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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상믿 Jul 19. 2024

단순한 삶이 주는 행복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하루를 산다'라는 책 문장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젊을 때 이런 문장을 마주했다면 '그런 하루가 뭐가 좋아! 너무 따분하고 지루하잖아.'라는 말을 먼저 했을지도 모른다. 요즘 나의 하루가 그렇다. 특별히 달라질 것 없고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 예전 같으면 이런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따분하고 우울해 몸을 비틀어 댔을 만도 한데 지금은 어쩐 일인지 평안하다.


몇년 전부터 직장 생활을 하지 않는 나의 하루는 어찌 보면 무료할 정도로 단순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직장을 다닐 때도 마음만 바빴지 하루 일과는 그 역시 단순했다. 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은 너무 다르다. 직장을 다닐 때는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해서 집안일하고 저녁 먹고 잠드는 게 하루 일과였다. 지금은 아침식사를 하고 운동하고 명상하고 책 읽고 글 쓰고 집안일하고 저녁 먹고 잠드는 게 하루 일과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일과는 비슷하다. 단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이 다를 뿐이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기록해 보면 그다지 많은 일을 하고 있지 않다. 믿기지 않겠지만 자신이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시간별로 적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큰 틀에서 생각해 보면 5개를 넘는 일이 많지 않다. 그저 반복되는 일상에서 시간에 대한 개념 없이 하루를 보내고나면, 오늘도 참 바쁜 하루였다고 느낄 뿐 곰곰이 생각해 보면 크게 달라진 것도 변화된 것도 없는 일상이다.


오십이 되기 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가 왜 그렇게 바쁘고 힘들었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고 남한테 인정받고 싶고 가정 역시 소홀히 하고 싶지 않았다. 직장 생활도 집안일도 아이들도 하나같이 억척스럽게 잘하고 싶었던 게 문제다. 그러다 보니 늘 하는 일도 힘들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짜증스럽고 화가 났다. 남들은 그런 나를 보며 항상 집도 깨끗하고, 정리 정돈도 잘하고, 화초도 잘 키우고, 음식도 잘한다고 했다. 애들도 잘 키우고 부모님한테도 잘한다고 했다. 직장에서도 성깔은 있지만 일은 잘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은 욕심이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었다. 질문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 "스님 저는 직장 일도 잘하고 싶고, 집안일도 잘하고 싶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싶고, 남편한테도 잘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고 어려워요" 하는 질문에 스님의 말씀은 의외로 간단했다. "욕심이 많네. 그걸 어떻게 다 잘해요. 그건 욕심이여"라는 말씀을 들으며 나를 뒤돌아 보게 된다. 맞다. 지금 생각해도 그건 욕심이었다. 나 자신은 완벽하게 잘하고 싶었지만 결국 생각해 보면 가족이나 직장에 그리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은 아니다. 그 많은 것들을 잘 하려고 욕심을 부렸으니 얼마나 힘들고 짜증스러웠겠는가? 그러니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면 화도 많이 내고 짜증도 많은 사람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나는 결코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직원은 아니었을 거다.


벤저민 하디 《퓨처 셀프》에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면 결국 이루는 것은 거의 없고 좌절하게 된다. 인생은 정원과 비슷하다. 정원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여기저기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다. 너무 많은 목표와 우선순위가 있는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현실에 맞는 목표를 정하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을 목표로 정해서 하는 것. 어쩌면 너무 많은 것들을 잘하려고 해서 문제였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하게 사는 삶이 행복하다

2년 전 지금 사는 이곳으로 이사 오면서 그동안 키우던 화초를 모두 당근에 팔았다. 팔지 못하는 것은 나눔도 하고 버리기도 하며 모두 정리했다. 그나마 식물을 좋아해 거실에 둘 포인트 식물 3개만 남기고 모두 처분했다. 그동안 키우던 다육이며 각종 식물들을 정리할 때의 마음은 정말 시원보다는 섭섭이 맞을 거다. 10년 넘게  애지중지 키우던 화초를 이사가 아니었으면 아마 정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사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나의 욕심 중 하나를 정리한 것이다.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정리 정돈도 필요하다. 정리 정돈된 집은 청소하기도 쉽고 필요한 물건들이 항상 제자리에 있기 때문에 마음도 편안하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 사실 우리 집은 손 갈 데가 별로 없다. 평소에도 정리 정돈을 좋아하는 데다가 두 딸들이 분가를 하고 나니 손볼 일이 더 없다. 이사하면서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한 것도 한몫한다. 그래서 요즘은 청소를 매일 하지 않아도 전혀 표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 그것들을 치우고 닦고 정리할 때보다 마음도 몸도 더 여유로워진 지금이다.


지금은 모든 것을 잘하려는 욕심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진짜 잘하고 싶은 것에 욕심을 내고 있다.

새로운 꿈을 찾고 그 꿈을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낸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런 나의 체력을 뒷받침해 주는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삶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비슷비슷한 목표들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추구하는게 모두가 직면한 주요 문제라며 "3개를 초과하는 목표를 추구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라는 짐 콜린스의 말대로 나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잘하려고 하면 결국 이루는 것은 거의 없고 좌절하게 된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미래의 나를 위해 어디에 시간을 보내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오직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


뭐든 잘하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고 그것을 정말 잘하는 것은 능력이다. 뭐든 잘하려는 욕심이 남 보기에는 좋아 보일지 몰라도 그것이 자신을 힘들게 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결코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는 욕심이라면 빨리 내려놓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이다.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를 키우는데 전념하고,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직장 일에 전념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자신 사업에 집중하는 일상. 그리고 인생 2막 오십이 넘은 지금의 나는 지금껏 돌보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고 알아가는데 전념하는 일상이 최고 단순한 삶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소소한 삶의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 느낀다. 


나는 글을 쓰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나의 하루 문장을 만들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중에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은 이런 의미에서 나의 하루 문장이 되었다. 너무 많은 것을 잘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단순한 삶이란 어쩌면 진짜 단순해서 단순한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하며 단순하지만 자신의 꿈과 행복을 위해 전념한다는 의미가 내겐 있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하루를 살아도 자신의 꿈을 향해 집중하는 단순함은 매일이 행복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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