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상믿 Jul 18. 2024

순리에 따른다는 것


어릴 적 시골 어르신들은 비 오는 날 우비를 입고 논 밭에 나가 일을 하시는 걸 보면서 이렇게 비가 오는데 왜 어른들은 비를 맞고 일을 하실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굳이 날 좋은 날 가서 하시면 되는데 왜 그럴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한 번도 부모님께 묻지는 않았습니다. 


재작년부터 시작한 공장 텃밭에 텃밭 작물을 가꾸고 화단을 꾸미기 시작하면서 그때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 배우고 있습니다.


혹시 비 오는 날 풀을 뽑아 본 적이 있나요?


의도하지 않고 한 행동에 어 이건 뭐지. 할 때가 있습니다. 남이 어떤 행동을 할 때에는 그것이 어떤 의도인지 잘 모르다가 자신이 직접 하고 나면 아~하고 느껴지는 것. 풀 한 포기 뽑으면서 너무 거창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비 오는 날 풀을 뽑는 느낌이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화단에 몇 년째 박혀 뽑아도 뽑아도 안 뽑히는 잡풀들이 있습니다. 맑은 날 안간힘을 주고 뽑으려고 해도 잡풀들의 뿌리가 깊어 항상 끊어지고 안 뽑혀 애를 먹입니다. 그런 뿌리 깊은 잡풀들이 비가 오는 날이나 비 온 뒤에 살짝 힘을 주고 당기면 뿌리째 뽑혀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느낍니다.


'아~ 순리를 따른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이런 잡풀 하나를 뽑는데도 제대로 뽑으려면 때가 있구나를 알게 됩니다. 어른이 되면 억지로 안 되는 건 바로 하지 않고 기다리는 지혜가 그래서 생기나 봅니다. 어릴 적 시골 어르신들이 우비를 입고 논 밭에 나가 일을 하시는 이유가 이래서였겠구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비가 오면 그동안 가물었던 농작물들이 활기를 띠고 물을 먹고 폭풍 성장을 합니다. 예전 같으면 비 오는 날은 비가 와서 못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지금은 비가 오니까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참 재미있는 일입니다. 어쩌면 순리를 따른다는 것은 이래서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가 오면 텃밭에 풀을 뽑고 꽃모종을 옮겨 심고 텃밭관리를 합니다. 자연이 주는 많은 선물을 얻는 것도 모자라 자연의 이치를 배우고 알아가는 중입니다. 나이가 들면 이런 것들이 좋아 자꾸만 자연으로 가려고 하는 거겠죠.


어릴 적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조금씩 이해가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인간관계 역시도 순리를 따르며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는 날이 오겠죠.


장마로 인해 중부지방에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많은 양의 집중 호우로 비 피해가 많아 연일 뉴스에서는 피해상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이곳 경기도 남부지방에도 지금 집중호우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어 생각이 많아집니다.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으니 순리에 따라야 하겠지만 아무쪼록 비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따뜻한 차 한잔하시며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매거진의 이전글 비슷한 것들은 끌어당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