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기 개발서를 매우 수준 낮게 저평가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책 읽기 싫어서 그런 핑계를 만든 것 같다. 가끔 자기 개발서를 읽고 있노라면 이런 말을 내게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대부분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읽은 12가지 인생의 법칙(조던 B. 피터슨), 성과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류랑도), 일취월장(신영준, 고영성), 창의성을 지휘하라(애드 캣멀)와 같은 책들은 꽤 수준 높은 지식적 깊이가 있었다. 그리고 읽는 내내 철학책 못지않은 깊은 사색과 고민도 하게 했다.(그냥 어렵다는 말이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저자의 많은 지식적 성과와 함께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내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성과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에서는 지향적 목표 대신 계측이 가능한 구체적 수준의 상태적 목표수립과 추진을 강조한다. '창의성을 지휘하라'에서는 픽사의 수평적 기업문화를 소개하며 기업의 성장동력의 으뜸으로 강조한다.
지금 읽고 있는 'ATOMIC HABITS(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성공하는 삶을 원한다면 목표가 아니라 시스템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바보야, 문제는 목표가 아니라 시스템이야.'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저자의 주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여러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하나에 치우쳐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세상을 잘 살기 위한 유일한 비책은 없다. 균형 잡힌 시각과 진실된 실천이 필요할 뿐이다. 아무리 좋다한들 지나침은 부족함만 못 하다고 옛 어른들이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연말이 다가올수록 '목표달성, 성과달성'과 같은 말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올해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신봉하는 저자의 충고를 따라 '목표와 성과' 대신 나와 부대의 시스템, 체질, 습관의 변화에 주목해야겠다. 여지없이 낙담의 골짜기를 지나가야 하겠지만, 작은 변화가 지속되어 언젠가 큰 바위를 깨는 석공의 101번째 망치질의 신화를 믿으면서 말이다.
책은 책이다. 모든 책은 옳다. 읽는 사람의 지혜가 부족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