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by 공존

청계천 좌우로 우리는 나란히 달렸다. 건너편 그는 얼핏 보기에도 페이스가 꽤나 경쾌해 보였다.


한참을 달리다가 그가 징검다리를 건너 내편으로 넘어왔다. 은발의 신사였다. 나는 함께 달리면서 넌지시 그에게 멋지다고 말씀드렸다.


그는 올해 67세의 서브 3(풀코스 3시간 이내 기록 보유자) 러너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내게 뛰는 자세가 좋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그리곤 굳이 빨리 뛰려 하지 말라는 당부도 했다.


얼마 되지 않아 그는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렇다. 그는 러닝 고수였다.


하여튼 그를 보내고 반환점을 돌아오는 동안 내 발의 리듬도 꽤나 경쾌해졌다. 자세가 좋다는 고수의 칭찬에 내 발이 오늘 흥이 났나 보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더 오래 뛰었다. '15km'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내 발도 춤추게 한다.