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기 김준범 선배님의 '아내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생도 때 특별한 친분이 있지는 않았지만 안면은 있는 터라 반갑게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선배님이 살아온 인생의 곡절과 무게를 접하며 가슴 한 구석이 아려왔다. 임관을 앞두고 찾아온 병마, 큰 수술, 청운의 꿈을 채 펼치기도 전에 닥친 갑작스러운 전역.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을 삶에 형수님의 암투병 이야기가 더해져 읽는 내내 가슴 먹먹했다. 그러나 이야기에는 늘 반전이 있는 법.
암이라는 장애물은 부부를 더 단단하게 묶어 주었다. 장애물을 넘기 위해 부부는 평소보다 더 깊은 팀워크를 발휘한다.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진정한 사랑을 키워가면서 말이다.
"삶의 주어가 '나'에서 '그녀'로 바뀌는 순간 그녀가 다시 내게로 왔습니다."라는 고백이 깊은 울림을 준다. 이것은 철저히 나로 살았던 한 남자가 아내의 시선으로 돌아본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이리라.
나도 내가 아닌 그녀(아내)의 시선으로 낯선 아내를 만나러 가야겠다.
김준범, 아내수업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