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가족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글을 썼다. 그러다 아무도 나의 글에 하트 하나 남겨주는 사람이 없다고 남편에게 투정 부렸더니 남편이 자기가 하트 눌러 주겠다고 해서 처음 공개를 하게 되었다.
공개를 할 때만 해도 남편이 보면 조금은 껄끄러운 내용도 있고 해서 공개하고 괜한 짓을 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 하트가 뭐라고 그냥 가르쳐 주지 말걸 하는 마음이 며칠은 갔다.
블로그를 하다 보면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블로그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웃들도 많다.
아마 처음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차라리 모르는 이웃들이 나의 글을 읽는 것은 괜찮은데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지인들이 읽는 것은 괜한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아직 공개하지 못한 이웃들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편에게 공개하고 난 뒤 한동안 불편한 마음이 있긴 했지만 모든 것은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 않던가?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아 졌고 변한 것은 남편이 나의 지지자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남편에게 공개를 하고 나니 주변에게 공개하는 게 더 쉬워졌다. 딸들에게 공개하고 친구에게 공개하고 아는 지인들에게 공개하는 순으로 지금은 대부분 나와 가까운 곳에서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공개하고 있다.
막상 공개를 하면 안 좋은 것이 더 많을 것 같지만 나의 경우는 좋은 것이 더 많다.
오늘 작은 딸의 카톡을 받고 느낀 것이다.
가족은 그런 것이다. 있는 듯 없는 듯 무관심한 것 같아도 결정적일 때 응원을 주는 그런 지원군이 되어준다.
마음이 뭔가 싱숭생숭할 때 엄마 글 보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져.
딸이 보낸 이 카톡의 말 한마디가 또 내게 힘을 준다.
별말도 아닌데도 기분이 좋고 가족들에게 공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지 딸들과 남편은 나의 글을 모두 정독하고 있다.
'중간중간 내용이 겹치는 내용이 있다.'
'내네 →내내' 철자를 틀리게 쓴다.'
'어제 글의 내용은 너무 좋더라'라는 말들로 나에게 피드백을 준다.
얼마 전 남편과 외식을 나가면서 대화를 나누는데 남편의 왈 '김종원 그 사람 글은 쓸 글이 없으면 쓰는 거야? 계속 괴테만 쓰지 말고 공자 글도 한 번씩 써야지 하는 말에 너무 웃겨서 빵 터졌다.
안 보는 척하면서 다 보며 한 마디씩 하는 가족들의 말에 새삼 블로그를 하기도 잘했거니와 가족들에게 나의 글 나의 생각을 공개한 것도 너무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속 비밀로 하고 글을 썼다면 이런 대화도 하지 못했을 거고 나의 생각과 글을 가장 가까운 가족들과는 공유하지 못했을 것을 생각하면 아쉬웠을 것 같다.
힘을 주는 말은 거창하지 않아도 크게 포장하지 않아도 진심으로 나오는 말이면 충분하다.
오늘 딸이 나에게 한 별말 아닌 이런 말에도 힘이 나는 걸 보면 멋들어진 말이 아니어도 작은 한마디 말에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 게 말의 힘인 것 같다.
바쁜 일상에 딸의 긍정적인 말 한마디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다.
나의 글을 읽고 편안한 마음이 든다는 딸의 마음에 감사하다.
가족의 응원을 받고 지지해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음에 감사하다.
그런 가족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가족들과 작은 소통을 할 수 있는 블로그가 있어 감사하다.
이런 글을 읽어 주는 이웃님들이 있어 감사하다.
이 모든 것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