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by 공존


유시민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2005년, 화천에서 GOP 중대장을 했을 때다. 대대장님이 독서를 워낙 좋아하셔서 조금은 잘 보이려는 마음으로 책 읽기에 막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을 무렵이다.

매주 한 권씩 책을 읽고 서로 돌려보곤 했는데 한 번은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열심히 읽고 나름 서평까지 써서 대대장님께 권해드린 적이 있다.

정치에 별 관심이 없던 나는 작가의 운동권 이력을 잘 몰랐다. 비슷한 연배로 20년 넘게 군생활을 하신 대대장님과는 정반대의 이념과 가치관을 갖고 있었을 작가의 책을 권하는 내게 어떤 말씀을 하셨을지는 상상에 맡긴다.

그 후 방송매체를 통해 간혹 방송인, 정치인, 작가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유시민 씨의 모습을 보면서 약간의 선입견은 있었지만, 나름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작가의 책을 통해 그가 꽤 멋진 작가이자 경제학자란 첫인상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 우연히 긴 연휴를 맞아 작가의 '어떻게 살 것인가?'와 '표현의 기술'을 읽게 되었다. 완전한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정치적 글쟁이로서의 한계를 짚어가면서도 독자의 눈높이를 고려한 글이 참 좋았다.

옥중에서 진술서를 쓰며 자신의 글재주를 처음 발견했다는 씁쓸한 회고와 항소서를 통해 세상에 필력을 처음 드려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그의 청춘이 어떠했는지 눈감고도 알게 해 주는 대목이다.

글은 마음의 거울이라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글쓰기 기술이라는 작가의 소심한 주장이 마음에 와닿는다. 네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우리 아이들이 책을 열심히 읽고 작가들과 교감하면서 감동적이고 논리적인 글쓰기 솜씨를 갖게 되기를 바라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감동적인 표현 뒤에는 눈물 나는 수많은 인생 경험이 있어야 하고, 독자의 공감을 이끄는 문장 뒤에는 솔직하고 정직한 자기표현이 있어야 함을 깨닫는다. 그래서 문장을 쓰고 표현하는 기술이 아니라 먼저 삶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지혜를 배우고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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