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Z(제트) 세대라고 부르며 밀레니얼 Z(쥐) 세대를 이해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것은 실로 그 결과가 얼마나 참담할지 뻔하고 뻔한 일이다.
파레토의 법칙(20:80)에서 말하는 '20, 관료, 간부'의 관점으로 '80, 용사, 전투원'의 문제를 바라보며, '80'을 '20'화 하겠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와 같기 때문이다.
대대급 이하 부대의 병력구조를 살펴보니 거의 전형적인 파레토의 법칙이 성립된다. '간부 20:용사 80', 간부는 다시 '장교 20:부사관 80'.
올해 대대 사기측정 결과가 나왔다. 육군의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일부 항목은 장교는 AVG+10%, 부사관은 AVG+5%, 용사는 AVG-5% 수준의 사기 수준을 보였다. 참담한 결과다.(AVG;average, 평균)
용사들이 전투원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 육군에게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용사 육성이야 말로 승리의 결정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80'의 그룹을 강한 전사로 무장시키기 위한 기존의 전략은 군대의 강력한 관료화였다. 지휘관 중심의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와 엄정한 군기를 통해 소수의 '20'이 다수의 '80'을 엄격하게 통제함으로써 부대를 단결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밀레니얼 Z(쥐) 세대가 병영을 점령하고 있다. 그들의 최애품 스마트폰을 들고서 말이다.
최재붕 교수가 말하는 스마트폰을 든 지혜로운 새인종, 포노 사피엔스들은 기존의 가치를 허물어 가고 있다. 지휘계통에 따른 고충처리보다는 국민신문고, 국방헬프콜, 인권센터에 접속하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인 것을 알아냈다.
그들은 더 이상 조직을 중시하는 관료적 군대문화에 순응하길 거부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이제는 밀레니얼 Z(제트) 세대의 관점에서 Z(쥐) 세대를 이해하려는 소극적 관점에서 탈피해서 우리 스스로 Z(쥐) 세대가 되어야 한다.
중증 알코올중독자들의 모임(AA;Alcholics Anonymous)은 실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 구성된다고 한다. 정치인, 성공한 사업가, 성직자, 부랑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같은 아픔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아픔과 고단한 투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서로를 위로하고 토닥이며 용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그것이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치료법이다.
이곳에서는 환자가 곧 의사다. 의사와 환자의 구분이 없다. 갈 때까지 간,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달라진 것이 없는, 마지막 단계의 알코올중독자들의 마지막 치료법은 공감대 치료인 것이다.
밀레니얼 Z(쥐) 세대를 끌어안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들이 되어야 한다. '재미, 의미, 워라밸, 즉시성, 모바일'이라는 그들의 유전자를 똑같이 이식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 감성적 소통을 해야 한다.
그러다 군대가 망한다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겠다. 하지만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한 전투원이 출현할 것을 예측하고 'BEE SWARM, 벌떼' 전술과 같은 신개념 전투수행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벌떼는 다계층의 관료적 체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직과 개인이 직접 소통하면서 무리를 지어 아름다운 유선형 비행을 해낸다. 벌떼는 이미 고도의 네트워크 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비쿼터스라는 개념적인 시대를 지나 5G를 근거로 한 사물인터넷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복잡한 다층적 구조에서 벗어나 슬림한 지휘구조를 갖고자 하는 군구조 변화는 좋은 시도인 듯하다. 하지만 미군의 모듈러 포스를 흉내만 내는 수준에서는 큰 효과가 없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지휘구조를 슬림화하고 '20'이 아닌 '80'도 접속할 수 있는 정보공유체계가 어서 빨리 만들어져서 우리 Z(쥐) 세대의 포노 사피엔스 전사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년, 2020년은 쥐의 해다. 풍요와 번영을 상징하는 쥐의 해를 맞아 말 그대로 Z(쥐) 세대가 군에서 풍요와 번영을 누리는 혁신의 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20'만 행복한 군대가 아니라 '80'도 행복한 군대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오늘은 왠지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한 접속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