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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상믿 Jul 17. 2024

새로운 꿈을 꾸다.

오십이 되고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무언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없었다.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고민은 했지만 어떤 결과를 바라고 시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조금씩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다 보니 알게 되었다. 나에게도 갖고 싶은 꿈이 있다는 것을.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블로그에 글을 쓴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이웃들의 글쓰기 무료 강의를 신청해서 들었고, 유튜브에 글쓰기 관련 영상도 찾아서 들었다.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책을 구입해서 읽었고, 글쓰기 관련 자료들을 모았다. 그럴 때마다 강사들이 주로 하는 얘기가 있다. 말에 마음이 끌렸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이야기로 나의 글을 쓰라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로 글을 쓰다 보면 그것이 한 권의 책이 되고 이야기가 된다는 말에 나 역시 나의 이야기를 써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나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면 쓸수록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쓸 때만 해도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거나 공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했다. 우연하게 읽은 책에서 블로그에 글을 쓴다는 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은 전문적이거나 나와 다른 사람들이 쓰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내가 직접 글을 쓴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을 갖게 된 블로그 글쓰기는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내가 쓴 글에 누군가가 공감을 누르고 댓글을 단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블로그 이웃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이웃들의 글을 읽고 소통을 시작했다. 똑같은 시기에 시작해서 월등하게 성장을 하는 이웃들을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하고, 이웃들과 소통을 하면서 차츰 어떤 식으로 글을 써야 할지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먼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웃들이 전자책을 한두 명씩 출간하기 시작했다. 이웃들에게 무료 나눔 이벤트를 해주어 신청해서 전자책을 읽을 때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약간의 희망이 생겼다. 이웃들보다 조금 늦지만 자신의 속도로 꾸준히 한발 한발 나아가다 보면 나도 나만의 책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내가 만약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한 답부터 구한 다음 시작하려 했다면, 아직도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내 존재에 대한 고민만 계속하고 앉아 있었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생각이 난다. 오스틴클레온의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에 나온 문구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은 시작을 하고 볼 일이다.


전자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최영원 작가>의 블로그에서 전자책과 종이책 프로젝트에 대한 각 포스팅을 읽게 되었다. 전자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밤 11시에 본 종이책 프로젝트에 대한 포스팅에 마음이 더 끌렸다. 약간의 고민을 하다가 바로 신청을 했다. 참 이상하게도 끌리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여러 글쓰기 강의를 들었지만 바로 신청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그때 가서 하자고 미뤘다. 그런데 종이책 프로젝트 포스팅은 직접 강의를 듣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글만 읽고 신청을 했다는 것도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막상 프로젝트 참여 신청을 하고 나니 걱정이 돼서 잠이 오지 않았다. 밤새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느라 잠도 조금 설쳤다. 뭐든 컨설팅은 비용이 들어가야 되고 또 돈도 돈이지만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나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관심은 있었지만 이렇게 우연히 본 글에 참여 신청을 하고 보니 이게 또 잘한 일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다. 아침이 밝자 그냥 안 한다고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아침식사 중 가족들에게 어젯밤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가족들의 반응이 의외다. 

"엄마 뭘 그걸 고민해요.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아니, 돈도 들어가고.. 사람도 잘 모르고.. 또 내가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엄마가 하고 싶어서 신청한 거 아냐?"

"그렇긴 하지"

"그럼 뭘 고민해요. 엄마는 우리 보고 맨날 하고 싶은 것은 해보라고 하면서 정작 엄마는 왜 망설여요"

"아니. 돈도 그렇고, 잘못되면 어떡해?"

"엄마는.. 잘못될 게 뭐가 있어요. 그래봐야 돈인데."

"엄마는 우리 보고 경험비는 아끼지 말라면서 엄마도 해보고 하다가 안되면 그냥 경험비 들었다고 생각하면 되잖아요"

"그래, 우리 딸들 말 잘하네. 뭐든 해봐야 알지. 해봐."라는 가족들의 반응이었다.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했다. 그렇게 딸들에게는 뭐든 도전해 보라고, 해봐야 안다고 나 역시 그렇게 얘기했으면서, 정작 나는 나의 도전을 두려워하고 미루려고 했구나. 가족들의 얘기를 듣고 생각해 보니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신임이 들지 않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경험비라고 생각하면 크게 잃을 것도 없겠다는 결론이 들었다.


몇 년 전 부동산 투자 강의를 들을 때 강사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장에 투자하는 그 얼마 안 되는 금액이 아까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배우려 하지 않는다. 강의를 듣지 않고 투자 설명회를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 말에 공감한다. 그런데 나는 또 나의 경험적 투자 비용을 아낀다는 명목으로 도전을 두려워하고 용기를 내지 못해 주저할 뻔했다는 생각을 하니 가족들에게 물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도전을 응원해 주는 것 같아 더 힘이 났다.


나이가 들면 뭐든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다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는 만큼 성과가 안 나오면 실망할지도 몰라. 그게 어디 쉽겠어?. 에이, 안될 거야! 많은 생각들로 결정을 미루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경험비는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성장 도구가 된다는 것을. 그것이 실패로 돌아가든 성과가 나타나든 경험을 통해 나는 또 어떻게든 성장한다는 것을 비로소 느끼는 요즘이다. 



진짜인 척해라. 진짜가 될 때까지


그렇게 시작한 책 쓰기 프로젝트를 2024년 3월 11일에 시작했다. 나 역시 시작할 때만 해도 안된다고 고민하고 이걸 해서 뭐가 되겠나라는 생각으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시작을 하니 결과도 얻게 되었다. 설령 어떤 것을 시작하고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무엇인가 얻는 것은 반드시 있다. 


프로젝트에 맞게 나의 속도에 맞춰 하나씩 하나씩 실행해 나갔다. 출간 계획서를 준비하고 샘플 원고를 쓰고 여러 출판사에 원고 투고 메일을 보냈다. 기대를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약간의 기대와 설렘으로 원고 투고 메일을 보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생각지도 못한 출판계약 제안 메일을 받았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정말 꿈만 같았다. 그것도 최종 5군데의 출판사에서 제안 메일을 받았고 각 다른 제안이 와서 일주일 내네 행복한 고민을 했다. 출간이 어렵다는 거절 메일도 많이 받았고 출간 여부를 검투 후 연락 주겠다는 메일도 받았다. 


시작은 늘 두렵다. 당연한 일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프로젝트 수업에 참여했을 때 프로젝트 참여 각오를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오십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의 꿈을 적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 꿈을 말했다. '24년 나는 작가가 된다. 책을 내고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가가 된다'라고. 매일 아침 알람에도 '나는 24년 작가가 된다. 강연도 하고, 인터뷰도 하는 나는 작가다'를 알람으로 설정해 놓고 매일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꿈은 꾸어야 이룰 수 있고, 포기하지 않는 한 반드시 이루어진다. 자신만의 속도로 그냥 하면 된다. '진짜인 척해라. 진짜가 될 때까지' 나는 새로운 꿈을 꾸고 이 문장을 좋아하게 되었다. 오스틴 클레온의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에 '그 사람인 척해라, 진짜 '그 사람'이 될 때까지' 당신이 되고 싶어 했던 '그 사람'이 이미 된 것처럼 행동하라, 정말 성공해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당신을 진짜 '그 사람'으로 봐줄 때까지. '뭔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내는 척해라, 진짜로 뭔가 대단한 것을 만들어 낼 때까지. 현재 직업이 아니라 원하는 직업에 어울리는 옷을 입고, 앞으로 하길 원하는 일들을 시작해라. 나는 이 글을 읽고 가슴이 뛰었다.


오십이 되어서야 새로운 꿈을 꿨다. 어쩌면 이 도전이 무모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믿음도 없었다. 그러나 처음 시작은 망설였지만 도전을 했고 실행했다. 꾸준히 나만의 속도로 나의 길을 가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쩌면 나의 꿈을 이룬 뒤의 결과물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몇 년 후, 나는 나의 꿈을 이루고 여전히 그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언젠가 꿈이 또 바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지금의 나의 꿈과 도전을 열렬히 응원한다. 새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인생 2막의 새로운 모든 시작을 응원한다. "시작할 땐 가짜일지언정 마지막엔 진짜가 돼라."는 글렌 오브라이언의 말처럼 나는 작가가 될 때까지 작가인척할 것이다. 처음 꿈을 적을 때부터 이미 작가인 척했고 지금도 여전히 작가인 척하고 있다. 나의 이름으로 책이 나오는 그날까지.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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