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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상믿 Jul 15. 2024

가장 중요한 것도 가장 어려운 것도 꾸준함

꾸준하다는 말은 사전적 의미로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끈기가 있다는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꾸준함이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오십 인생을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꾸준하게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떤 것을 배우고 그것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내 것이 되려면 일정 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속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고 힘든 일들을 반복적으로 이겨내야 하는 인내도 필요하다.


꾸준하다는 말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지키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낸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그 힘이 아니라 꾸준함이다."라는 마르코니의 명언이 있다. 처음에는 뭐든 열정을 가지고 시작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열정은 사라진다. 하지 않을 변명을 찾게 되고 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찾는다. 그래서 꾸준함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우리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꾸준함은 그런 열정이 사라질 때도 묵묵히 이겨내는 자 만이 누리는 승리의 포상이다.


꾸준함은 습관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습관은 두 번째 실수에서 무너진다는 내용이다. "인생은 필연적으로 어느 시점에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을 방해한다. 완벽하기란 불가능하다. 오래지 않아 긴급 상황이 튀어나온다. 몸이 아플 수도 있고, 출장을 가야 할 수도 있고, 가족이 내 시간을 잡아먹을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나는 간단한 법칙 하나를 마음속에 떠올린다. '절대로 두 번은 거르지 않는다'라는 법칙이다. 하루를 거르면 가능한 한 빨리 되돌아가려고 애쓴다. 운동을 한번 거를 수는 있어도 연속으로 거르지 않는다. 피자 한 판을 다 먹을 순 있지만 그다음에는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고 한다. 나는 완벽할 순 없지만 두 번째 실수는 피할 수 있다. 하나의 습관을 끝내고 나면 곧바로 다음 습관을 시작했다. 처음의 실수가 절대 나를 망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뒤이어 또 실수할 수 있다. 한번 거르는 것은 사고다. 두 번 거르는 것은 새로운 습관의 시작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 역시 느끼는 것은 처음 한 번은 어떠한 이유로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한 번이 두 번이 되기가 얼마나 쉬운지를 알기 때문에 약간의 어려움을 감수하고라도 그 한 번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하고 꾸준히 해 나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일들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고 싶어질 때가 있다. 운동을 시작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운동하기가 싫어진다. 글을 쓰다가도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다니던 회사도 어떤 이유로 갑자기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고 사업이 잘 돼 정신이 없다가도 이런 게 무슨 의미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화가 나거나 고통스럽거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거나 기타 등등의 일이 일어났을 때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 어떤 일을 탁월하게 해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 일을 하고 또 하는 것에 반복적인 행동이 필요할 뿐이다. 그래서 꾸준함을 이기는 방법은 없다고 하나보다.



좋아하는 것은 지루함이 없다


무언가를 시작하고 꾸준히 하려면 매일 반복이 필요하다. 반복은 하면 할수록 일상이 되어가고 지루해진다. 지루해지면 흥미가 사라지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안 하게 된다. 결국 꾸준함은 시작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지루함과 사랑에 빠져야만 꾸준함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좋아하는 피겨의 여왕 김연아 선수가 했던 말도 생각이 난다. 김연아 선수는 활동 시절 무슨 생각을 하며 운동을 하냐는 질문에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죠"라는 답변을 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루틴대로 꾸준히 연습을 하며 묵묵히 지켜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매일 글을 포스팅하면서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지금은 실감하고 있다. 함께 블로그를 시작하고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했던 이웃들이 점점 소식이 없다. 처음에는 1일 3 포스팅을 했던 이웃도 지금은 글을 쓰지 않는다. 나 역시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중간중간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하루 루틴으로 실행하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23년 11월 13일부터 시작한 매일 글쓰기는 형부의 부고로 하루 쓰지 못한 날 빼고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매일 글쓰기는 계속되리라 생각한다.


오십에 시작한 글쓰기는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 지루함이 아니라 즐거움과 활력을 주는 일이라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십이 되기 전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일들을 했었다. 즐거움보다는 그저 일을 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무언가를 배우고 그것들을 하다 보니 힘이 들거나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금방 포기하고 돌아서는 일들을 반복했었다. 


그러나 오십이 되면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나씩 실행해나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글쓰기다. 나의 성장을 주는 블로그 글쓰기는 지금 나에게 어떤 수익을 주지는 않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재미는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으로 보면 꾸준히 한다는 것도 무리 일 수 있다. 아마 예전의 나였으면 지금쯤 어떤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니 그만할까 하며 적당히 타협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십의 나이에 찾은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게 나를 성장 시키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글을 쓰면서 사색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조금씩 내적 성장을 이루고 있는 지금이 나는 너무 좋다.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KBS 다큐 인사이트 인생 정원 편 "40년 넘게 손수 가꿔온 나의 '들꽃 정원'을 소개합니다"라는 주제로 83세 안홍선 할머니의 시크릿 가든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다. 너른 정원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정원을 가꾸고 들꽃을 심는다. 그 연세에 넓은 정원을 관리하면서 힘들 만도 한데 꽃을 가꾸고 잡풀을 제거하며 인생 후반을 건강하게 살고 계시는 멋진 분이었다. 인생 후반은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하루에 하는 일들이 자신에게 행복을 주고 기쁨을 주는 일이라면 나이가 많고 힘들어도 기꺼이 그것들을 해내는 것을 보았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정말 좋아하는 일은 지루함이 없다. 그 일이 힘들고 때로는 어려운 일이라 해도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어떻게든 그것을 해낸다는 것을 알았다. 오십 대인 지금 오늘 하고 있는 것들을 60에도 70에도 하고 있을까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면 대답은 나온다. 젊은 시절 우리는 어떤 성공과 성과를 내기 위해 꾸준함이 필요했고 목표가 필요했다면 오십 대인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꾸준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성장을 돕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 성장에 꾸준함까지 겸비할 수 있다면 인생 2 막을 시작하는 오십에 우리는 못할 것도 없고 안될 것도 없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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