이 힘들고 사는 게 버거울 때는

시간이 잔혹하게 느리게 흐른다.

결국 시간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누구와 함께 있느냐, 무엇을 하며 보내느냐,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사느냐에 따라

시간은 다르게 느껴진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살아가는가'가 더 중요하다.


주간보호 센터의 아빠의 시간이

지루하고 긴 시간이 아니라

나름의 삶을 보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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